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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입문가이드

[스크랩] 앰프의 종류

minjpm 2010. 3. 19. 09:03

무작정 ‘좋은 앰프’를 찾는 일은 오디오 생활을 혼란스럽게 하는 주범으로서, 즐거워야 할 음악감상을 초장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만든다. 가격이 비싸거나 싸다는 이유로, 혹은 모양새로 짐작해서 특정 앰프의 음질을 단정한다면 스피커와의 조화는 대부분 멋지게 빗나갈 것이다. 앰프는 어떤 경우에도 스피커와 함수관계에 있는 상대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멋들어진 디자인과 촉감을 맛보는 순간부터 자신도 모르게 ‘이 앰프는 좋은 소리를 내줄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들기 쉽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앰프 자신’이 아닌 스피커와의 조화를 위한 앰프의 조건을 살펴보기로 한다. 여기서 말하는 앰프란 신구형 및 가격고하를 막론하고 진공관 및 트랜지스터, 혹은 하이브리드 설계로 된, 일반적으로 음악감상에 사용되는 하이파이앰프들을 대상으로 한다.

 

 

 

앰프의 기능/형태에 따른 분류


앰프는 시대와 용도에 따라, 조금씩 형태와 구조를 달리해왔다. 보다 현장음에 접근하기 위해 기능이 다소간 축소되기도 하고, 특히 디지털이 주류로 등장하면서 직간접적인 변화를 크게 맞이하게 되었다.


1. 인티(integrated)앰프
전체 기능을 한 개의 바디로 설계한 일체형 앰프. 일반적으로 말하는 ‘앰프’가 해당된다. 분리형과 비교하면 조합의 재미라든가 대출력에의 한계 등 취미성에 있어서는 다소간의 제약이 있는 반면, 별도의 비용 지출이나 번거로움 없이 음악에만 몰입하기에 알맞다. 분리형의 성능을 하나의 바디에 구현시킨 심플한 인티앰프들도 출시되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높은 가격을 요구한다.

 

2. 리시버(receiver)
인티앰프에 튜너(라디오) 기능을 추가한 제품. 원래는 70-80년대 라디오와 LP가 주력 소스이던 시절에 표준이 되던 앰프의 형태였지만, 음질을 위해 기능을 축소시킨 하이파이앰프들이 등장함에 따라, 90년대 이후에는 멀티채널 칩을 탑재한 다기능 앰프로 변신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영화감상용’ 입체음향을 특화시킨 앰프로 널리 활약을 하게 되었고, 상급기로 가면 영화 관련 기능의 확장과 더불어 음악감상 관련 기능도 충실해진다.

 

3. 분리형(separate) 앰프
프리앰프와 파워(메인)앰프를 분리한 구성. 오디오의 취미성이 심화됨에 따라 자리잡은 형태이다. 프리앰프는 재생소스를 선택하고 볼륨을 통해 음량을 조절하거나 음색을 조절하는 등의 ‘콘트롤’ 기능을 하고, 파워앰프는 이 신호를 스피커를 구동할 수 있는 크기로 확장시키는 ‘증폭’ 기능을 담당한다. 대량의 전류와 높은 전압이 걸리는 파워앰프에서 미세 신호를 콘트롤하는 프리앰프의 입력단을 분리시킴으로써 대출력 설계시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고, 프리-파워 앰프간의 다양한 조합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반면에 이 둘을 연결시키는 케이블에 대한 비용과 별도의 두 개의 앰프를 효율적으로 접속시키기 위한 설계, 그리고 사용자의 적절한 기기선정 등이 관건이다.

 

 

 

 

앰프의 구동방식


앰프는 증폭을 하는 방식에 따라 몇 종류로 구분된다. 동시대에 다양한 방식이 혼용되고 있기도 하지만, 사실은 시대에 따라 새로운 방식이 개발되면서 트랜드가 변화하곤 했다. 초심자의 경우 아직 이해가 어려울 수도, 굳이 알 필요가 없을 수도 있지만, 증폭방식을 두고 오해와 편견이 빈번한 관계로 어차피 한번은 거쳐야 할 내용이다.

