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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이해

[스크랩] 베르디 '리골레토' - 그리운 그 이름

minjpm 2010. 4. 25. 22:22

 

 

원문에 들어있는 음악을 들으시려면, 본문 맨 아래 있는 원문가기 링크로 가셔서 들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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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빼앗긴 아버지의 원한

[리골레토]는 다른 두 개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일 트로바토레]와 함께 베르디 중기의 3대 걸작으로 꼽힌다. 16세기, 북 이탈리아의 만토바이다. 방탕한 만토바 공작의 문란(紊亂)한 생활을 부추기고 충동질을 일삼는 광대이며 꼽추인 리골레토는 정신(廷臣) 모두가 혐오하는 인간이며 그를 저주하는 귀족들이 많다. 리골레토가 의도적으로 감춰두고 사는 사랑하는 딸 질다를 그의 정부(情婦)라고 오해하고 있는 정신(廷臣)들은 평소 그에 대한 보복 심리에서 그녀를 유괴하여 공작에게 상납하자고 합의하고 결행한다.

 

한편 질다는 만토바 공작의 감언이설(甘言利說)에 속아 진심으로 그를 사랑하게 된다. 리골레토는 궁지에 몰려 살인 청부업자인 스파라후칠레(Sparafucile)에게 공작을 죽여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살인 청부업자의 여동생인 맛달레나(Maddalena)도 공작을 사모하고 있어 다른 사람을 죽여서 공작을 살리려고 한다. 그들의 대화를 엿들은 질다는 자기가 대신 죽으리라고 마음먹는다. 강에 버리려고 넘겨받은 주머니 속을 열어 보고 놀라는 리골레토. 그 속에서 죽어 가는 딸의 모습에 절규(絶叫) 한다.


 

 

 

속은 것도 모르고 남자를 애타게 그리워하는 여심


만토바 공작을 가난한 학생 ‘괄티에르 말데’라고 알고 있고 그를 사모(思慕)하게 된 질다는 다음 만날 때를 꿈꾸며 [그리운 이름]을 애타게 되풀이 하지만 만토바 공작은 리골레토의 딸임을 알고 있다. 그녀의 순진함에 비해 호색한의 사랑은 일시적인 희롱에 지나지 않는다는 상황을 이 아리아는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사는 짧지만 내용은 처음과 마지막에서 “그리운 그 이름 때문에”를 되풀이 하며 사랑의 눈 뜸에서 단숨에 그 사랑 때문에 죽는 것(caro nome, tuo sarà)까지 간결하게 예견하고 있다.

 

no 아티스트/연주  
1 그리운 그 이름 Caro nome / 안나 모포[소프라노], 게오르그 솔티[지휘], 피에로 데 팔마[테너] 등 듣기

1분감상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음원제공 : 소니뮤직

 

 

Verdi, [Rigoletto]
'Caro nome'
Gualtier Maldè!
nome di lui sì amato,
ti scolpisci nel core innamorato!

Caro nome che il mio cor
festi primo palpitar,
le delizie dell'amor
mi dêi sempre rammentar!

Col pensier il mio desir
a te sempre volerà,
e fin l'ultimo sospir,
caro nome, tuo sarà.

Col pensier …

Gualtier Maldè!
Gualtier Maldè!
베르디, [리골레토]
‘그리운 그 이름’
괄티에르 말데!
내가 사랑하는 그 이름
내 가슴 속에 새겨진 이름

그리운 그 이름 때문에
처음으로 가슴 두근거리고
사랑의 기쁨을 늘
되새기는 원인이 되네!

생각할 때마다 내 사무치는 마음은
언제나 그대에게 날아 가,
그리운 그 이름 때문에
목숨도 그대 것이 되리.

생각할 때 마다… (중략)…

괄티에르 말데!
괄티에르 말데!

* 일부 반복되는 가사를 생략하였습니다.

 

 

 

 

 

초연까지 갖가지 수난이 많았던 [리골레토]

[리골레토]는 원작이 빅토르 위고의 희곡 [일락(逸樂)의 왕]을 피아베(Francesco Maria Piave)가 3막의 오페라 대본으로 만든 비극이다. 처음에는 원작대로 빠리를 무대로 삼았으나 불란서 당국으로부터 왕의 위신을 손상하는 작품이라 하여 공연 정지 처분을 받을 우려가 있어 무대를 이탈리아의 만토바로 옮겼다. 또 처음에는 이 오페라의 제목을 [저주(咀呪)]라고 할 예정이었으나 이번에는 이탈리아 정부가 국민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겠다고 우려하여 고치라는 명령이 내려 불란서어의 “장난치다”라는 동사(rigoler)를 비꼬아 [리골레토]로 고치는 등 갖가지 사연이 많았지만 간신이 공연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작품 자체는 높은 기품과 아름다운 선율이 넘치는, 가장 이탈리아 적인 작품의 하나로 전 세계 오페라 애호가들의 절대적인 호응을 얻었다.

