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 무대 뒤 대기실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_ 글: 김홍기 (음악 생활 칼럼니스트) / 자료 제공: 옐로우나인, 엑세스, 프라이빗커브
어느 가수의 대기실에서 벌어진 '천하장사 소시지 실종 사건' 라이브로 잘하기로 소문난 어느 국내 가수의 공연을 준비하던 기획사는 공연 시작 30분전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지금 대기실에서 무대에 오를 준비하던 그 가수가 갑자기 오늘 공연을 도저히 못하겠다며 소리를 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놀란 기획사 직원들은 허겁지겁 대기실로 찾아가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물었다. 이유는 어이없게도 평소 즐겨먹는 천하장사 소시지가 대기실에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 천하장사 소시지를 먹어야 무대에서 천하장사와 같은 기운을 뿜어낼 수 있는 징크스가 있던 건지, 아니면 또 다른 불만이 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전에 준비해줄 것을 정확히 요구했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대기실에는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한다. 대기실의 물이 삼다수가 아니면 마시지 않던 기타리스트도 있었고, 대기실에 항상 와인 한 병이 갖춰져 있어야만 안심했던 노장밴드도 있었다. 국내 뮤지션들이 이 정도이니 세계적으로 잘나간다는 외국의 뮤지션들의 공연 준비를 하는 내한 공연 기획사의 사정은 어떨까?
라이더, 해외 뮤지션들이 대기실 준비물을 미리 요청하는 방법 뮤지션의 투어 에이전시는 공연 계약이 오가기 전 세계의 기획사들에게 제반 사항을 라이더를 통해서 미리 전달한다. 라이더란 (퀵서비스 아저씨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공연 출연 계약서 외 추가 조항이 담긴 문서를 말한다. 이 라이더는 무대 연출과 관련된 테크니컬 라이더와 호텔, 드레싱, 음식, 경호, 대기실 등의 무대 밖에서 필요한 호스피탈러티 라이더로 구성되어있다. 제반 사항이 적힌 서류는 간략하게 한두 장으로 된 것부터 두툼한 책 두께에 이르기 까지 뮤지션의 성격별로 다양하다. 까다로운 뮤지션의 경우 자신의 대기실에 준비해둬야 할 품목들의 브랜드명까지 빼곡히 적혀있다. 머라이어 캐리의 경우에는 테이블 위에 놓아 둘 수건과 티슈, 거울의 위치까지 정확히 적혀있었고 준비해야 할 컵 모양까지 묘사되어 있었다고 한다. 쓰리 테너즈의 경우는 사진과 함께 최대한 똑 같은 모양의 접시, 컵, 꽃병 등을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할 정도다.
Episode.1 | 엘튼 존의 대기실
신데렐라 동화처럼 1988년형 회의실이 5성급 스위트룸으로! 지금까지 내한했던 뮤지션들 중 대기실의 궁극을 보여주었던 것은 바로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공연했던 엘튼 존. 그는 대기실만을 전문적으로 전담하는 스태프까지 두고 있을 정도였다. 기획사는 까다로운 엘튼 존을 맞이하기 위해 88년도 이후 한 번도 건드리지 않았던 VIP룸 벽면의 묵은 때를 일일이 벗겨내고, 소파 위에 실크 커버까지 재단하여 입혔다. 엘튼 존 측은 대기실 벽면의 70%이상을 나무와 꽃으로 뒤덮어줄 것을 요구했는데, 심지어 꽃은 안개꽃이나 백합과 같은 자잘한 것들은 안 되며 나무도 침엽수가 아닌 활엽수로 해달라는 식의 자세한 추가 설명을 달았다. 결국 기획사측은 300여만원을 들여 '꽃과 나무'로 대기실을 채워놓았지만, 엘튼 존의 대기실 담당 스태프는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현금 다발을 건냈다. 그 돈으로 꽃과 나무를 더 채워달라는 요청이었다.
