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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오디오 스피커의 스팩

minjpm 2010. 3. 4. 16:41

얼마 전 근처 대형 마트에 갔다가 스피커를 사려는 여자손님과 직원의 대화를 들은 적이 있다. 쉽게 결정을 못하는 그 손님에게 직원은 “스피커는 와트가 큰 게 좋습니다. 이 제품은 보기에는 작아도 100와트 이상의 출력이 나옵니다”라는 설명을 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문매장에서 마주치는 대답은 어찌나 똑같은지….

 

 

 

스피커는 와트가 크면 좋다는 것은 오해

스피커는 사실 앰프나 방의 크기 등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매우 많이 받는 오디오 시스템이기 때문에 본인의 공간에 직접 설치해서 들어보기 전까지는 결과적인 음질을 알기 매우 어렵다. 그러나 스피커의 기본적인 성능에 대해서는 자료를 통해 쉽게 알 수 있어, 자신에게 적합한 스피커를 선택하는 데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스피커의 성능을 나타내는 여러 사항을 담고 있는 자료를 보통 스펙(Spec, Specification)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다음의 사례를 통해 일반적인 스피커의 스펙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형식’과 ‘드라이버 유닛’ 항목에 나오는 내용은 지난 글(스피커의 구조)을 읽으신 분은 쉽게 이해할 것이다. 사이즈나 무게 항목에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 나머지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음압(Sound Pressure Level) 혹은 능률

일반적으로 소리의 크기는 dB(데시벨)로 표기를 하며, 스피커 시스템에서는 음압레벨(SPL, Sound Pressure Level) 또는 능률이라고 표기를 하게 된다. 이 뜻은 ‘앰프에서 1와트(2.83v)의 출력을 스피커에 보내줄 때 스피커에서 1m 떨어진 곳에서 들을 수 있는 평균적인 소리의 크기’라는 뜻이다. 따라서 음압이 크면 클수록 동일한 앰프의 출력으로도 보다 큰 소리가 재생된다.

 

위의 표에서 표기되어 있는 스피커의 음압은 90dB인데 도대체 90dB면 어느 정도의 소리 크기일까? 도로나 공사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굴착기’를 잘 아실 것이다. 그 굴착기의 소음을 1미터 떨어진 곳에서 듣는 정도의 매우 큰 소리가 약 90dB에 해당된다. 즉 이 스피커로는 1와트의 출력만으로도 충분히 큰 소리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능률이 87dB 미만은 저능률 스피커, 92dB 이상은 고능률 스피커라고 하지만 큰 의미는 없다. 대다수의 스피커가 86dB ~ 92dB 정도의 음압을 가지고 있으니까, 평소 자신이 듣는 음량 및 방의 크기, 그리고 앰프의 출력을 고려하여 선택하시면 된다.


 

 

 

재생 주파수 대역, 주파수 응답특성 (Frequency Response)

재생 주파수 대역(Frequency Response, 주파수응답)이라는 의미는 스피커가 재생할 수 있는 음역을 표기한 것이다. 인간의 소리에 대한 청취능력이 20Hz ~ 20kHz 라고 할 때 이 대역을 얼마나 충실히 재생해줄 수 있는가를 따져보는 것이다. 위의 사례는 최저 34Hz의 저역부터 최고 28kHz의 고역까지를 평균적인 음압으로 재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은 ±3dB라는 표시이다. 이 뜻은 이 스피커는 표시한 대역(34Hz ~ 28kHz)내의 소리를 완전히 평탄하게 재생하는 것은 아니고 ±3dB라는 편차 내에서 재생한다는 뜻이다. 스피커마다 차이는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스피커가 어느 정도의 편차는 있다. 결국 편차의 기준이 같다면 재생 주파수 대역은 넓을수록 좋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편차의 기준이 다르다면 재생주파수 대역이 더 크다고 해서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예컨대 ‘40Hz~20kHz ±6dB’와  ‘45Hz~18kHz ±3dB'는 양쪽의 편차의 기준이 다르니 반드시 전자가 더 좋다고 말할 수 없다.

