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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 신비로운 과학세계

[스크랩] 종이접기 프랙탈 - 드래곤 프랙탈

minjpm 2009. 11. 10. 08:46

필자는 어렸을 때 종이로 딱지나 비행기를 접어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종이를 접어서 무엇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매우 즐거운 여가활동이다. 특히 종이접기는 집중력과 섬세한 손놀림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린이의 두뇌활동을 자극하는 아주 좋은 놀이일 뿐만 아니라, 접는 방법을 계속 연구해 여러 가지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창의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는 풀잎이나 나뭇잎으로 접기를 했다고 하니, 종이접기는 인간의 원초적인 정신적 충동이거나 기능적인 육체적 충동이라고도 할 수 있다.

 

 

종이접기는 두뇌 활동을 자극하는 좋은 놀이

수학을 전공하는 필자가 종이접기를 열심히 설명하는 이유는 종이접기가 인간의 원초적인 정신적 충동이라는 면에서 수학과 성격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또 수학과 종이접기가 비슷한 이유로는 우리가 느끼건 느끼지 못하건 우리 주변의 많은 것이 수학으로 이루어진 것과 마찬가지로 종이접기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테이블에 예쁘게 접혀 있는 냅킨, 소원을 빌기 위해 접은 학 천 마리, 스커트와 블라우스의 장식 등이 그것이다. 종이접기는 실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과학의 여러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는데, 원래 크기의 1/60 정도로 접혀 있다가 0.1초 만에 펴지는 자동차 에어백과 단백질의 구조를 연구하는 데 활용되고 있는 종이접기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또 인공위성이 우주에서 태양전지판을 넓게 펼치는 것도 종이접기를 응용한 것이다.


 

 

종이접기로 프랙탈을 만들어보자


오늘날 수학자들은 새롭고 놀라운 방법으로 종이접기를 이용하고 있는데, 평평한 정사각형 종이를 접는 방법과 형식을 연구하고 분석하여 그래프이론, 조합론, 최적화이론, 테셀레이션, 프랙탈, 위상수학 그리고 슈퍼컴퓨터에 응용하고 있다. 여기서는 종이접기의 여러 가지 예 가운데 프랙탈에 대하여 알아보자. 독자 여러분은 긴 종이를 준비하여 함께 실험에 참여하면 더 흥미로운 글 읽기가 될 것이다. 종이접기로 프랙탈을 만드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우선 긴 종이의 오른쪽 면을 왼쪽으로 3번 연속해서 접은 다음 펼쳐보자. 접었다 편 종이에는 다음 그림과 같이 주름 잡힌 골과 마루가 나타나는데, 접은 종이를 폈을 때 앞에서 보아 튀어나온 부분은 마루, 들어간 부분을 골이라고 하자.

   

 

이제 접었던 종이를 잘 펴서 접혔던 모든 주름이 직각을 이루도록 놓은 다음 단면만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다시 위 3개의 그림을 서로 이웃한 2개씩 겹쳐놓아 보자. 그러면 맨 앞부터 맨 뒤까지 사이사이에 마루와 골을 번갈아 끼워 넣은 것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종이의 각 면을 뒤로, 앞으로 번갈아 가며 접으며 마루와 골을 삽입한 형태이다. 실제로 2번째 그림을 90° 회전한 후 1번째 그림에 덮어 놓고, 3번째 그림을 2번째 그림에 덮어 놓으면 다음과 같음을 알 수 있다. 아래 그림에서는 덮어 놓은 그림을 점선으로 표시하였다.

 

 

 

위의 왼쪽 그림은 1번째 종이접기로부터 2번째 것을 얻는 과정이고 오른쪽 그림은 왼쪽 그림으로부터 얻은 2번째 종이접기로부터 3번째 것을 얻는 과정이다. 종이의 맨 왼쪽 끝과 처음 나타나는 마루 사이에는 다시 마루가 나타나고 마루와 마루 사이에는 골, 마루와 골 사이에는 마루, 골과 맨 오른쪽 끝 사이에는 골이 나타난다. 이는 다음과 같은 규칙이 있다.

 

            1번 접은 경우 :                                             마루
          2번 접은 경우 :                                       마루, 마루, 골
          3번 접은 경우 :                          마루, 마루, 골, 마루, 마루, 골, 골
          4번 접은 경우 :  마루, 마루, 골, 마루, 마루, 골, 골, 마루, 마루, 마루, 골, 골, 마루, 골, 골

 

위에서 알 수 있듯이 2번 접은 경우는 가운데 마루를 중심으로 왼쪽에 1번 접었을 때의 모양이 나오고 왼쪽에는 그와 반대인 골이 나온다. 3번 접은 경우는 가운데 마루(4번째에 위치한 마루)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2번째 접었을 때 나타나는 모양이고 오른쪽에는 그와 반대 모양이 나타난다. 4번째 접었을 경우는 가운데 마루(8번째에 위치한 마루)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3번 접었을 때 나타나는 모양이고 오른쪽은 그와 반대 모양이 나타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4번 접은 경우와 5번 접은 경우를 그려보면 다음과 같음을 알 수 있다.

 

 

 

  

드래곤 커브, 단순히 종이를 한 방향으로 계속 접어서 만든 프랙탈

이런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면 아래 왼쪽 그림과 같은 모양을 얻을 수 있고, 종이접기를 무한히 반복하면 같이 일정한 영역의 평면을 덮는 그림을 얻게 된다. 이것은 같은 모양을 반복하는 프랙탈의 예이며, 모양이 서양의 용과 닮았다고 해서 ‘드래곤 커브’라고 부른다. 또, 드래곤 커브를 여러 개 복사해서 퍼즐 조각처럼 맞추면 무한히 많은 우둘투둘한 조각들이 서로 완벽하게 들어맞게 된다.

 

 

단순히 종이를 한 방향으로 계속 접어서 만든 프랙탈 드래곤 커브는 우리가 알고 있는 평면 전체를 덮게 된다. 단순한 과정으로도 매우 복잡한 패턴과 고도의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수학의 묘미가 아닐까? 

 

 

 

이광연 / 한서대학교 수학과 교수
성균관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와이오밍 대학교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았다. 저서로는 <웃기는 수학이지 뭐야>, <수학자들의 전쟁>,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된 <수학블로그> 등이 있다.

이미지 gettyimages/멀티비츠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science/math/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