엘튼 존 측에서 직접 가지고 온 대기실 물품의 규모는 다른 뮤지션들이 보통 가지고 오는 짐에 비하여 3배나 되었다. 게다가, 카펫 4장과 침대, 그리고 공기를 밖으로 빼내는 통풍 파이프까지 달린 대형 공기청정기까지 직접 가지고 왔다. 엘튼 존이 도착하기 몇 시간이 남지 않은 상황. 공연 기획사 직원들은 그 많은 짐들을 어떻게 정리할지 난감했다. 그때 등장한 엘튼 존 측의 대기실 담당 스탭! 그는 방 한가운데에 서서 그 짐들의 위치를 손가락 하나로 일일이 지정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허름했던 주경기장의 VIP룸은 1시간 만에 5성급 호텔의 스위트룸으로 변신되었다고 전해진다. (위 사진: 작업중인 엘튼존의 대기실 전경)
Episode.2 | 오아시스의 대기실
맨체스터 깃발을 걸고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노엘 갤러거가 탈퇴를 선언하여 해체 위기에 놓인 오아시스. 그들은 두 번째 내한 공연 때, 직접 가지고 온 맨체스터 시티 깃발을 한쪽 벽에 걸어줄 것을 요청했다. 단, 구멍을 내지 말고 소중하게 다뤄줄 것을 부탁했고, 기획사는 결국 무대연출팀까지 동원하고 나서야 그 깃발을 성공적으로 소중하게(!) 걸 수가 있었다.
그날, 한국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압도당하고 만 오아시스. 너무나 신이 난 그들은 대기실에 돌아와서도 그 흥에 취해서 음악을 틀어놓고 촛불만 켜놓은 채 멤버들은 물론 스탭들까지 옹기종기 모여 노래를 부르며 술잔을 들이부었다. 그런데, 새벽이 되도록 이 갑작스러운 대기실의 파티는 좀처럼 끝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밖에서는 렌탈된 물품을 반출해야 되는 임무를 맡은 기획사 직원들과 체육관의 모든 사람들을 내보내고 셔터를 잠궈야 하는 경비아저씨만 남았던 것. 기다리다 지친 기획사 직원들은 오아시스측에 대기실의 물건들을 빼도 되겠냐고 물었다. 멤버들은 조그만 탁자 위에 모든 술병을 올려 놓고는 이 테이블과 소파만 제외하고 알아서 다 빼가라고 말했고, 직원들은 정말 그 말대로 그들이 술을 마시고 노래하는 동안 그 테이블만 제외하고 모든 물품들을 꺼냈다. 결국 오아시스는 새벽 3시가 다 되어서야 체조경기장을 마지막으로 나왔고, 경비원 아저씨는 그제서야 셔터 문을 내리실 수 있었다.
Episode.3 | 제이슨 므라즈의 대기실
재활용 휴지통, 개인 컵 사용까지 친환경 실천의 모범을 보이다 까다로운 음식과 조건들을 제시하는 여느 아티스트들과 달리 제이슨 므라즈의 요구사항은 그야말로 '친환경'적이다. 백스테이지와 마시는 물은 페트병에 담겨 판매되고 있는 상품이 아닌 컵에 따라서 마실 수 있도록 준비해주며, 대기실에는 재활용 휴지통을 놓아야 하며, 모든 물품은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준비해 달라는 것 등이다. 제이슨 므라즈는 공연 중에도 본인이 사용하는 컵을 들고 무대에 오를 정도였다. 또, 아보카도 농장 운영으로 미국의 "40살 이하의 농부 40인"(40 Farmers Under 40)에 선정되기도 한 아보카도 매니아 제이슨 므라즈. 그는 아보카도를 직접 갈아 마시기 때문에 작은 믹서기를 대기실에 특별히 비치해 놓았다고 한다. (사진 좌: 제이슨 므라즈가 훌라우프를 돌리며 직접 찍은 대기실 사진, 사진 우: 전용 머그컵을 들고 있는 제이슨 므라즈)
Episode.4 | 트리키의 대기실
권투 연습장과 스파링 상대까지 권투연습을 위한 완벽한 준비. 그러나... 때로는 공연기획사들은 황당한 주문을 요청 받기도 한다. 펜타포트 페스티벌에 출연했던 트립합 뮤지션 트리키. 그는 아무 때나 복싱연습을 할 수 있도록 호텔 내 체육관을 24시간 비워달라고 요구했고, 복싱 트레이너도 한 명 붙여주기를 요청했다. 기획사는 인천 시내의 권투체육관을 샅샅이 뒤져 적당한 트레이너 한 명을 섭외할 수 있었다. 그런데 트리키는 일정 내내 복싱 연습은 한 번도 하지 않았고, 트레이너를 하릴없이 데리고 다니기만 했다. 트리키가 누군지는 커녕 영어 한마디 못하던 그 트레이너는 영문도 모른 채 모든 것이 신기해서 신나게 따라다니기만 했다. 그날 밤 기획사 직원은 1층 호텔 바에서 뒤풀이를 하고 있던 트리키 일행을 목격했다. 그 복싱 트레이너는 트리키 일행 앞에서 힘찬 기합과 함께 맨 손날로 맥주병을 따는 차력을 선보이고 있었던 것. 트리키와 스태프들은 그에게 열광했고 약속됐던 일당 외에 두둑한 팁까지 전달했다고 한다.