 

 

 

추천할 만한 음반과 DVD


[CD] 세라휜(세라핀, Serafin) 지휘, 밀라노 스칼라 극장 관현악단/합창단(1955) 칼라스(S) EMI
칼라스가 1950년대에 EMI에 녹음한 베르디의 오페라는 5가지가 있다. 그 중 [리골레토]는 [일 트로바토레]와 함께 가장 완성도가 높은 음반으로 꼽힌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장 세라휜의 지휘 아래 당시 절정기에 있던 곱비(티토 고비, Tito Gobbi), 디 스테화노(디 스테파노, Giuseppe di Stefano), 칼라스(maria Callas)의 명 트리오가 눈부신 목소리의 향연(饗宴)을 펼친다. 칼라스가 노래하는 질다는 그저 청초하고 순진한 인형 같은 성격이 아니라, 사랑하는 남자 대신 목숨을 던질 수 있는 강한 의지를 지닌 여인으로 부각되고 있어 뜨거운 감명을 준다. 그리고 곱비의 정평 있는 개성적인 리골레토, 디 스테화노의 눈부시게 낭랑한 칸타빌레, 여기에 세라휜의 극적인 긴장과 명확한 양식관(樣式觀)이 주관하는 통솔력을 첨가하여 [리골레토]의 결정반을 만들어 놓았다. 숱한 [리골레토]녹음 중에서도 이 음반은 불후의 명반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CD] 숄티(솔티, Georg Solti) 지휘, 이탈리아 RCA 관현악단/합창단(1963) 모포(S) RCA
숄티의 베르디 연주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음반이다. 그의 빠른 템포와 솔직 과감한 다이너미즘이 단지 음향적인 효과만으로 끝나지 않고 베르디의 열기에 찬 극적인 드라마 표현과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되어 있다. 세라휜 같은 극장적인 큰 스케일과 눈부신 화려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깊은 성격적 조탁(彫琢)과 열기에 찬 밀도 높은 음악을 만들어 내고 있다. 메릴(Robert Merrill)을 비롯한 성악진도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하자가 없다. 특히 메릴은 리골레토 역을 맡기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고의 명창을 들려준다. 제3막 끝 부분에서 질다 역의 신선한 모포(Anna Moffo)와의 열창(熱唱)은 듣는 이의 가슴에 숨이 막히도록 아프게 다가든다. 당시 38세의 크라우스(Alfredo Kraus)도 그 전의 달콤함과는 다른, 품위와 팽팽한 힘이 넘치는 목소리로 듣는 이를 압도한다.

 

[DVD] 샤이 지휘, 빈 휠하모니 관현악단/빈 국립 가극장 합창단(1983) 그루베로바(S) 폰넬 연출 DECCA
1982년에 제작된 이 오페라 영화는 우선 시각적으로 가장 큰 만족을 준다. 실제로 만토바에 남아 있는 호화로운 공작 궁전을 무대로 삼고 현지에서 리골레토의 집이라고 하는 건물을 모델로 하는 등 그 영상은 생생한 현실성을 살린 아름다운 존재를 구현한다. 무대의 제약을 벗어났지만 폰넬(Jean-Pierre Ponnelle)의 연출은 양식감을 잃지 않고 드라마의 일관된 흐름과 극적인 응축력(凝縮力)을 고스라니 지키고 있다. 서두에서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하고 제1막 서두의 주지육림(酒池肉林)의 잔치를 선명하게 대비시키는 등 갖가지 아이디어를 쓰고 있으나 그것이 조금도 음악을 훼손하지 않고 이 오페라의 극적 효과를 한 층 더 인상 깊게 마련해주고 있다. 연주도 영상 못지않게 충실하다. 당시 28세였던 샤이(Riccardo Chailly)가 세부에 이르기까지 명쾌하게 잘 정돈된 극적인 표현으로 생생하게 음악을 살렸으며 전성기의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의 공작은 호탕한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스웨덴 출신의 빅셀(Ingvar Wixell)도 정확한 성격 묘사와 안정된 노래로 리골레토의 내면의 모순과 갈등을 훌륭히 살리고 있다. 그루베로바(Edita Gruberova)의 질다가 부르는 순결한 노래도 역시 들으면 깊은 감동을 받는다. 영상도 호화로운 무대의 색조(色調)를 아름답게 전하고 있고 목소리의 중심에 초점을 두고 세부에 이르기까지 균형감 있게 잘 살리고 있다.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lassical/aria/2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