 

1. A클래스
A급(클래스) 증폭이란 교류신호의 특성상 +, - 신호로 구성된 소스 신호를 인위적으로 모두 ‘+’ 로 인식시켜서 일괄 증폭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 소스 신호와 상관없이 + 로 들어올리는 바이어스(bias) 전압을 항상 걸어 놓게 된다. +, - 신호를 별도로 증폭하는 트랜지스터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방식으로서, 특히 +, - 가 빈번히 교차하는 고역 쪽으로 갈수록 매끄러운 재생이 돋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항상 전압이 걸리는 설계로 열이 많이 난다는 점과, 고출력으로 설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좀더 쉽게 설명하자면, 커피잔을 데우기 위해 컵에 항상 뜨거운 물이 넘쳐 흐르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르겠다. 언제 사용해도 최상의 향을 즐길 수 있지만 물의 낭비가 심하고 컵이 열에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해야 한다.

 

2. B클래스
효율을 중시한 보편적인 앰프의 증폭방식으로서 교류의 +, - 신호를 별도로 증폭한 다음 합쳐서 최종 출력하는 방식이다. 소스 신호가 없으면 전류가 흐르지 않으며 신호가 유입되었을 때 작동한다. +와 – 신호의 상호 전환시에 순간 다른 트랜지스터가 작동하는 방식이라서 A클래스 방식에 비해 원칙적으로 유연한 느낌이 떨어진다. 하지만 설계방식에 따라서는 이런 스위칭 왜곡을 크게 의식하지 못하는 훌륭한 B클래스 증폭 앰프들도 있다. 평소에 차가운 컵을 커피를 마실 때만 데우는 경우라서 사전에 데워놓은 컵에 비해 향이 덜할 수 있지만, 뜨거운 물을 아낄 수 있고 쉽게 뜨거워지는 소재의 컵을 사용한다거나 해서 향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도 있다.

 

3. AB클래스
문자 그대로 A클래스와 B클래스의 장점을 절충한 방식이다. 기본적으로는 +, - 신호를 별도로 증폭하는 B클래스 방식이지만, 바이어스 전압을 낮게 걸어서 특정 출력까지는 A클래스처럼 작동하게 한다.


 

 

시간이 갈수록 상당수의 앰프들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서 하이파이앰프에서 가장 흔한 방식이다. 보통 A클래스 증폭이라고 하는 앰프도 자세히 살펴보면 AB클래스인 경우가 많다. 컵에 비유하자면 뜨거운 물을 항상 흐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채워 넣었다가 식을 때쯤 다시 채워 넣는 방식으로 비용 대비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 되겠다.


4. D클래스
형광등처럼 전류의 흐름과 차단을 매우 빠른 속도로 반복해서 전압신호를 출력하는 방식이다. 흐름과 차단의 비율을 변화시켜서 특정 전압을 얻는다. 디지털소스가 일반화되면서 부각되기 시작한 방식인데 고주파특성이 고급스럽지 못해서 원래는 산업용에만 한정되어 사용되던 방식이었으나, 이 역시 끊임없는 기술개발의 시도를 통해서 이미 하이엔드 앰프들에서 활약하며 빠른 속도로 음질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작고 가벼우며 원칙적으로 열이 발생하지 않는 방식이라서 전화기나 핸드폰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이미 서브우퍼의 내장앰프에도 사용되고 있지만 장차 일반 액티브 스피커의 영역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이 예상된다. 컵의 경우에는, 컵에 뜨거운 물을 약간만 부어서 빠른 속도로 회전시키면 적은 양의 물로도 컵 전체를 데울 수 있는 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앰프가 스피커에 미치는 영향

공간의 크기가 일정하다고 했을 때, 앰프의 출력에 따른 소리의 크기는 스피커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스피커’편에서 살펴 보았듯이 스피커의 음압(또는 능률: dB 단위로 표기)이 관여하는 부분이다. 스피커의 음압이 동일한 경우, 앰프가 내는 출력이 높을수록 큰 소리를 들려줄 것이다. 하지만, 앞장에서 보았듯이 출력이 높다고 해서 만능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스피커에 적합한 앰프의 스펙이 있을 뿐이다. 오히려 고능률 스피커가 고출력앰프를 만나면 귀를 피곤하게 할 수도 있다.