Episode.5 | 스팅의 대기실
너무나도 '와인 매니아'다운 요구사항, 와인리스트 유명한 와인 매니아이자 심지어 직접 운영하는 포도 농장의 와인까지 선보이고 있는 스팅. "나를 포함한 밴드 멤버들 전원에게 질 좋은 프랑스산이나 칠레산 와인만 구해 달라." 그의 라이더에는 온갖 종류의 와인리스트가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이렇게, 그의 주문은 오직 와인이었다. 그 리스트는 2000년도 산의 까베르네 쇼비뇽, 샤도네이 품종의 칠레와인 식으로 굉장히 디테일하여 공연기획사는 그 와인들을 찾기에 바빠지기 시작했고, 서서히 그들은 와인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었다. 국내 와인 수입업체로부터 로스 바스코스를 선물받은 그는 이 와인에 감동하여 한국에 머물면서 200만원어치나 해치우고 출국했다고 한다. 이렇게 와인매니아인 스팅은 무대 옆에도 와인 테이블을 별도로 마련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할 정도였다고 한다.
Episode.6 | 스콜피온스의 대기실
항상 시바스리갈 5잔으로 건배하던 그들. 그러나, 시바스리갈은 갑자기 사라져버리고... 록 밴드의 요구조건에는 역시 보드카, 위스키, 맥주 등의 술 리스트로 가득하다. 그 중 스콜피온스는 반드시 '미디엄 사이즈의 시바스리갈'을 준비해 달라고 요구했다. 5명의 멤버들이 항상 무대에 올라가기 전 반드시 직접 캡을 따고 온더락 다섯 잔에 정확히 나누어 따른 후 함께 건배를 외치는 의식을 치루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공연 두 번째 날, 전날 미리 준비해 두었던 시바스리갈을 어느 스태프가 몰래 마셔버리는 바람에 남아있던 남은 한 병이 없어 진 것이다.
무대에 오를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대기실은 비상상태 발령! 공연기획사 측은 황급히 가까운 편의점으로 달려가 시바스리갈을 찾았지만, 편의점에는 작은 병의 미니어처만 팔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편의점 창고까지 뒤져 미니어쳐 샘플러 40병을 모두 사가지고 다시 대기실로 도착했다. 스콜피온스 멤버들은 40병의 미니 시바스리갈을 보더니, 너무 귀엽다며 폭소를 터뜨렸다. 그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40병의 뚜껑을 일일이 따서 나눠 마시고는 유쾌하게 무대에 올랐다고 한다.
Episode.7 | 레드핫칠리페퍼스의 대기실
야외 행사 텐트를 명상 공간으로 개조시키다 2003년 레드핫칠리페퍼스와 제인스애딕션, 그리고 국내 록밴드 팀의 합동 야외 공연. 기획사는 모든 팀들에게 똑 같은 사이즈의 몽골텐트와 같은 수량의 테이블, 전기라인을 제공했다. 외국밴드들의 스탭들은 아침 일찍부터 찾아와 분주하게 움직였다. 대기실 바닥에 페르시안 카페트를 깔고, 양초도 켜놓고, 명상을 위한 공간까지 갖춘 최고의 대기실로 변신시켰다. 그런데 당시 국내 록밴드 일행은 리허설 시간이 다 되어 도착했고, 외국 밴드의 대기실을 가리키며 해외팀과 국내팀을 차별하냐며 기획사측에 항의를 했다. 그들은 자체 스탭들이 일찍부터 와서 직접 준비한 것이라는 기획사측의 설명을 들은 그 밴드의 스탭들은 멤버들과 멍하니 대기실 의자에 앉아 투덜거리기만 하고 있었다고 한다.
