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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화산 - 불을 뿜는 산

minjpm 2010. 11. 24. 18:22

화산

최근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앙에 있는 머라삐(Merapi) 화산폭발로 공항시설이 마비되고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Eyjafjallajokull) 화산폭발로 생긴 화산재가 대기 중으로 이동하면서 유럽 공항 곳곳의 항공기 수천 편이 운항중지 되기도 했다. 실제로 화산폭발은 인류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건 중의 하나이다.

 

 

위험한 화산 현상

화산이 폭발할 때 인류에게 위협적인 것으로는 화산쇄설류, 라하르(lahar) 그리고 화산 붕괴 등을 들 수 있다. 가장 위험한 화산현상인 화산쇄설류는 1,000도 이상의 용암, 화산재, 뜨거운 가스, 암석 등이 뒤섞인 유체가 약 70km/h의 속도로 흐르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화산쇄설류는 화산 사면을 빠르게 흘러내리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의 피할 수조차 없다. 두 번째로 가장 위험한 화산현상인 라하르는 화산이 분출된 후 퇴적된 화산암괴나 화산재가, 흐르는 물에 섞여서 쓸러 내려가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화산지역은 나무나 풀이 드물고 퇴적물도 단단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작은 강우에도 라하르가 발생한다. 보통 시속 100km의 속도로 수십km를 이동할 수 있다. 또한 화산의 정상이나 사면부의 붕괴로 인한 피해, 뜨거운 유독성 가스에 의한 질식, 그리고 분출된 화산재가 대기 중으로 올라가 야기하는 기상이변 등도 인류에게 위협적인 화산현상이다.

 

화산쇄설류, 가장 위험한 화산 현상. 1984년 필리핀 마욘 화산 폭발 사진. <출처: USGS>

 

 

역사 속의 화산

화산(Volcano)은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불의 신 불카누스(Vulcanus)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불카누스는 얼굴도 못생기고 절름발이였는데, 화산의 신이면서 대장장이ㆍ장인ㆍ금속ㆍ야금과 관련됐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동부에 있는 에트나(Etna) 화산이 그의 대장간이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헤파이스토스(Hephaistus)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인류가 기록한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폭발이 바로 그 에트나 화산의 기원전 693년 분출이다. 에트나 화산은 높이가 3,329m로 유럽에서 가장 높으며, 약 250만 년 전에 화산활동이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역사상 200번이 넘게 폭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트나 화산은 원뿔형으로 둘레가 140km, 바닥 면적은 1,190km2에 이른다. 에트나 화산은 점성이 낮은 현무암질 용암을 분출하고 있다. 

 

에트나 화산 <출처: (cc) Josep Renalias>
에트나 화산은 ‘불의 신의 대장간’이라는 신화가 있다.

분출장면 <출처: Jason Bott, Christopher Berger,
Pete Garza>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화산재해 중의 하나는 AD 79년 8월 24일 폭발한 베수비오 화산 폭발이다. 이 폭발로 인해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만 기슭에 있던 고대도시인 폼페이가 화산재에 의해 완전히 덮여버렸다. 이후 폼페이 시는 로마 귀족들의 휴양 도시이자 농업과 상업의 중심 도시였다는 문헌상의 기록만 존재할 뿐 실제 그곳이 어디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그러던 중 1599년 어느 날, 수로공사 중에 우연히 유적이 발견되면서 발굴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3분의 2가 발굴되었다.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화산

1816년은 소위 ‘여름이 없던 해’이다. 지구 전체가 지독한 추위로 빙하기의 도래를 걱정해야 했다. 1816년이 이토록 추웠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1815년 4월 5일 인도네시아 숨바와 섬의 탐보라 화산이 분출했기 때문이다. 탐보라 화산 분출에 의해 150km2 부피의 화산분출물이 뿜어져 나왔으며 화산주위 40km 일대의 모든 것을 용암으로 뒤덮었다. 유황가스도 4억 톤 가량 뿜어져 나왔는데 공기 중의 수증기 및 오존과 섞여 유독한 황산을 만들었다. 또한 수억 톤의 화산재와 먼지가 공중으로 솟아오르면서 하늘을 뒤덮어 태양빛을 차단하고, 점차 기류를 타고 지구 전역으로 이동하여, 이듬해 여름에는 유럽에 눈과 서리가 내리는 등 극심한 추위를 가져왔고 농작물에도 영향을 주었다. 탐보라 화산의 화산폭발지수(Volcanic Explosivity Index)는 7이었다. 화산폭발지수는 화산폭발의 지속시간, 화산분출물의 양 등을 종합해 화산폭발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1에서 8까지로 구분되며, 숫자가 1씩 증가할 때마다 폭발강도는 10배씩 증가한다. 약 7만 4천 년 전 분출한 인도네시아의 토바 화산의 화산폭발지수가 8로 인류 가 출현한 이래 가장 강력했다.

