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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입문가이드

[스크랩] 오디오의 스피커

minjpm 2010. 2. 23. 09:25

오디오라는 취미생활을 오랫동안 해온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오디오는 ‘스피커로 시작해서 스피커로 끝난다’ 라는 말이다. 물론 CD 플레이어나 앰프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스피커는 오디오 시스템의 전체 음질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피커란? 전기신호를 소리로 바꿔주는 기계

먼저 ‘스피커’ 라는 물건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스피커(speaker, 혹은 loudspeaker)라고 하는 것은 앰프에서 나온 전기신호를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공기의 진동’, 즉 소리로 바꾸어주는 역할을 한다. 스피커의 내부 구조나 겉모습을 보게 되면 오디오 시스템 중에서 가장 간단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스피커처럼 만들기 쉬운 것도 없지만 또 가장 어려운 것도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다른 오디오 컴포넌트와는 다르게, 스피커는 인간의 감성에 가장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 보통 1초에 20번을 진동하는 낮은 소리부터 2만 번을 진동하는 높은 소리까지 듣는다고 하는데, 이를 가청대역이라고 한다. 보통 Hz(헤르츠)로 표기하며, 20Hz~20kHz가 사람이 들을 수 있는 범위이다. 낮은 소리를 흔히 저역이라고 하며, 높은 소리는 고역, 그리고 중간 소리를 중역이라고 한다.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좋은 스피커는 저역, 중역, 고역을 충실히 잘 내주어야 한다. 즉 사람이 들을 수 있는 모든 소리의 범위를 다 재생해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어떤 스피커는 가청대역을 다 내어주고도 듣는 사람이 매우 불편해 하는 경우가 있다. 또 어떤 스피커는 가청대역을 소화해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듣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경우도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감성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한 예를 들어보자. 일본인은 깔끔하고 샤프한 고역을 선호하는 반면 한국인은 풍성한 저역에 일반적으로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한마디로 나라마다 소리의 취향이 다르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국가별로 스피커를 따로 만들기는 어렵다. 결국 스피커를 만들기 힘들다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적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줄 수 있는 스피커를 만들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토록 감성적인 존재인 스피커에 대해 몇 가지 기본적인 사항을 참고적으로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내용을 중심으로 몇 자 적어보도록 하겠다.

 

 

 

스피커의 구성요소는 인클로저, 유닛, 네트워크

스피커는 크게 인클로저(enclosure), 유닛(unit), 네트워크(cross-over network)의 3대 요소로 구성된다. 인클로저는 스피커 통(box)을 말하며, 유닛은 스피커 통에 달려있는 진동판이다. 주로 둥근 형태의 모양이 많다. 한편 네트워크는 스피커 내부에 장착되어 있어 보이지 않지만, 전기회로로 구성되어 있다. 옆쪽 사진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스피커의 ‘음질’은 이상의 3대 요소, 인클로저의 재질 및 형태, 스피커 유닛의 성능, 네트워크의 특성에 따라서 결정된다. 이제부터 각 구성요소들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인클로저의 구조:  베이스리플렉스형 vs. 밀폐형

인클로저는 딱딱한 나무나 금속으로 만드는 단순한 통에 불과하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인클로저가 스피커 음질에 주는 영향은 매우 크다. 인클로저는 그 구조에 따라 크게 베이스 리플렉스 형과 밀폐형으로 크게 구분되는데 베이스 리플렉스(Bass Reflex, 위상반전형)형은 스피커 통에 덕트(Duct)라는 구멍을 뚫어 놓은 것이다. 덕트는 그 모습도 위치도 다양하지만 기본적인 목적은 모두 같다. 인클로저 내부의 공기를 덕트를 통해 외부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면 비교적 저음을 쉽게 낼 수 있다. 반대되는 형식은 구멍이 전혀 없는 밀폐형(Acoustic Suspension)이 있다. 

