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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 신비로운 과학세계

[스크랩] 우주멀미 - 우주적응 증후군

minjpm 2010. 10. 2. 11:39

어릴 적 버스를 타고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소풍을 떠났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들 중에는 더러 심한 어지럼증이나 두통, 메스꺼움 등으로 고생해본 이들도 있을 텐데 많은 사람들은 이 불쾌한 증상을 ‘멀미’라고 부른다. 한편 지난 2008년 11월, 약 10일 간 국제우주정거장을 다녀온 이소연 박사도 우주정거장 도착 직후 ‘멀미’로 고생하였다고 한다. 과연, 이소연 박사의 ‘멀미’와 어린 시절 우리가 겪었던 ‘멀미’는 같은 것일까? 다른 것일까?

 

 

우주인이 겪는 멀미의 정체는?

우주선이나 우주정거장에서 우주인들이 느끼는 어지럼증을 우주멀미(space sickness), 다른 말로는 우주적응증후군(space adaptation syndrome)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방향감을 느끼는 인간의 감각기관이 받아들인 신호들이 불일치할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상에서 태어난 우리는 어릴 적부터 파란 하늘을 머리 위로 갈색 흙(혹은 회색 아스팔트)을 발 아래로 하며 성장해왔다. 또한, 지구 중력의 영향으로 지구상의 자연물이나 인공물들은 특정한 방향성을 가지며 공간에 안정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우리들은 자연스럽게 중력에 의한 이러한 사물들의 배열에 익숙해지게 되었으며, 이를 눈으로 받아들여 위 아래를 구별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각 정보 외에도 우리의 귀에는 전정기관(vestibular system)이라 불리는 평형을 느끼는 기관이 존재한다. 전정기관은 몸의 가감속과 더불어 중력에 의한 영향 등을 느끼고, 이를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우주 멀미에 대처하는 훈련을 하는 우주인들.
<출처: NASA>

  

결국, 인간의 방향 판별에는 앞서 언급한 눈을 통해 받아들여진 시각신호와 함께 귀 안쪽에 위치한 전정기관에서의 신호 모두가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만일 이들 두 신호가 서로 다른 방향성을 나타낼 때에는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이 때, 우리의 몸은 큰 감각적인 혼동을 느끼게 되며, 메스꺼움이나 환각 등을 느끼게 된다.
 

전정기관(붉은 사각형 내), 몸의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내이 안쪽에 있다.

 

 

시각신호와 전정기관의 평형감각의 불일치

기울어진 방 사진. 아이들이 과천과학관의 기울어진 방을 체험하고 있다.


인간은 우주로 가는 동안, 중력의 변화를 겪게 되며, 이는 곧 전정기관에서 발생시키는 평형감각 신호에 변화를 주게 된다. 또한, 우주에서 사물들은 지구상에서와는 다르게 자유롭게 배열되며, 우주인은 위아래가 없는 이러한 공간을 응시하며 발생한 시각신호를 뇌에 전달하게 된다. 결국 우주인의 뇌에서 만난 이 두 신호들은 서로 다른 방향성을 나타낼 수 있게 되며, 이로 인해, 혼란을 느낀 뇌는 어지럼증, 구토와 같은 멀미 증상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효과를 지구상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데, 공원이나 과학관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울어진 방’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중력에 의한 전정기관의 평형신호는 정상인데 반하여, 기울어진 형태의 방의 모습은 비정상적인 시각적 신호를 뇌에 전달하여 체험자가 방에 들어서는 순간, ‘우주멀미’와 유사한 어지럼증을 유발하게 된다.

 

 

우주 멀미에 대처하는 훈련법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우주여행 중 멀미증세를 보이는 우주인은 약 50% 정도이며, 이들 중 대부분이 2~4일 내에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주멀미는 변화된 환경에 대한 몸의 생리적인 반응이기 때문에 그 자체를 소멸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인들은 우주로 나아가기 전에 평형감각 기관을 혼동시키는 자극을 주어 ‘우주멀미’에 대비하기도 한다. 이소연 박사도 ‘우주멀미’에 익숙해지기 위해 회전의자에 앉아 30분 가까이 훈련을 받았다고 하니 야유회에서 벌칙으로 코잡고 수십바퀴씩 빙글빙글 돌아본 경험이 있다면 그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과천과학관에 있는 우주 멀미 체험 장치.
우주인들도 이와 비슷한 장치를 통해 우주 멀미에 대비한 훈련을 진행한다.

 

 

지구로 돌아와도 다른 원인으로 멀미가 생길 수 있다

한편, 지구상에 도착하여 중력을 느끼게 되었음에도 우주멀미와 유사하게 어지럽고 졸린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지난 2008년 이소연 박사와 함께 우주정거장에서 지구로 귀환한 미국 여성 우주인 페기 윗슨이 그런 사례다. 이러한 현상은 증상은 동일하지만 무중력 공간에서의 우주멀미와 비교할 때 그 원인이 서로 다르다. 즉, 지구 귀환 직후 나타나는 멀미증상의 원인은 무중력권에서 몸 전체로 골고루 퍼져있던 혈액이 지구귀환과 함께 하체로 몰리면서 뇌에 일시적인 혈액부족을 유발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유만선 / 국립과천과학관 전시기획총괄과 연구사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2007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 국립과학관추진기획단에서 과학관 전시물 제작 감독업무를 맡았으며, 현재는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첨단기술분야 전시기획 및 교육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자료제공 국립과천과학관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science/documentary/35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