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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이해

[스크랩] 베토벤과 교향곡 제5번 '운명'

minjpm 2009. 9. 15. 12:15

본문에 삽입되어 있는 샘플 음원을 들으시려면, 본문 맨 아래 원문 링크로 가셔서 들어셔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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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이와 같이 문을 두들긴다" 베토벤 교향곡 5번

 

로맹 롤랑이 “베토벤의 일생은 태풍이 휘몰아치는 하루와도 같았다”고 했듯이 그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최초의 큰 시련은 26세 때부터 시작된 귓병이었다. 30대 초에는 완전히 귀머거리가 되었다. 이 병으로 그가 얼마나 괴로워하고 절망했는지는 32세 때 가을에 쓴 저 비통한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읽어 보면 알 수 있다.

 


  

 

간결하며 단 한 음도 버릴 데가 없는 치밀한 구성력
그러나 베토벤은 운명에 대해 과감한 도전을 개시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였다. 그 제2의 인생의 서두를 장식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은 교향곡 제3번 [영웅]이지만, 바로 뒤이어 구상하기 시작하여 1808년에 완성한 작품이 교향곡 제5번이다.

 

베토벤 자신은 제5번보다도 제3번 [에로이카]에 더 큰 애착을 품고 있었으나, 일반 음악 애호가의 인기는 초연 당시부터 제5번 쪽에 쏠려 있었다. 그것은 제3번이 너무 거대하고 어딘가 짜임새가 엉성한 점이 있으며 청중의 인내력의 한계를 넘어선 데에 비해 제5번은 비교적 간결하며 단 한 음도 버릴 데가 없는 정밀하고 견고한 구성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었다.

 

교향곡 제5번을 [운명]이라고들 부른다. 그것은 어느 날 베토벤의 제자인 쉰틀러(Aton Schindler)가 제1악장 서두의 주제는 무엇을 뜻하느냐고 물었을 때 “운명은 이와같이 문을 두들긴다”고 대답했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곡을 [운명]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 나라와 이웃 일본뿐이며, 외국에서는 그저 [교향곡 제5번], 또는 [C단조 교향곡]이라고만 한다. ‘운명’, ‘운명’ 하지 않아도 이 곡을 듣고 있으면 가혹한 운명과 싸워서 “그 운명의 목을 조르는”(P. 벡커) 베토벤의 모습이 역력하게 떠오른다.

 

전곡을 살펴보면 베토벤이 이 곡을 하나의 테마로 주도 면밀하게 구성해 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테마는 베토벤 생애의 후반기를 사로잡고 있던 “고뇌를 통해 환희에 이르자”라는 말과도 일맥 상통하는 ‘암흑으로부터 광명으로’라는 생각이었다. H. C. 숀버어그가 “베토벤은 제5교향곡 전체를 단네 개의 악음(樂音) - 주제라기보다는 모티브에 가까운 해머의 타격 - 위에 구축했다”는 매우 간결한 말로 이 곡의 특징을 갈파했지만, ‘운명의 동기’라고 하는 힘찬 네 개의 음으로 시작하여 환희로 가득 찬, 빛나는 마지막 악장에서 끝나는 교향곡 제5번은 처음에 나타난 ‘운명의 동기’가 제1악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제3, 제4악장에서도 계속 변형되어 나타나며 전 악장을 튼튼하게 하나로 묶어 주고 있다. 리쯜러(W. Riezler)도 “이 교향곡은 끝 악장을 목표로 삼아 나아가고 있으며 곡 전체가 그런 짜임새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뇌를 통해 환희에 이르자”  “암흑으로부터 광명으로”

전 4악장에서 제일 확고한 구성력을 지닌 것은 제1악장이다. ‘운명의 동기’를 따른 제1주제와 이와는 대조적인 부드러운 제2주제가 중심이 되어 소나타 형식의 원칙을 좇아 악장 전체를 한치의 빈틈도 없이 단단히 구축해 놓고 있다. 베토벤의 씩씩한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낸 부분이1악장이다.


 

 

no 아티스트/연주  
1 1분감상 -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지휘], 베를린필 [연주] (1947, DG) 듣기

 

제2악장은 자유로운 변주 형식의 평화스러운 기분이 넘치는 악장이다. 싸움이 끝난 뒤의 휴식을 느끼게 한다. 아주 적절한 안배이다. 그러나 이러한 평화스러운 기분도 그리 오래 계속되지는 않는다. 제3악장에서는 ‘운명의 동기’가 모습을 바꾸어 나타나며 다시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이 을씨년스러운 부분을 거쳐 그치지 않고 제4악장으로 넘어가면 갑자기 밝은 C장조로 바뀐다. 투띠(총주)의 웅장한 제1주제가 고귀한 광채를 뿜으며 우람하게 울려 퍼진다. 그것은 어두운 구름을 꿰뚫고 눈부신 빛을 온누리에 쏟아 붓는 태양과도 같다.


독일의 시인 괴테는 “나는 이 교향곡을 들으면 천정이 당장에라도 와르르 무너질 듯 마구 흔들리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또 R. 슈만은 이 곡을 듣고 있는 한 어린이가 마지막 악장이 시작되자 “무서워!”하고 비명을 지르며 어머니 품에 파고들었다는 에피소드까지 전하고 있다. 어쨌든 이 곡만큼 인간이 지닌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식 없이 솔직하고 선명하게 돋보여 준 음악이란 달리 없을 것이다.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lassical/masterpiece/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