Episode.8 | 마릴린 맨슨의 대기실
Paint it black! 모든 것은 검은색으로! 그러나 소녀스타일의 과자 취향 늘 우리를 서늘하게 만드는 쇼킹록의 대명사 마릴린맨슨. 어두운 그의 포스처럼 그는 기획사에 조명, 식기, 쇼파, 테이블 등 모든 것을 검은색으로 준비해주기를 주문했다. 심지어 대기실에서 무대입구까지의 통로를 검은색 천으로 둘러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너무 광범위한 요청이기에 대기실 전체에만 검은색 천을 둘렀다고 한다. 그러나,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있다. 그의 라이더에는 이렇게 적혀있던 것이었다. "packs of skittles wild berry candy (purple package), ritz bitz peanut butter crackers :)" 보라색 패키지로 된 산딸기 맛 스키틀즈, 땅콩버터 리츠비츠 크래커를 준비해달라는 것이다. 검은천과 대조적인 귀여운 소녀 같은 주전부리 취향이라니! 혹시 당신은 디트로이트메탈시티의 크라우저 2세, 아니 네기시의 친구?
Episode.9 | 사라 브라이트만의 대기실
갈비와 잡채, 한국의 음식을 사랑한 그녀 "We are always happy to have an option of local dishes!" 미식가인 사라브라이트만은 라이더를 통해 한국 음식을 맛보고 싶다고 요청했다. 기획사는 대기실에 갈비와 잡채와 같은 국내음식을 제공하였고, 그 음식들은 서양 음식보다 먼저 동이 났다고 한다. 대부분의 스타들은 무대 위에서 에너지를 소비한 후 먹을 after show 메뉴를 보내주는데. 사라 브라이트만과 레이디가가는 '허머스(Hummus, 이집트와 아랍인들이 즐기는 전채요리)'라는 건강식품을 시켰고, 기획사는 투어 동안 이태원의 한 식당에서 매일 공수해와야 했다. 또한 사라 브라이트만과 밴드와 스탭들은 공연 후 일주일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에 있는 모든 음식을 맛보았다는데, 그 중 가장 감동받은 음식의 맛은 무얼까? 그것은 3부로 준비될 '내한 뮤지션들의 떡 실신'편에서 공개하도록 하겠다. 두둥.
Episode.10 | 림프 비즈킷, 엔니오 모리꼬네의 대기실
준비해주는 데로 감사히 먹겠습니다 세세한 것들을 하나하나 모두 집어주는 팝 스타들의 라이더때문에 기획사는 공연 전 항상 긴장하지만, 의외로 까다롭지 않고 수더분한 스타일의 뮤지션들이 있다. 최근에 내한한 림프 비즈킷은 에비앙, 볼빅 등의 생수 브랜드를 선호하는 외국 스타들과는 달리 일반 국내 마트 브랜드의 생수도 잘 마시고 외국 브랜드의 맥주보다는 국내산 맥주를 먼저 동내는 등의 고분고분한 성격을 보여주어 케이터링 담당자에게 이쁨(?)을 받았다.
노장 엔니오 모리꼬네는 의외로 요구사항이 굉장히 단촐 했다. 그는 기획사측에서 준비한 초콜릿 과자와 체리를 너무 맛있다며 한 움큼 종이컵에 넣고 다니며 경호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고, 미스터피자나 피자헛의 피자도 맛있게 먹었다. 마지막 공연 날, 기획사의 대기실 담당자는 엔니오 모리꼬네 할아버지의 까다롭지 않은 취향에 감사한 마음으로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서 판매하는 고급 미니 피자빵을 특별히 내놓았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백화점 미니 피자의 크기와 맛에 깜짝 놀라면서 옆에 있던 스탭에게 이탈리아로 돌아가면서 우리 둘이 장사를 해보자는 농담을 하며 사진을 찍어 놓으라고 했다고 한다.