 

두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어 어느 방식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서로 다른 특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밀폐형 스피커로 음악을 들어보면 전체적으로 중후한 느낌 혹은 안정된 느낌이 든다. 대신에 밀폐형은 상대적으로 큰 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스피커를 움직이는 앰프의 출력이 커야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베이스 리플렉스형은 앰프의 출력이 낮아도 충분하게 동작이 가능하고 음악을 들어보면 밀폐형에 비해 조금 더 탁 트인 느낌이다. 여기까지는 베이스 리플렉스형이 더 좋아 보이지만, 밀폐형은 나름의 장점이 있다. 저역의 양은 부족할지 몰라도 더 또렷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결국 베이스 리플렉스형과 밀폐형은 구조적인 차이로 인해서 재생되는 음질 특성이 다르다. 저음이 풍부하기를 원하는 분들은 아무래도 베이스 리플렉스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자연스럽고 중후한 음을 원하는 분들은 밀폐형이 좋을 듯하다.


 

 

 

인클로저의 크기와 모양: 플로어스탠딩, 북쉘프, 톨보이

인클로저의 크기나 모양에 따른 분류도 있는데 플로어 스탠딩(floor standing), 북쉘프(bookshelf), 톨보이(tall-boy) 등이 대표적이다. 플로어 스탠딩형은 거실에 두고 쓰기에 알맞은 크기의 스피커를 지칭하는 말이다. 북쉘프형은 책꽂이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크기의 스피커를 말하지만, 작다고 책꽂이에 넣어두고 사용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북쉘프형 스피커는 스피커 스탠드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톨보이형은 플로어 스탠딩형의 변종으로 최근 라이프스타일이 보다 모던하게 바뀜에 따라 세로로 긴 형태로 바닥 면적을 작게 차지하는 스피커를 말한다.

 

 

 

한편 현재 인클로저의 재질은 MDF, 금속 등으로 만들어지는데 두드려 봐서 단단한 느낌이 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통이 지나치게 울리면 음이 명료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너무 딱딱하게 만들어지게 되면 자연스럽지 못한 음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기왕에 같은 부피라면 더 단단하고 무거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 요령이라면 요령이겠다.

 

 

 

스피커의 유닛(Unit)

스피커를 보게 되면 앞면에 조그만 것부터 큰 사이즈까지 무엇인가가 장착되어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어떤 것은 2개가 달려있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것은 많이 달려 있는 것도 있는데, 이것들을 통칭해서 유닛(Unit)이라고 부른다. 스피커 유닛은 진동판(diaphragm)을 움직여서 소리를 내는 부품이다. 진동판이 움직이는 원리에 따라 여러 방식이 있지만, 보통은 자석(영구자석), 보이스코일(voicecoil) 그리고 진동판으로 구성된 다이내믹형(electrodynamic)형이 가장 일반적이다.

 

동작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보이스코일이라는 것은 진동판 뒷면에 얇은 구리선 등을 원통형으로 감아 놓은 것인데, 앰프에서 보이스코일로 전류가 들어오면 보이스코일은 자장을 띄게 된다. 이때 보이스코일 뒷면에 있는 자석과의 상호 작용에 의해 진동판이 앞뒤로 움직이면서 소리를 내게 되는 것이 기본 원리이다.

 

다이내믹형 스피커에서 진동판은 콘(cone)형과 돔(dome)형이 많고, 재질은 종이(pulp), 플라스틱, 섬유(textile), 금속재질 등을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한편 스피커 유닛은 다이내믹형 이외에도 정전형, 리본형 등 매우 다양한 형태가 있다.


