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쪽에 있는 자신의 자리로 이동하기 위해 바깥쪽 자리에 앉은 청중에게 건네는 “실례합니다” 한 마디는 근처의 모두에게 긍정적인 빛을 던져준다. 돈 주고 산 자신의 좌석이지만 말이다. 우리의 좌석은 바깥쪽이 될 수도 있고 안쪽이 될 수도 있다. 매너와 에티켓, 이 역지사지의 정신이 비단 음악회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로 확대될 때 우리는 존중받고 있다는 높은 수준의 정신적인 만족감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에티켓’ 마지막 시간이다. 예전에 워싱턴 오페라의 공연 팸플릿에 청중으로서 지녀야할 에티켓 10계명이 실렸다. 좋은 내용이 담겨 있어 여기에 소개한다.
청중으로서 지녀야 할 공연장 에티켓 10계명

첫째, 서곡도 연주의 일부이다 보통 오페라 시작 전에 서곡이 연주된다. 무대 막은 아직 열리지 않고 오케스트라만 연주되니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서곡도 전체연주의 일부이니 여기서 옆 사람과 나누던 대화를 중단해야 한다.
둘째, 지나친 향수를 자제한다 실제로 어떤 사람들은 향수 등에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독한 향수를 뿌리는 대신 깨끗이 목욕하고 비교적 은은한 향수를 뿌린다.
셋째, 아이들을 데려오게 된다면 통제를 잘 해야 한다 야단법석인 아이들 때문에 공연이 엉망이 되는 경우가 간혹 생긴다. 아이들이 오래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상.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들을 확실히 통제하든지 아니면 예술의 전당 ‘어린이 나라’ 등 탁아시설에 잠시 맡겨야 한다.
넷째,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기침약을 복용한다 공연 중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기침소리 역시 공연의 삼매경에 방해되는 요소다. 그러므로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하거나 아니면 약을 먹어서라도 방해되지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공연 전 캔디 류로 목을 부드럽게 해놓은 것도 좋다.
다섯째, 휴대전화를 끈다 지극히 당연해서 언급할 필요도 없겠지만, 종종 큰 공연에서도 대담한 벨소리가 들려오곤 한다. 진동도 좋지 않다. 진동 소리는 홀 전체에 다 울린다. 이러한 벨소리나 진동소리는 피아니시모의 로맨틱한 감흥을 싹 가시게 만들어버린다.
여섯째, 연인끼리 애정표현은 공연 후로 미룬다 잉꼬부부나 닭살연인들 서로 애정을 표시하는 건 좋지만. 공연장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으면 뒷사람 시야를 가릴 수 있다. 아무리 사랑스러워도 공연이 끝난 뒤로 잠시 미루자.
일곱째, 떠들거나 흥얼거리지 말자 귓속말도 크게 들린다. 옆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잠시 참자. 또한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멜로디가 나와도 무의식적으로 따라 부르면 안 된다.
여덟째, 휴식시간을 최대한 이용하자 지갑이나 가방, 쇼핑백을 뒤져야 한다면 휴식시간을 이용하자. 공연 중에 부스럭대거나 지퍼 여닫는 소리는 내지 말자.
아홉째, 공연이 끝난 후 퇴장하자 주차장에는 차가 밀려있고 붐비기 전에 정류장이나 지하철역에 가는 것도 힘든 일이긴 하다. 그렇다고 공연 중에 나가는 일은 삼간다.
열째, 남이 나에게 하기를 바라는 대로 그에게 해주어야 한다.
청중이 단지 공연을 감상하는 수동적인 존재는 아니다. 연주자에게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연주환경의 일부이다. 청중은 용기를 북돋워줘서 더 좋은 연주를 가져올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상기하자. 그 좋은 연주는 결국 에티켓을 지킨 청중들의 몫이다. 결국 에티켓은 내가 잘 감상하기 위한 최소한의 배려가 아닐까.
엄마가 먼저 공연에 대해 공부한 후 아이들에게 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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