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정복하기 힘든 미개척지는 의외로 인간의 뇌 깊숙한 곳에 있습니다. 주름 잡힌 회색의 뇌 안에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고 사물을 보는 힘을 주는 우주의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최근 뇌의 비밀을 밝히는 열쇠로 주목 받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음악입니다. 가수 겸 프로듀서로 활약하던 다니엘 레비틴은 음악에 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30대에 신경 과학자가 되었습니다. 캐나다 몬트리올 소재 맥길 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음악과 뇌의 관계를 연구하며 베스트셀러 2권을 쓰고, 수백 장의 뇌 스캔 사진을 모았습니다. 음악적 요소에 따른 뇌의 변화를 다각도로 연구했지만 음악가의 뇌를 직접 연구할 기회가 없었던 그가 이제 독특한 음색에 새로운 시도를 즐기는 작곡가이자 목표 달성을 위해 모험도 불사하는 뮤지션 스팅을 만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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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인지적 산물
음악과 뇌에 관한 레비틴의 저서를 읽은 스팅은 인간 실험쥐가 되길 자청했고 록 스타 뇌의 신비를 밝히기 위해 fMRI 기계 안에서 뇌 영상을 찍었습니다. 음악은 실존하지 않는 것으로 뇌의 활동이 빚어낸 산물입니다. 하나의 음은 공기를 진동시키며 이동해 귓속의 고막을 두드립니다. 고막의 진동은 내이에서 뇌파로 전환돼 신경 계통을 따라 멜로디나 음의 높낮이를 분석하는 뇌 영역으로 전달됩니다. 이런 요소를 다시 통일된 체계로 취합하면 음악이 됩니다. 즉, 뇌에서 음의 단편적 요소를 분석하고 통합해 만든 인지적 산물이 음악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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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음악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캘리포니아 대학의 신경과학자인 페트르 재너터 부교수는 뇌가 인간 행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합니다. 특히 음악과 몸의 움직임 및 감정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그는 피실험자에게 뇌파와 몸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장치를 씌우고 파장이나 높낮이를 비교하여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분석합니다. 실험 결과, 몸의 움직임을 자극하는 흥겨운 음악일수록 즐거움을 담당하는 뇌 영역을 활성화시키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 호르몬인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했습니다. 음악을 이용해 원하는 감정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똑같은 영향을 미치는 한 가지 음악은 없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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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기억에 꼬리표를 붙이는 음악
누구나 특정 음악을 들으면 과거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는 뇌에서 음악을 이용해 기억을 각인시키기 때문입니다. 레비틴 교수는 뇌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건에 일종의 꼬리표를 부착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음악은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 구실을 하므로 격한 감정의 변화가 일어나면 그 기억을 음악적 요소로 만들어 꼬리표를 붙여 놓는 다는 것입니다. 10대 시절의 기억이 특히 많은데 그 나이 때는 음악 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 등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퀸스 대학의 심리학과 명예교수인 롤라 커디 박사는 알츠하이머 환자를 상대로 음악적인 기억력을 연구 중입니다. 그녀는 건강한 노인은 음악과 관련된 기억이나 분석력 테스트에서 상당히 성적이 좋았다고 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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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동조화 현상
음악은 동조화 현상도 야기합니다. 뇌에서 리듬의 힘을 빌려 감정뿐 아니라 행동도 이끌어 냅니다. 인간은 음악에 맞춰 행동할 줄 아는 유일한 동물입니다. 침팬지나 코끼리가 막대로 장단을 맞추기도 하지만 같은 무리의 일원이 동조하면서 함께 박자를 맞추지는 못합니다. 인간은 음악에 동조하는 능력을 선천적으로 타고났습니다. 이것에는 음악을 통해 집단 공동체의 결속을 다져 생존 기회를 높이려는 진화적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페트르는 인간의 내재된 본능을 자극해 집단을 한마음으로 묶어 줌으로써 대중의 일체감을 이끌어 내는 최고의 매개체는 음악이라고 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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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과학적 사실과 예술가의 영감
몇 달 후 스팅은 레비틴의 연구소에 들러 뇌 연구 결과를 알아보았습니다. 흥미롭게도 작곡 도중 그가 리듬에 집중할 때 그의 미상핵 부분이 활성화 되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감정의 변화에 대처하여 신체 움직임을 전략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합니다. 리듬을 생각하자 뇌에서 무의식적으로 몸의 움직임을 상상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스팅은 작곡을 할 때 머릿속에서 메트로놈이 똑딱대거나 발로 박자를 맞추는 상상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작곡을 하거나 가사를 생각할 때 두뇌의 시각적 영역이 크게 활성화되었습니다. 레비틴 교수는 음악적 성숙도가 높아지면 좌우 뇌 활용이 자유로워진다고 이야기합니다. 레비틴이 뇌 영상을 토대로 실험 결과를 설명해 주자 스팅은 뜻밖으로 몹시 불편해진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계속 듣다 보니 섬뜩하네요. 뇌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너무 세밀히 알면 오히려 음악을 못할 거 같아요.” | |
우리 주변의 세계에 대해 잘 알면 더 즐길 수 있고 음악과 뇌의 연구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 레비틴의 설명입니다. 뇌 영상 촬영은 고도의 과학적 성과며 검증 작업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과학적 사실도 음악을 통해 영혼과 마음의 언어를 전달하는 예술가의 영감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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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science/documentary/2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