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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만유인력의 법칙 - 역제곱의 법칙

minjpm 2010. 5. 7. 13:28

사과는 인류의 문명사에서 가장 중요한 과일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것도 사과 때문이었고,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도 사과와 관계가 있다. (그래서 댄 브라운의 유명한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도 사과는 중요한 키워드였다.) 현대적인 개념의 전자계산기 이론을 처음으로 정초한 영국의 앨런 튜링은 독이 든 사과를 베어 물고 생을 마감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유명한 애플사의 로고도 사과다. 오른쪽 귀퉁이를 베어 문 듯한 그 문양이 혹시 튜링이 베어 문 사과가 아닌가라는 얘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뉴턴이 만유인력을 착안했다?

널리 알려진 일화에 따르면 뉴턴은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는 어려우며,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만 보고서 대발견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뉴턴의 만유인력은 중력에 대한 법칙이다. 중력은 질량이 있는 두 물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중력이라는 용어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풀이가 나온다.

 

 

국어사전에서는 중력을 “지구 위의 물체가 지구로부터 받는 힘, 지구 위의 물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과 지구 자전(自轉)에 의한 구심력을 합한 인력”이라고 되어 있지만, 물리학에서 중력(gravity)이라고 하면 대개 질량이 있는 물체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을 뜻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지구 자전 효과 등은 고려하지 않고, 순전히 질량에 의한 힘만을 생각하기로 한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중력을 정량적이고 수학적으로 설명하였다

뉴턴이 위대한 과학자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중력을 정량적이고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즉, 뉴턴에 의하면 질량이 있는 두 물체 사이의 중력은 각 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두 물체의 떨어진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수학적으로는 아래와 같이 표현한다.

 

 

여기서 M과 m은 각 물체의 질량이고 r은 두 물체 사이의 거리이며, G는 뉴턴이 식을 발표할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은 상수로서 뉴턴의 이름을 따 뉴턴상수로 불린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1687년에 발표된 뉴턴의 역작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프린키피아)] 3권에 수록되어 있다. 뉴턴상수는 아래와 같이 아주 작은 숫자이다.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르면, 질량을 가진 두 물체는 서로 잡아당기는
힘을 받는다. <출처 : Dna Dennis at en.wikipedia.com>

 

힘의 단위를 N(뉴턴), 길이의 단위를 m(미터), 질량의 단위를 kg(킬로그램)으로 쟀을 때 뉴턴상수의 값은 위와 같다. 뉴턴 시절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1798년에 영국의 물리학자 캐번디시가 실험적으로 정하였다.

 

 

역제곱의 법칙 : 어떤 물리량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

달 표면에서의 중력은 지구의 1/6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달에 간 우주인들의 동작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만유인력의 가장 큰 특징은 중력이 두 물체 사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점이다. 물리학에서는 이처럼 어떤 물리량이 거리의 제곱이 반비례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를 역제곱의 법칙(inverse square law)이라고 부른다. 뉴턴은 [프린키피아] 1권에서 행성이 역제곱의 힘을 받는다는 가정하에 케플러의 세 가지 법칙을 유도했다. 또한 힘이 정확하게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면 그 궤도는 닫힌 궤도임을 쉽게 보일 수 있다.

 

그렇다면 중력은 왜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할까? 중력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큼직하고 둥근 사과를 하나 준비하자. 이 사과의 중심을 향해 가늘고 기다란 바늘을 여러 개 꽂는다. 바늘은 최대한 많이, 사과 표면에 고루 꽂을수록 좋다. 단, 모든 바늘은 사과의 중심을 향하도록 꽂아야 한다. 아마도 여러분의 사과는 고슴도치가 바늘을 곧추세우고 자기 몸을 둥그렇게 만 것과 비슷해 보일 것이다.

 

사과를 지구라고 생각하면, 지구가 자기 주변에 미치는 중력은 여러분이 꽂은 바늘과 같이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그래서 바늘이 촘촘할수록 중력은 더 세진다. 만약 여러분이 지구가 아닌 달의 중력을 표현하려고 한다면 바늘의 개수를 1/6로 줄이면 된다. (달의 반지름은 지구의 약 27%, 질량은 1.2%이므로 만유인력의 법칙을 이용하면 달 표면에서의 중력은 지구 표면에서보다 1/6의 값을 갖는다.)

