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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기부터 13세기에 걸쳐 독일에 기사문학(騎士文學)의 융성을 초래한 민네징거(Minnesinger, 연예시인)란 오늘의 ‘가수겸 작곡가·작사자’(singersong writer)처럼 시작(詩作)과 음악 양쪽에 뛰어난 기사였다. 탄호이저는 독일 전설의 연애시인 탄호이저와 발트부르크 노래 경연대회를 소재로, 육욕적인 사랑과 정신적인 사랑의 대립에서 사랑의 실현(實現)은 죽음으로만 얻을 수 있다는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 평생의 사상을 테마로 한 낭만적인 색채가 짙은 명작이다.
바그너 필생의 주제인 ‘사랑에 의한 구원’을 노래한 걸작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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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의 독일, 튜링겐 지방이다. 중세의 기사는 민네징거(연애시인)로서 노래를 부르는 관습이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인 탄호이저는 영주(領主)의 조카 엘리자베트와 사랑하는 사이였으나 관능(官能)의 여신 베누스에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윽고 간신히 그녀의 애욕의 굴레에서 탈출한 탄호이저는 발트부르크 성의 노래 경연대화에 출전한다. 다른 기사들이 청순한 사랑, 높은 덕성(德性)의 사랑을 노래 가운데, 그는 향락적인 사랑을 부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베누스의 사랑을 칭송한다. 기사들이 모두 놀라서 일제히 칼을 뽑지만 엘리자베트가 결사적으로 나서 목숨을 구한다.
영주가 결단을 내려 그는 로마 법왕의 용서를 얻어오라는 명령을 받고 순례의 길을 떠나게 된다. 탄호이저가 떠난 뒤 엘리자베트는 마리아 상(像)에게 목숨을 걸고 용서를 빈다. 그 모습에 감동한 친구 볼후람(볼프람, Wolfram) 앞에 초췌한 탄호이저가 돌아온다. 그는 로마에 갔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베누스의 관능으로 넘치는 모습이 다시 나타나 그의 마음은 다시 흔들린다. 그 때 엘리자베트의 장례 행렬이 지나간다. 볼후람이 “엘리자베트”하고 외치자 베누스의 모습을 사라지고 환상에 사로잡혀 있던 탄호이저도 순간 깨어나 숨을 거둔다. 엘리자베트의 희생으로 그의 영혼도 구원된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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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하던 중세의 기사들이 [탄호이저]의 주인공들이다. | |
바그너는 자기 오페라의 대본을 모두 자기가 직접 썼다. 그 이전은 대본작가와 작곡가는 분업이 보통이며 직접 작곡가가 쓴 것은 바그너가 처음이다. 이 오페라에는 드레스덴 초연 뒤에 마지막 제3막 제3장에 손을 대 알기 쉽게 한 드레스덴 판과, 1861년에 빠리(파리)의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하기 위해 발레를 좋아하는 빠리의 관객을 위해 서곡과 제1막 제1장의 베누스가 사는 산의 동굴 장면, 제2막 제2장의 노래 경연대회 장면 등을 대폭 개정한 빠리 판이 있고, 이 둘을 절충해서 공연하는 일도 많다. 전3막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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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별의 노래 Wie Todesahnung / 디드리히 피셔 디스카우(바리톤)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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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05일까지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음원제공 : 워너뮤직코리아 | |
Wagner,[Tannhäuser]
'Wie Todesahnung'
Wie Todesahnung, Dämm'rung deckt die Lande,
umhüllt das Tal mit schwärzlichem Gewande;
der Seele, die nach jenen Höh'n verlangt,
vor ihrem Flug durch Nacht und Grausen bangt!
Da scheinest du, o lieblichster der Sterne,
dein sanftes Licht entsendest du der Ferne,
die nächt'ge Dämmrung teilt dein lieber Strahl,
und freundlich zeigst du den Weg aus dem Tal.
O du mein holder Abendstern,
wohl grüßt' ich immer dich so gern;
vom Herzen, das sie nie verriet,
grüße sie wenn sie vorbei dir zieht,
wenn sie entschwebt dem Tal der Erden,
ein sel'ger Engel dort zu werden!
바그너,[탄호이저]
‘저녁별의 노래’
죽음의 예감인양 황혼이 땅을 덮고
골짜기를 검은 옷이 감싼다.
아득히 높은 곳을 향하는 그녀의 영혼에도
밤의 공포를 가로 지르는 길은 두렵다.
여러 별들 중 가장 아름다운 별이여, 빛을 내서
아늑한 등불을 저 멀리 보내어,
부드러운 빛이 밤의 어두움을 헤치고
골짜기의 길을 친히 가리켜 주오.
오 나의 자애(慈愛)로운 저녁별이여,
나는 언제나 행복한 기분으로 반겨 맞지만,
그녀를 결코 배반할 리 없는 이 마음을,
꼭 전해 주시오, 그녀가 지나갈 때에.