유닛은 또 그 소리를 내는 대역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 명칭이 있다. 보통 2종류로 나누면, 중저역을 담당하는 유닛을 우퍼(woofe r) 혹은 미드우퍼(midwoofer)라 하고, 고역을 담당하는 것을 트위터(tweeter)라고 부른다. 만일 3종류로 나누면 저역을 담당하는 것을 우퍼, 중역을 담당하는 것을 미드레인지(midrange), 그리고 고역은 트위터가 담당하게 되는 식이다. 이밖에도 음악감상에는 자주 사용하지 않지만 영화감상용으로 아주 낮은 저역을 담당하는 유닛을 사용한 서브우퍼(sub-woofer)도 있으며, 자신의 취향에 따라 초고역을 담당하는 수퍼 트위터(super-tweeter)라는 유닛을 사용하기도 한다. 유닛의 크기는 낮은 대역을 담당하는 우퍼가 크고 고역을 담당하는 트위터가 작으며, 우퍼는 주로 콘형을 트위터는 돔형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네트워크(crossover network)

대부분의 스피커에는 다양한 여러 유닛이 여러 개 장착되어 있다. 이렇게 여러 유닛을 조합해서 쓰는 이유는 하나의 유닛으로는 소리의 모든 대역을 소화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역별로 각각의 유닛에게 역할을 분담시켜 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다. 이 때 들어온 신호를 각 유닛에게 역할을 분담시킬 무엇인가가 필요하게 된다. 스피커 속에는 이런 두뇌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부품들이 감추어져 있는데, 네트워크 혹은 크로스오버 네트워크(Crossover Network)라고 불린다. 네트워크가 하는 중요한 일은 앰프로부터 들어오는 신호를 소리의 대역별로 구분해주는 일종의 필터 역할이다. 네트워크가 앰프로부터 들어오는 신호 대역을 중저역과 고역, 두 가지로 나누면 2웨이(2way) 방식이라고 하며, 저역, 중역, 고역 세 가지로 나누면 3웨이 방식이라고 한다. 역시 더 세분화가 가능해서 4웨이, 5웨이 등도 가능하다. 한편 네트워크에서 소리의 대역을 나누는 기준점을 크로스오버 주파수(cross-over frequency)라고 한다. 소리의 대역을 나눌 때는 모든 스피커가 똑같은 기준으로 나누는 것은 아니며 스피커 제조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나누어진 대역은 하나의 유닛이 담당을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즉, 중역을 2개의 유닛이 담당할 수도 있고, 저역을 여러 개의 유닛이 담당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잠깐 예를 들어보면, 어떤 스피커에 아래와 같이 표시되어 있다고 하자.

 

 

‘3way 4스피커’의 뜻은 ‘소리의 대역을 3가지(저음, 중음, 고음)로 구분하고 이를 위해서 유닛을 4개 사용함’ 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저음과 중음을 나누는 기준이 2kHz이며 중음과 고음을 나누는 기준은 8kHz 라는 의미이다.

 

 

 

좋은 스피커는 유닛, 인클로저, 네트워크가 조화를 이루어야

주의할 점은 유닛이 많다고 해서 좋은 스피커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가격을 떠나 ‘명품’ 칭호를 듣는 스피커들 중에서는 가장 보편적인 2웨이 2스피커가 많다. 물론 유닛이 많이 달려 있으면 비싸 보이기는 하지만 유닛의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그 스피커를 만드는 데 반드시 더 많은 원가가 들어갔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면 비싼 유닛을 쓰면 좋은 소리가 보장되느냐 그것도 아니다. 심지어는 같은 유닛과 비슷한 형태의 인클로저를 쓰면서도 전혀 다른 음질을 제공하는 스피커를 보는 경우는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스피커 시스템은 유닛, 네트워크 그리고 인클로저의 3대 요소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좋은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그러면 스피커가 좋은 소리를 내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다음 글에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신동휴 / 오디오평론가
경영학 박사이며, <월간 오디오>, <스테레오뮤직>, <오디오와 레코드> 등에서 오디오 평론가로 활동했다. 현재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 겸임교수이다.

이미지 gettyimages/멀티비츠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lassical/audioguide/2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