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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자 - 인슐린의 생산지

minjpm 2009. 10. 13. 09:38

이자는 소화효소와 함께 호르몬을 분비한다. 호르몬은 이자의 섬(pancreatic islet)에서 분비되어 이자의 내분비기능을 나타낸다. 이자의 섬은 발견한 학자의 이름을 따서 랑게르한스섬이라고도 한다. 랑게르한스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피 속에 포함된 탄수화물의 양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가장 유명하다.

 

 

이자에서 분비되는 인슐린, 피 속의 탄수화물 양을 조절하는 호르몬 

인슐린의 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당뇨병이 유발되며, 현대의 서구화된 생활습관은 당뇨병을 비롯하여 대사증후군, 고지혈증, 비만 등 여러 가지 생활습관병을 야기시키므로 문제가 된다. 이자의 섬에서 내분비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은 외분비기능(소화기능)을 담당하는 부피의 약 1/10에 불과하지만 기능에 있어서는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이자의 랑게르한스 섬에서는 인슐린 등 다양한 호르몬을 생산한다 

일반적인 세포는 둥근 모양을 하고 있으며 세포 내에 둥근 핵을 가지고 있다. 분비를 담당하는 세포를 보통 샘세포(선세포)라 하는데 세포가 둥글게 줄지어 배열하고, 그 사이에 빈 공간을 가진 모양을 하고 있다. 이자에서 소화효소 분비와 같은 외분비기능을 담당하는 세포는 샘세포와 유사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내분비기능을 담당하는 세포는 일반적인 분비세포의 모양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세포가 섬처럼 서로 떨어져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이를 처음 발견한 학자는 독일의 병리학자인 랑게르한스이며, 그의 이름을 따서 이자에서 내분비를 담당하는 세포를 랑게르한스섬이라 한다.


 

랑게르한스섬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에는 여섯 종류가 있다. 이 여섯 가지 호르몬을 분비하는 세포는 다섯 가지 종류가 있으며, 각각의 호르몬이 분비되는 세포와 기능을 요약하면 표와 같다.

 

 

  

베타세포에서는 인슐린 외에 아밀린이라는 호르몬도 분비를 한다. 아밀린이 분비되는 양은 인슐린의 약 1/100이며, 제2형 당뇨병이나 인슐린종(인슐린을 과다 생산하는 종양으로 이자의 베타세포가 과다 증식하여 발생함)이 생긴 경우에 분비량이 증가한다. 랑게르한스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특징적으로 서로서로 분비를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인슐린은 베타세포를 자극하지만 알파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며, 글루카곤은 알파세포를 자극하고, 알파세포는 베타세포와 델타세포의 기능을 활성화한다. 소마토스태틴은 알파세포와 베타세포의 기능을 모두 억제한다.

 


당뇨병, 소변과 혈액에 탄수화물의 양이 증가하는 병

당뇨는 소변 속에 탄수화물이 포함되어 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탕이나 설탕의 성분, 밥이나 빵을 먹을 때 한참 씹고 나면 알 수 있듯이 탄수화물이 분해되어 작은 조각이 되면 단맛을 느끼게 된다. 당뇨병의 특징적인 증상은 많이 먹고, 많이 마시고,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것이다. 당뇨병 발생 초기에는 몸에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으므로 무시하고 사시는 분들도 있지만 당뇨병은 대표적인 만성 질환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즉 당장 문제가 없다고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질병이 점점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키게 된다. 당뇨병 말기에 찾아오는 심각한 상태는 콩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거나 신경에 이상을 일으켜 죽는 날까지 통증으로 고생을 하는 것이다. 또한 망막에 이상이 생기면 출혈이 생기고 심하면 눈이 멀 수도 있으므로 평생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당뇨병이라는 이름은 소변에 탄수화물(당)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에서 왔지만 오늘날 당뇨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효과를 판정함에 있어서 더 중요한 것은 피 속에 포함된 탄수화물의 양이다. 과거에는 단맛을 띠는 소변에 파리가 모여드는 현상을 관찰한 것이 당뇨병이 발견에 큰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소변보다 피 속에 들어 있는 양을 측정하여 진단과 치료효과를 판정한다.


환자들의 희망은 깨끗이 치료되어 다시 정상생활로 돌아가는 것이겠지만, 당뇨병은 완치가 지극히 어려운 질병의 하나다. 그러므로 평생 함께 지내야 할 친구(?)라 생각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하여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조절을 잘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슐린 발견의 전초전

이자에서 당뇨를 조절하는 물질이 분비된다는 사실은 20세기 초가 되어서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1901년 오피(Eugene Opie)는 당뇨병 환자를 조사하여 랑게르한스섬이 위축되어 있고, 염색을 하면 특징적인 소견을 발견할 수 있다는 기록을 남겼다. 1908년 주엘처(Georg Zuelzer)는 개의 이자추출물을 분리하여 개에게 주사하면 개의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 탄수화물 양이 다시 처음 수준으로 돌아가는 현상을 발견했다. 주엘처는 어떤 물질이 이와 같은 현상을 일으키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이자추출물을 정제하려 했으나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1909년에 메이어(Jean De Meyer)는 혈당을 조절하는 물질이 이자섬에서 분비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라틴어로 섬(island)을 뜻하는 insula를 본떠서 혈당을 조절하는 가상의 물질에 대하여 인슐린(insuline)이라 이름붙였다. 1910년 샤퍼(Edward Albert Sharpey-Schafer)는 이자 랑게르한스섬에 정상과 다른 변화가 생기면 당뇨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표함으로써 메이어의 가설에 힘을 실어 주었다. 다른 기록에 의하면 샤퍼가 인슐린(insuline)이라는 이름을 처음 사용했다고도 한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에 파울레스코(Nicolas Paulesco)는 이자에서 추출한 물질을 당뇨병에 걸린 개에 주사하여 혈당을 극적으로 감소하는 결과를 얻은 후 이 물질을 판크레인이라 명명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 발발로 연구를 중단한 그는 1921년에 이러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후 더 순수한 물질을 얻는 일에 노력을 기울였다.