 

한편 재생주파수 대역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은 자신의 환경과 스피커의 저역특성이다. 즉 스피커의 저역이 좋다고 하더라도 청취공간의 크기 따라 재생 가능한 저역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소리’는 1초에 340m, 즉 음속으로 전달이 되므로, 특정 주파수 소리의 파장은 ‘340m ÷ 주파수’가 된다. 그런데 특정 주파수의 소리를 인식하려면 최소한 파장의 절반에 해당되는 거리가 확보되어야 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소재로 된, 직육면체의 텅 빈 시청공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340m÷청취공간거리÷2’를 계산하면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저역의 주파수를 알 수 있다. 만일 스피커와의 청취거리가 4미터라면 최저 하한의 주파수는 42.5hz 가 되며, 이 이하의 주파수는 스피커에서 나오긴 하겠지만 벽에서 반사된 소리와 겹쳐지면서 부정확해진다는 의미이다. 앞의 사례에서 34hz의 저역이라면 파이프 오르간의 최저역과 비슷한데, 이 소리를 들으려면 최소 5m~10m 정도의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결론적으로 재생주파수 대역은 방의 크기와 저역 특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스펙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허용입력, 권장앰프출력(Power Handling)


많은 사람들이 대표적으로 잘못 알고 있는 스펙 중 하나가 허용입력 또는 권장앰프출력이다. 본래 이 의미는 ‘앰프에서 나온 신호(출력)를 보내주었을 때 스피커가 왜곡 없이 재생해줄 수 있는 한계’ 라는 의미이다. 즉 어떤 스피커의 허용입력이 100와트라고 할 때, 100와트 이상의 신호가 앰프로부터 연속적으로 유입이 되면 스피커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위의 스피커의 경우 50와트 ~ 1,000와트가 권장앰프출력으로 표기가 되어 있는데 이 경우 1000와트 이상의 출력이 앰프로부터 유입이 되어야 스피커가 망가진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결국 허용입력이 크다는 의미는 튼튼하게 만들어졌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튼튼하다고 해서 소리가 좋다는 보장은 없기에, 이 허용 입력으로 스피커를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와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허용입력이 100와트인 스피커에 200와트 짜리 앰프는 매칭이 가능한가?’이다. 이것은 현실적으로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 이유는 앰프에서 표기되는 출력은 ‘최대’ 기준이기 때문이다. 앞서 ‘음압’ 부분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90dB의 음압을 가진 스피커라면 1와트만 유입이 되더라도 매우 큰 소리가 난다.


만일 100와트의 출력이 스피커로 들어오는 경우라면 아마 이웃이 찾아와서 항의할 정도로 매우 큰 소리가 날 것이다. 따라서 최대 출력을 내어줄 정도로 앰프를 사용하는 경우는 가정에서는 사실상 없다. 유의하셔야 될 점은 앰프의 최대 출력이 오히려 작은 경우 스피커가 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앰프는 최대 출력 이상으로 작동을 하게 되면 클리핑(Clipping)이라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 때 전기적으로 이상한 신호가 스피커로 들어가서 유닛을 파손시킬 수 있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재 대부분의 앰프와 스피커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참고사항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이다. 

 

 

 

임피던스(Impedance)

스피커에는 8옴이니 4옴이니 하는 임피던스(Impedance) 라는 용어가 붙어 다닌다. 임피던스 혹은 공칭임피던스라고 하는데, 그 정확한 의미는 전공자가 아니라면 이해하기가 어렵다. 대략 설명하면 직류의 저항에 해당되는 교류의 개념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래서 보통 옴(Ohm)으로 표기를 한다. 임피던스가 중요한 이유는 역시 앰프와의 관계를 고려해야 되기 때문이다. 실제 스피커의 임피던스가 앰프를 설계할 때 가정한 스피커의 임피던스 보다 높으면 앰프는 그 만큼 수월하게 작동을 하지만 앰프의 출력은 낮아지게 된다. 반대가 되면 앰프가 부담은 커지나, 출력을 올라가게 된다.

 

앰프의 출력은 옴의 법칙을 따라 스피커의 임피던스에 대체로 반비례하게 된다. 만일 이상적인 앰프가 있다면 앰프 출력과 스피커의 임피던스는 정확히 반비례할 것이다. 이 관계를 간단히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8옴 기준 최대 출력 100와트의 앰프라고 하더라도 스피커의 임피던스가 절반으로 떨어지면 앰프는 두 배의 출력을 내어준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문제는 스피커의 임피던스가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라 재생 주파수 대역(음악)에 따라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즉 앞서의 스펙에서 8옴(최저 3.5옴)이라고 표기 되어 있는 이유는 ‘특정대역기준 혹은 평균적인 임피던스는 8옴이지만 주파수에 따라 최저 3.5옴으로 변한다’ 라는 의미이다. 이 수치가 중요한 이유는 스피커의 임피던스가 지나치게 낮으면 앰프에 과부하가 걸려서 망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피커는 4~8옴의 임피던스를 가지고 있고, 앰프도 4~8옴의 스피커를 기준으로 제작하고 있으니 크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드물지만 최저 임피던스가 1옴 이하까지 떨어지는 스피커가 있는데 이런 스피커는 전원부가 튼튼한 앰프와 매칭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극성, 위상(Polarity, Phase)