 

화산폭발에 의해 지구의 기온이 내려간 비슷한 사례가 최근에도 있다.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폭발은 1919년 알래스카의 노바룹타 화산 폭발에 이어 20세기에서 2번째로 컸던 화산 폭발이었다. 화산폭발지수 6의 거대한 폭발로, 약 10만km2의 농지가 사라지고 4만 채의 집이 무너졌으며 65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여러 지역 중 엔젤레스라는 도시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는데 그 도시에 주둔중인 미국 기지가 철수해야만 할 정도였다. 피나투보 화산폭발에 의해 100억 톤의 마그마가 분출했으며 화산재는 지상에서 40km 높이까지 퍼져 올랐다. 또한 분출한 화산재는 8,500km 떨어진 아프리카 동부해안까지 영향을 끼쳤다. 이중 분출된 이산화황(SO2)의 양은 1,500만~2,000만 톤에 이르렀는데, 이 이산화황이 대기의 성층권에 머물면서 햇빛을 차단하는 바람에 1992년 6월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0.5도 가량 하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을 피나투보 효과, 즉 화산폭발에 의한 지구 냉각 효과라 한다.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1991년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출처: USGS>

 

 

화산과 더불어 살아가기

현재 전 세계 대부분의 활화산들은 모니터링 되고 있다. 이것은 화산폭발 위험을 사전에 경고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화산으로부터 방출되는 가스의 양이나 성분이 변하거나, 새로운 마그마가 축적되면서 지온이 증가하는 경우, 화산의 내부에 새로운 마그마가 축적되어 화산이 부풀어 오르거나, 조용했던 화산에서 지진의 진동 패턴이 변하는 등의 변화는 화산이 분출할 것임을 미리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화산은 관광자원도 된다. 백두산천지 <출처: (cc) bdpmax at wikipedia>

발굴된 폼페이와 베수비오 화산 <출처: Sören Bleikertz>

 

 

화산이 항상 인류에게 나쁜 영향만을 끼친 것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활화산인 킬라우에아 화산은 용암을 분출하여 하와이 섬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의 제주도나 울릉도도 역시 화산에 의해 만들어진 땅덩어리이다. 이 땅 위에서 인류는 삶을 살아간다. 또한 화산이 분출해낸 칼륨(K)ㆍ인(P) 같은 물질들은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식량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 이 때문에 현재 전 세계 인구의 10%는 위험한 줄 알면서도 활화산 주변에서 살아가고 있다. 화산이 주는 혜택 때문이다. 150여 개의 활화산을 가진 나라인 아이슬란드는 화산열을 이용하여 온수를 만들어 난방에 이용하고, 작물을 재배하기도 하며, 전기를 생산하기도 한다. 화산은 또한 매력적인 관광지이다. 관광객들은 화산에서 흘러나오는 유황온천에 들러 천연 유황머드를 온 몸에 바른다. 유황머드는 골관절염과 피부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화산재를 이용한 찜질을 통해 체내의 독소를 제거하고 피부를 소독하기도 한다. 폼페이의 원형극장, 목욕탕, 주피터 신전 등은 당시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어 훌륭한 문화유산이자 관광자원이다. 폼페이는 현재 매년 25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화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화산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공유점이 형성되는 부분이다.

 

 

 

 김동희 / 국립중앙과학관 연구사
충북대학교 과학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지질과학과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오클라호마대학 자연사박물관과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지금은 국립중앙과학관 연구사로 일하고 있다. 저·역서로는 [공룡화석은 왜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견될까요], [지구], [지구시스템의 이해] 등이 있다.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4117&category_type=se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