 


최연소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으로 이어진 인슐린의 발견

루마니아에서 파울레스코가 당뇨를 조절하는 물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때 캐나다의 밴팅이라는 개업의사는 환자가 찾아오지 않아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시간은 남지만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진 그는 다행히 생리학 시간강사 자리를 얻어서 계속적으로 공부와 연구에 시간을 쏟게 되었다.

  

 

1920년 10월 30일, 밴팅(Frederick Grant Banting, 1891~1941)은 이자관을 완전히 막아서 선세포를 위축시키면 당뇨병이 발생한다는 논문을 발견했다. 그는 이자관을 묶은 후 이자에서 소화효소와 혼합되지 않은 당뇨병 조절물질을 얻어야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그는 토론토대학 생리학 교수인 매클로드(John James Richard Macleod)에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매클로드는 연구방법에도 익숙지 않고, 아이디어 외에는 생리학 지식이 부족한 그의 제안을 거절하려 했으나 거듭되는 요청에 의해 8주간의 휴가 기간 동안 자신의 실험실을 사용하도록 허락했다. 그리고는 실험동물을 다루는 기술을 가르쳐 주고, 베스트(Charles Herbert Best, 1899~1978)라는 조수를 붙여 주었다. 밴팅과 베스트는 이자관을 묶은 후 이자를 갈아서 당뇨병에 걸린 개에게 주사한 결과 개의 혈당이 떨어짐을 발견했다. 그리하여 혈당을 떨어뜨리는 물질을 순수분리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휴가가 끝나고 돌아온 매클로드는 기대치 않게 밴팅과 베스트가 혈당을 조절하는 물질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insuline에서 “e”를 떼어내고 insulin이라 부르자고 제안했고, 이것이 오늘날의 인슐린이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된 계기다. 밴팅과 베스트는 자신들이 정제한 물질을 당뇨병 환자에게 투여하여 기대한 결과를 얻었고, 대량으로 순수 분리함으로써 수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질병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1923년에 만 32세의 밴팅은 매클로드와 공동으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됨으로써 현재까지 109년의 역사에서 최연소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라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또한 인슐린 발견 업적은 발견 후 노벨상 수상까지 가장 짧은 시간이 걸린 업적이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생명과학의 발전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인슐린

지금까지 노벨상을 2회 수상한 사람은 4명이 있다.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수상한 퀴리 부인, 물리학상을 2회 수상한 바딘, 화학상과 평화상을 수상한 폴링과 함께 화학상을 2회 수상한 생거(Frederick Sanger)는 생명과학 발전에 크게 공헌한 인물이다.

 

그는 오늘날 분자생물학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라 할 수 있는 단백질, DNA, RNA 등 세 가지 종류의 분자들이 어떤 순서로 배열되어 있는지를 알아내는 방법을 모두 발견했다. 그 중에서 단백질과 DNA 서열을 알아내는 방법이 각각 1958년과 1980년의 노벨 화학상을 그에게 안겨다 주었다. 생거가 자신이 발견한 시약(Sanger’ s Reagent)을 이용하여 단백질이 어떤 아미노산 순서에 의해 배열되어 있는지를 발견하기 위해 사용한 재료가 바로 인슐린이다. 또한 X선 회절법을 이용하여 단백질의 분자구조를 결정하는 방법을 알아냄으로써 196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호지킨(Dorothy Crowf oot Hodgkin)과 방사성면역측정법을 개발하여 진단검사의학에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게 한 1977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얠로(Ro salyn Yalow) 등 두 명의 여류과학자가 자신들이 개발한 방법이 유용함으로 보여 주기 위해 사용한 물질이 바로 인슐린이었다.


 

인슐린이 발견 후 노벨상 수상까지 가장 짧은 시간이 걸렸다는 것은 당뇨병의 폐해를 해결하는데 아주 유용한 물질임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밴팅의 발견 이후 당뇨병 치료를 위해 주로 돼지로부터 인슐린을 분리하여 사용했으나 1970년대 이후 유전공학 기법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돼지 인슐린 대신 사람 인슐린의 유전정보를 대장균에 집어넣은 후 대장균이 만들어낸 사람 인슐린을 분리하여 당뇨병 환자 치료에 이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인슐린은 4건의 노벨상 수상과 관련이 있고, 유전자재조합 기술 발전에도 큰 역할을 했으니 오늘날의 생명과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연구재료 역할을 했다고 할 수가 있다.

 

 예병일 /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에서 교육과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저서로는 <내 몸 안의 과학><의학사의 숨은 이야기><현대 의학, 그 위대한 도전의 역사>등이 있다.<내 몸 안의 과학>은 교과부에서 2008년 상반기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되었다.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science/medicine/1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