 

정해진 건 아니지만, 보통 스피커의 음압이 85dB 이상이라면 앰프의 출력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 이하가 되면 음악을 듣기에 음량이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고, 박진감이 떨어진다던가, 저역과 고역의 조화가 깨지는 등의 좀더 복잡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특별한 앰프를 선별할 필요가 있다. 스피커에 따라 다르지만, 출력이 높아야 할 경우가 있고, 전원부가 특별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 다음은 앰프에 따른 음색의 변화이다. 어떤 스피커와 앰프를 연결시켜도 일정한 소리는 난다. 하지만 음원에 실려있는 독특한 음색이야말로 우리가 오디오에서 궁극적으로 듣고자 하는 고급의 매력포인트가 될 것이다. 음색은 스피커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냐고 한다면, 그 스피커가 고유의 음색을 내기 위해서는 그에 정교하게 들어맞는 앰프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제시 노만’이 [부활] 4악장에서 말러의 주문대로 ‘엄숙하면서도 꾸밈없이’ 읊조리는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면 좀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앰프가 미세한 신호의 변화에 정확히 반응해서 스피커를 동작시켰을 때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이다.

 

 

 

앰프선택의 포인트

오디오연감을 보면 현역기들을 기준으로 대략 1000종이 넘는 앰프들이 활동하고 있다. 스피커의 숫자 또한 비슷한 상황이다. 그리고 그 숫자는 점점 더 늘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신제품이 늘어가는 속도에 비해 과거의 제품들은 서서히 사라져 가기 때문이다. 오디오 초보자가 이 많은 조합 중에서 어려움 없이 제 짝을 선별해낼 수 있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최소한 앰프를 고를 시점에서 스피커는 어떻게든 결정되어 그 소리를 파악하고 있을 수록 바람직하다. 스피커는 마치 온도계처럼 앰프를 반영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원칙만 기억하고 있어도 앰프를 고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음악을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절반 이상이 해결된다. 이 작업을 대수롭지 않다거나 번거롭다고 생각한다면, 그로 인한 폐단은 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끊이지 않는다. 종종 용기를 내어 값비싼 기기가 즐비한 오디오매장에 들어가면 보통은 매장직원이 틀어주는 음악을 듣게 된다.


 

평소 잘 아는 음악이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그 소리에 매혹되기 쉽다. 오디오 초보일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기기에 최적화된 뛰어난 음원일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매장직원의 트릭이라기보다는 기준이 빈약한 시청이 흔히 만들어내는 환상의 한 예이다. 다른 사람의 시스템을 들을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다시 말하지만,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음악을 들었을 경우에야 비로소 지금 듣고 있는 소리에 대한 무언가가 샘솟기 시작할 것이다. 자신이 결정해놓은 스피커에 앰프를 연결해서 그 곡을 들어보라. 그 소리가 바로 앰프의 소리라고 보면 거의 틀림이 없다. 그 소리를 가장 좋게 들려주는 앰프를 찾아내는 시간과 방법은 본인의 몫이다.

 

 

 

자신이 잘 아는 음악과 스피커로 앰프를 분별해야

앰프는 스피커의 부속물로 출발해서 오디오 시스템의 한복판에 위치하며 전후(前後)질서를 유지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오디오의 역사를 앞서는 전자산업의 현 주소와 같은 존재로서, 다양한 기술적 발전에 따라 선택의 어려움도 그만큼 커져 있다. 이에 따라 사용자에게는 스피커와의 상관관계와 용도에 맞는 선택이 요구된다. 고급의 앰프들 또한 이러한 원리와 절차들에 기반할 때 본연의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오승영 / 오디오 평론가, 전 <스테레오뮤직> 편집장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폴리그램, EMI, 소니뮤직, 유니버설 뮤직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했으며, <스테레오뮤직> 발행인 겸 편집장을 지냈다. 현재 연세대학교 미디어아트 연구소 객원연구원 및 강사이다.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lassical/audioguide/2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