 

이제 사과보다 두 배 정도 되는 투명한 공이 바늘이 꽂힌 사과를 감싸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투명구와 사과의 중심을 잘 맞추면 사과에 꽂힌 바늘은 투명구를 뚫고 여전히 방사형으로 뻗어나갈 것이다. 그러나 사과 표면과 투명구의 표면을 비교하면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즉, 바늘이 사과 표면에 훨씬 더 촘촘히 박혀있다. 이것을 좀 더 정량적으로 말하자면, 사과 표면의 단위면적당 꽂혀 있는 바늘의 개수는 투명구 표면의 단위면적당 꽂혀 있는 바늘의 개수보다 많다. 그러니까, 사과 표면에서의 중력이 투명구 표면에서의 중력보다 더 세다. 그리고 바늘이 많은 정도는 정확하게 사과 표면의 넓이가 투명구의 표면적보다 작은 정도이다. 투명구는 사과보다 반지름이 두 배가 크기 때문에 그 표면적은 네 배 넓다. 달리 말하면 같은 넓이를 뚫고 지나가는 바늘의 개수는 네 배 적다. 이로부터 우리는 중심에서 두 배 멀어지면 중력은 네 배 줄어듦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역제곱의 법칙이다.

 

역제곱의 법칙, S에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단위 면적을 지나가는 선의 개수가 줄어든다.
이때 줄어드는 비율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만유인력이란 질량이 있으면 보편적으로 이 힘이 작용한다는 의미

뉴턴의 중력이론은 만유인력(universal law of gravitation)으로도 불린다. 만유인력이란 질량이 있으면 그 어떤 물체이든 모든 물체에 보편적으로 이 힘이 작용한다는 뜻이다. 중세의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세계관에서는 천상의 행성과 별들을 지배하는 자연법칙과 지상의 물체들에 적용되는 자연법칙이 달랐다. 천상은 완벽한 세계여서 그 속을 운행하는 별과 행성은 완벽한 원운동을 영원히 지속한다. 반면 지상의 추한 세계에서는 모든 물체가 힘을 추동하는 동인이 끊임없이 접촉하지 않으면 운동을 멈춘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뉴턴은 사과를 충분히 세게 던지면 지구가 당기는 힘을 이기고 달과 마찬가지로 지구 주변을 궤도 운동할 수 있다고 추론했다. 반대로 지구 주변을 도는 달 또한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와 근본적으로 똑같이 지구를 향해 (영원히) 낙하운동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즉, 천상의 질서와 지상의 질서가 뉴턴의 법칙을 통해 하나로 통합된 것이다. 더는 아리스토텔레스식으로 천상의 자연법칙과 지상의 자연법칙이 나누어지지 않아도 된다. 질량이 있는 물체들 사이에 단 하나의 ‘보편법칙’, 즉 만유인력만 있으면 충분했다. 여기에 ‘만유’인력의 중요한 의의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뉴턴 역학은 기본적으로 크기가 무한히 작은 점 입자에 대한 이론이다. 하지만 지구나 태양은 3차원 공간에 질량이 퍼져 분포해 있다. 서울 한복판에 서 있는 홍길동에게 미치는 지구의 중력을 생각해 보자. 지구는 수많은 물질이 구형으로 뭉쳐져 있으므로 지구를 이루는 모든 질량요소가 홍길동에게 중력을 미친다. 멀리 부산에 있는 돌덩이, 바다 건너 일본열도, 지구 반대편 브라질, 태평양의 모든 물, 그리고 지표면 속의 모든 물질이 홍길동에게 중력을 미친다. 이 모든 요소를 다 합치면 어떻게 될까? 놀랍게도 지구의 모든 질량이 지구 중심에 점 입자로 집중되어 홍길동에게 중력을 미칠 때와 완전히 똑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이는 지구-태양의 경우에도 성립하며, 질량이 구형대칭으로 분포해 있는 물체에 대해서 항상 성립하는 성질이다. 뉴턴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동안 무척 고민을 했다고 전해진다. 후대의 수학자인 독일의 가우스는 이 성질을 수학적으로 간단하게 정리했는데, 이를 가우스 법칙이라고 부른다.

 

 

만유인력의 법칙으로는 수성의 근일점 이동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뉴턴의 중력이론인 만유인력의 법칙은 200년 이상 아무런 의심 없이 천상과 지상계를 지배하는 법칙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만유인력에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먼저, 만유인력은 천체운동을 지배하는 근원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즉 중력)을 주기는 했지만, 그 중력이 왜(why) 그리고 어떻게(how)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주지 못했다. 만유인력은 원격작용의 힘이다.

