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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 CLAMP

클래식의 이해

[스크랩] 클래식 입문 - 황금빛 소리 금관악기

minjpm 2010. 5. 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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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게 빛나는 트럼펫의 찬란한 소리

호른의 풍부한 음색이 오케스트라 소리를 감싸준다면, 트럼펫은 찬란한 소리로 오케스트라에 강렬한 빛을 부여합니다. 사실 오케스트라에서 트럼펫 솔로만큼 폼 나는 것도 업습니다. 오케스트라의 트럼펫 주자가 드보르자크 [신세계 교향곡] 4악장이나 [교향곡 8번] 4악장의 팡파르를 연주할 때면 다른 단원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게 되지요. 그 밝고 화려한 세련미와 모든 소리를 뚫고 나오는 자극적인 음색으로 가슴 벅찬 환희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단연 앞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 중 개선행진곡,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 4악장과 같이 승리와 환희의 느낌을 표현할 때마다 트럼펫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요.

 

때때로 자극적인 트럼펫의 음색은 처참하고 비극적인 이미지와도 참 잘 어울립니다.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는 트럼펫의 비극성을 알아채고 그의 [교향곡 5번] 1악장을 여는 비극적인 장송 팡파르를 트럼펫으로 연주하게 합니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음색을 가진 트럼펫의 소리

 

이처럼 트럼펫은 강함, 남성다움, 용기와 관련되는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지만, 때때로 ‘비굴함’과 같은 전혀 다른 성격을 잘 표현해내기도 합니다. 라벨이 관현악으로 편곡한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중 제 6곡이 좋은 예가 되지요. ‘사무엘 골덴베르크와 시뮐레’라는 부제가 붙은 이 곡은 부유한 골덴베르크와 가난한 시뮐레의 이야기를 묘사하고 있는데, 여기서 부유하고 교만한 골덴베르크의 호령에 꼼짝 못하고 굽실거리면서 비굴한 태도를 보이는 시뮐레의 말투는 약음기 낀 트럼펫 솔로로 실감나게 표현됩니다. 약음기를 낀 트럼펫의 가냘프고 날카로운 소리는 강한 비음이 섞인 사람 목소리와 많이 닮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약음기 낀 트럼펫으로 표현된 시밀리의 선율을 듣다보면 굽실거리며 비굴하게 구는 시뮐레의 모습이 절로 떠오릅니다.

 

no 아티스트/연주  
1 드보르작 [교향곡 제8번] 4악장 도입부 - 이슈트반 케르테스, 런던 심포니오케스트라, 1963년 듣기
2 말러 [교향곡 5번] 1악장 도입부 - 브루노 발터, 뉴욕 필하모닉, 1947년 듣기
3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라벨 편곡) – 토스카니니, NBC심포니오케스트라, 1953년 듣기

 

 

 

단번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트론본과 튜바

트롬본과 튜바는 음역이 낮기 때문에 솔로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소리가 워낙 크고 개성적이어서 한 번 나왔다 하면 매우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트롬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품 가운데 로시니의 오페라 [윌리엄 텔] 서곡의 폭풍 묘사 장면은 정말 대단하지요. 격렬한 폭풍 장면을 묘사하기 위해 트롬본 연주자는 슬라이드를 바삐 움직이며 매우 빠른 음표들을 완벽하게 연주해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연주자들은 힘들지 몰라도 듣는 사람들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느끼게 됩니다. 트롬본처럼 무겁고 육중한 악기가 빠르게 움직이며 긴박감 넘치는 폭풍 장면을 연출하고 있으니 식은땀이 날 수밖에요. 현과 목관이 연주하는 하행하는 멜로디를 받아 재빠르게 위로 치솟아 오르는 트롬본의 연주를 들어보세요.

 

오케스트라 악기 중 가장 낮은 소리를 내는 튜바

 

 

no 아티스트/연주  
1 로시니 [윌리엄 텔] 서곡 중 폭풍 장면 – 토스카니니, NBC심포니오케스트라, 1953년 듣기
2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5악장 증 ‘심판의 날’ 테마 - 샤를르 뮌슈 / 보스턴 심포니오케스트라 , 1954년 듣기

 

 

튜바는 오케스트라의 기본적인 금관악기들 가운데 가장 저음을 소리내기 때문에 평소에는 점잖게 저음역의 무게중심을 잘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만, 간혹 인상적인 멜로디로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합니다. 그 대표적인 에가 바로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5악장입니다. 이 악장 중간 부분에서 튜바는 바순과 함께 ‘심판의 날’이라는 옛 평성가의 선율을 무시무시하게 연주하는데, 듣기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오래 전에 개봉된 영화 [적과의 동침]에 나와서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던 이 멜로디는 죽음과 심판을 나타내는 만큼 으스스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음침한 죽음의 냄새를 풍깁니다.

 

오케스트라 속에서 다양한 악기들이 펼치는 솔로는 때때로 스타 연주자의 독주를 듣는 것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오케스트라에선 현악기와 목관악기, 금관악기 등 여러 가지 악기들의 다양한 독주를 들을 수 있으니까요. 이제 관현악곡을 들을 때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뚫고 나오는 매혹적인 독주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그러면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각 악기들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그 음악의 의미에 새롭게 눈을 뜨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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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규 / 음악 평론가, [교향곡은 어떻게 클래식의 황제가 되었는가]의 저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및 동대학원 석사, 박사과정 수료하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부수석 및 기획홍보팀장을 역임했다. 월간 <객석> 및 <연합뉴스> 등 여러 매체에서 음악평론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의 전당, 부천필, 풍월당 등에서 클래식 음악을 강의하고 있다.

이미지 TOPIC / corbis

음원 제공 소니 뮤직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lassical/classicabc/25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