Episode.11 | 레이디가가, 뮤즈의 대기실
의외로 얌전하고 까다롭지 않던 그들 톡톡 튀는 발언과 독특한 의상으로 화제를 모은 레이디가가 역시 공연 전에 경건하게 스텝들과 함께 기도를 하는 등 의외로 굉장히 얌전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기획사 직원들을 오히려 긴장(?)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뮤즈. "1 x English or English Language newspaper (Herald Tribune, Independent, Times etc etc), 1 x DVD of runner's choice (i.e. something you like, don't mind if it is a rip)" 뮤즈는 이렇게 커피테이블 위에 영자 신문과 DVD타이틀을 놔주기를 요청했고, 그들은 정말 대기실에서 점잖게 신문을 보고 있었다고 한다.
Epilogue | 그들은 언제나 까다롭고 무례한 요구를 한다? 그들에 대한 3가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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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는 제대로 대접해달라는 요청 리스트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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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란 기획사에게 우리의 뮤지션은 이 정도로 대접해줘야 된다는 요구사항이 아니다. 최고의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하여 뮤지션의 컨디션을 최고로 맞추기 위한 안전한 체크 리스트이며, 기획사 측에 뮤지션의 돌발적인 요구에 허둥대지 말고 미리 준비하여 효율적으로 일하자는 사전 정보다. 그러니, 대기실에 준비된 물품 역시 완벽한 공연을 위한 것이지, 뮤지션에게 갖다 바치는 공물이 아니기에 그들은 공연이 끝나면 사용하지 않은 물품은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남겨놓고 대기실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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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언제나 고급 브랜드 제품만을 요청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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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조엘이 피지섬에서 나는 암반수인 '피지'생수를 고집해서 기획사를 당황하게 만들다. 이것은 가수의 생명인 목을 보호하기 위해 아무 물이나 마시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음식에 들어가는 유기농 밀가루 브랜드까지 지정해 공연스탭을 당황하게 했다.' 우리는 종종 '그들은 건방지다'식의 기사를 접하는데 이런 사례들은 그들에 대한 오해로부터 시작된 과잉 해석 기사다. 그들에게는 익숙한 'Volvic', 'FIJI'와 같은 생수 브랜드, 'Redbull'과 같은 에너지 음료, 그리고 과자 브랜드들을 요청하는 것이지만 우리에게는 낯선 브랜드일 뿐인 것이다. 구하기 힘든 제품일 경우 뮤지션 측에서 직접 해당 제품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진: 오아시스의 스탭들이 직접 가지고 온 홍차)
또,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나라에도 '석류음료', '매실음료'와 같이 한때 반짝 유행했다가 사라지듯이 한때 대부분 뮤지션들의 라이더에는 항상 '무설탕 초콜렛맛 두유'라는 음료가 대부분 뮤지션들의 라이더에 적혀있어서 기획사 직원들을 힘들게 했지만 몇 년 전부터 라이더에서 모습을 감추게 되었다. 그 요상한 두유는 최근에서야 국내 수입전문 마트에서 뒤늦게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 각 뮤지션들의 라이더에서 제일 유행하는 단어는 바로 'Organic, 유기농'이다. (그러나, 록밴드들의 라이더는 여전히 위스키, 보드카, 맥주, 담배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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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요청 외에 갑작스러운 요청들에 대한 비용은 모두 기획사가 부담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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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키가 별도 요청한 권투경기장과 트레이너에 대한 비용은 트리키측에서 지불했다. 이와 같이 공연 외적으로 이루어지는 사항에 대해서는 철저히 뮤지션측에서 계산한다. 머라이어 캐리의 경우 고급 크리스탈 샴페인을 요청했으나, 한국에서는 구하지 못한다고 하자 머라이어캐리측에서 직접 가지고 왔다고 한다. 그들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과는 달리 그렇게 무례하지 않다. 그저 그들은 당당하게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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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각자 알고 있는 내한 뮤지션들의 특별한 에피소드를 계속 공유해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