오디오를 처음 장만하시는 분들이 난감해 하는 부분이 스피커를 어떻게 연결할지 몰라서 애를 태우는 경우이다. 생각보다 연결하는 방법은 매우 쉬워서 사용설명서를 따라 하면 큰 문제는 없다. 단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 바로 극성이다. 스피커 뒷면을 보면 연결해야 하는 단자가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붉은색, 다른 하나는 검은색으로 표기되어 있다. 보통 붉은색은 (+)로 검은색은 (-) 로 표기한다.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앰프와 스피커를 연결할 때 같은 색끼리 연결하면 된다. 문제는 실수로 바꾸어서 연결할 때이다. 연결이 바뀐다고 앰프나 스피커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연결이 제대로 되었다면 스피커 사이의 한가운데에서  가수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듯 느껴지고, 오케스트라 연주라면 관악, 현악 파트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금방 파악이 된다. 그러나 스피커와 앰프의 극성을 반대로 연결하면 뒤죽박죽이 되니,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스피커를 고르는 방법

기왕이면 좋은 가격에 좋은 스피커를 선택하려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물론 비싼 스피커가 좋을 가능성은 높지만 그 스피커가 여러분이 직접 설치할 공간에서도 좋은 음질을 제공해준다는 보장은 없다. 위에서 열거한 스펙은 가장 기본적인 참고사항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귀로 직접 들어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모양이나 스타일은 잠시 접어두고 본인의 귀로 가장 좋게 들리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이 때 몇 가지 참고할 만한 사항을 적어보도록 한다.

 

1. 평소에 즐겨 듣는 음반을 꼭 가지고 가서 들어본다. 가급적 보컬이 좋은데 이유는 인간의 육성은 주로 중역에 해당되며 대부분 음악에서 재생되는 소리는 이 대역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2. 저역이 쿵쾅거리거나 고역이 너무 화려한 스피커는 피한다. 저역, 중역, 고역이 피라미드형, 즉 아래로 갈수록 양감이 늘어나는 느낌의 스피커가 무난하고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3. 피아노 음을 들을 때 피아노의 타건 소리가 명징하게 들리지 않고 둔탁한 느낌이 나는 스피커는 피한다.


4. 현악 재생 시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구분이 되는지, 너무 거칠게 나오지 않는지 들어본다.

 

5. 파이프 오르간의 낮은 음이 느껴지고, 킥 드럼 같은 베이스 악기 소리가 또렷이 들리는지 확인해본다.

 

6. 처음부터 좋은 소리를 내어주는 스피커는 없다. 꾸준히 애정을 가지고 들어줘야 한다.

 

7. 자신의 공간에 맞는 스피커를 고르자. 방의 크기가 작다면 지나치게 저역에 욕심을 내지 말고 작은 북쉘프를 선택한다. 이때 스탠드는 필수이다.

 

8. 모든 장르를 만족시켜주고 완벽한 스펙을 자랑하는 스피커는 없다. 자신의 취향을 한껏 고려하자.

 

 

 

과도한 욕심보다는 자신에게 맞게

스피커는 다른 오디오 컴포넌트와는 다르게 기술적 진보가 매우 더디다고 한다. 물론 오랜 기간 동안 신소재의 개발이나 새로운 이론들이 발전으로 변화가 있어 왔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큰 변함이 없다. 그래서 더욱 선택하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욕심을 내지 말고 자신에게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스피커를 선택한 후 일단 들어보기 바란다.

 

 

 

신동휴 / 오디오평론가
경영학 박사이며, <월간 오디오>, <스테레오뮤직>, <오디오와 레코드> 등에서 오디오 평론가로 활동했다. 현재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 겸임교수이다.

이미지 TOPIC / corbis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lassical/audioguide/2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