 

즉 질량이 있는 두 물체 사이에 힘을 매개하는 그 어떤 것도 없다. 이는 마치 해리포터가 마술봉을 휘두르면 상대방에게 그 효과가 즉각 나타나는 것과도 같다. 뉴턴 자신도 이 대목을 무척 실망스럽게 여겼다고 한다.

 

이론이 가진 내적인 문제 말고도 관측적인 사실도 만유인력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예가 수성의 근일점 이동이었다. 행성은 태양을 하나의 초점으로 하는 타원 궤도를 돌기 때문에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이 있다. 이 점을 근일점이라고 한다. 만약 태양-행성을 지배하는 힘이 만유인력처럼 정확하게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면 그 궤도는 닫힌 궤도이기 때문에 행성의 근일점이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만유인력의 법칙에 의하면 수성은 태양 주변을 닫힌 궤도로 돌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 관측결과 수성의 근일점은 조금씩 움직이고 있고,
만유인력의 법칙으로는 이 사실을 설명하지 못한다.

 

그러나 관측에 의하면 수성의 근일점은 1세기에 5,600초(1초는 각도 1도의 3,600분의 1)정도 이동한다. 이 사실은 오래전부터 꽤 잘 알려졌었다. 이 중에서 지구 지축의 세차운동에 의한 효과가 약 5,026초, 태양계 다른 행성의 중력효과가 약 531초였다. 나머지 43초는 그 이유를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수성의 근일점 이동 문제는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으로 해결하였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인슈타인이었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 완성한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만유인력의 이론적 실험적 한계를 모두 해결했다. 먼저,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중력을 시공간 기하의 휘어짐으로 설명한다. 즉, 시공간에 질량이 있으면 그 때문에 주변의 시공간이 휘어지고 그 효과가 점점 퍼져 나가 다른 물체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중력에 대한 ‘어떻게(how)’의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또한 일반상대론의 등가 원리는 중력이라는 힘이 자연에 왜 존재하는가를 설명한다. 등가 원리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언제나 체험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우리는 몸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그러다가 올라가기를 멈추는 즈음에는 몸무게가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이는 엘리베이터가 어떻게 가속되는가에 따른 관성력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엘리베이터가 위로 가속되는지, 그래서 아래쪽으로 관성력이 작용하여 우리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지, 혹은 지구의 질량이 갑자기 무거워져서 우리 몸이 무거워졌는지를 구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등가 원리다. 가속하는 좌표계에는 없던 힘(관성력)이 생기는데, 이 효과를 그 좌표계에서 설명하기 위해서는 중력이라는 힘이 필요하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 11월25일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을 담은 자신의 장(field) 방정식을 완성하기 일주일 전인 11월18일 발표한 논문에서, 자신의 새로운 중력이론이 수성의 근일점 이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계산결과를 내놓았다. 그 결과는 놀랍게도 1세기에 43초였다!

 

 

중력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력을 열역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보인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20세기 말엽인 1998년과 1999년에는 덧차원 이론이 나오면서 중력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다. 만약 3차원 이상의 덧차원이 있다면 만유인력을 수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실험적으로 만유인력은 밀리미터 단위까지 역제곱 법칙이 성립함이 확인되었다. 그 이하 단위에서 중력이 만유인력과 달라진다면 덧차원이 유력한 후보로 부상할 것이다.

 

중력은 뉴턴 시절 이래로 자연의 가장 근본적인 힘 가운데 하나로 여겨져 왔다. 그러다가 1970년대 스티븐 호킹과 제이콥 베켄슈타인, 그리고 1995년 시어도어 제이콥슨 등은 중력을 열역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보였다.

 

급기야 2010년 1월 네덜란드의 저명한 물리학자인 에릭 베를린데는 중력이 엔트로피의 차이 때문에 생기는 열역학적 힘으로 기술된다는 대담한 주장을 내놓아 학계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종필 / 연세대 물리 및 응용물리 사업단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입자물리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 물리 및 응용물리 사업단의 연구원이다. 저서로는 [신의 입자를 찾아서], [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가 있고, 역서로는 [최종이론의 꿈]이 있다.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science/physics/2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