아득히 높은 곳에서 천사가 되기 위해
그녀가 이 땅의 골짜기에서 날아오를 때에.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애(殉愛)의 찬가
로마로 순례(巡禮)를 떠난 탄호이저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성모상(聖母像)에 기도를 드리는 엘리자베트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를 남 몰래 사랑하는 기사 볼후람이 엘리자베트의 죽음이 멀지 않았음을 예건하고 ‘저녁별이 그녀의 영혼을 편안히 하늘로 인도해 주십시오’ 하고 수금(竪琴)을 연주하며 기도하는, 바그너의 가장 유명한 아리아이다. 가사는 제1절이 저녁 어둠이 다가올 무렵이고 제2절과의 사이에 저녁별이 빛나기 시작하여 더욱 짙어지는 느낌이다. 바리톤의 억제된 깊은 감정을 담은 노래이며 결코 소리 높이 부를 수가 없다. 경건(敬虔), 장엄함이 가슴에 다가드는 아리아이다.
추천할 만한 CD와 DVD
[CD] 자발리쉬 지휘, 바이로이트 축제 관현악단/합창단 에버하르트 배히터(Br) Philips 빌란트 바그너(R. 바그너의 손자이며 명연출가)가 연출한 1962년도 바이로이트 축제 때의 귀중한 녹음이다. 당시 아직 40세가 안 되었던 자발리쉬(Wolfgang Sawallisch)의 신선하고도 침착한 표현을 들을 수 있다. 이 지휘자 특유의 결벽성과 근엄 솔직한 표현에는 이 음악에 대한 진한 욕구와 열망이 엿보인다. 가수진은 녹음 당시 최고의 캐스트로 짜여 있다. 탄호이저 역의 빈트가쎈(Wolfgang Windgassen)은 그 탄력있는 목소리와 풍부한 음악성에 압도된다. 엘리자베트 역의 질랴(Anja Silja)가 아직 기교적인 면에 미숙한 점이 있지만 신선하고 지적인 노래에 이끌린다. 또 당대 최고의 볼후람으로 꼽히는 배히터(Eberhard Wächter)는 관록 있는 풍성한 노래를 펼친다. 그의 온후(溫厚)한 기사 역은 이 드라마에서 다시 없이 중요한 액센트가 있다. 음반은 드레스덴 판과 빠리 판을 절충하여 공연한 실황 연주 녹음이다.
[CD] 숄티(솔티, Georg Solti) 지휘, 빈 휠하모니 관현악단/빈 국립 가극장 합창단, 빈 소년 합창단(1970) 빅토르 브라운(Br) Decca 최초의 빠리 판 전곡 녹음이다. 우선 베누스를 틀에 박힌 이교적(異敎的) 관능의 여신이 아니라, 순수한 사랑을 상징하는 엘리자베트와 대립되는 존재로 그리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빠리 판은 그저 불란서의 그랜드 오페라에 대한 관습적인 타협이라고 치부하는 잘못을 범하기 쉽다. 숄티의 연주가 그 점을 시정해 주고 있다. 그의 지휘는 음 자체의 극적인 의미와 공간감(空間感)에 유의하면서 음악의 정서와 분위기를 미묘하고 예리하게 나타내고 있다. 특히 베누스의 동굴 장면에서 관능적인 오케스트라색채감과 전곡에 걸쳐 세부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신경을 쓴 풍성한 연주 표현은 깊은 감명을 준다. 가수로는 꼴로(René Kollo)의 싱싱한 힘이 넘치는 탄호이저 역이 돋보인다. 자발리쉬 지휘 때의 빈트가쎈이 노련하고 분별 있는 탄호이저라면 꼴로는 육욕(肉慾)의 쾌락과 정신적 고결(高潔) 사이를 헤매는 인간다운 설득력을 지닌다. 데르네슈(Helga Dernesch)의 엘리자베트, 메조 소프라노 루트비히(Christa Ludwig)의 베누스 등 모두 수준 높은 가수진이다. 또 빈 휠하모니 관현악단의 빼어난 연주와 합창이 이 오페라를 더욱 빛낸다.
[DVD] 구스타브 쿤 지휘, 나폴리 산 카를로 극장 관현악단/합창단(2000) 루트비히 바우만(Br), 헤르쪼크 연출, Panorama 수입반 지휘자 쿤은 카라얀 밑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은 사람이다. 탄호이저 역의 우드로우(Alan Woodrow)는 처음 한동안 음조(音調)가 불안정하다가 차츰 안정을 되찾아 자신감 넘치는 노래로 일관한다. 그리고 헤르만 역의 실베스트렐리(Andrea Silvestrelli)가 뿜어내는 넓고 깊은 베이스와 볼후람 역의 바우만(Ludwig Baumann)의 저력있는 바리톤도 인상적이다. 엘리자베트 역의 오텐탈(Gertrud Ottenthal) 역시 나무랄 데 없는 노래 솜씨를 보이나, 펜체바(Marianna pentceva)는 보다 요염한 목소리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헤르쪼크(Werner Herzog)의 연출은 전통적인 무대 장치가 아니고 의사(疑似) 근대적인 것이지만 별로 위화감(違和感)은 없다. 녹음상태와 화질은 우수한 편이다. 일반적으로 난해하다는 선입관을 갖고 있는 바그너 입문자에게 이해하기 쉬운 영상이라고 할 수 있다.
[DVD] 콜린 데이비스 지휘, 바이로이트 축제 관현악단/합창단(1978) 베른트 바이클(Br) 후리드리히 연출 DG 탄호이저 역의 벤코후(Spas Wenkoff)는 불가리아 태성으로 당시 평판 높던 헬덴 테너이다. 엘리자베트와 베누스 역의 죤즈(Gwyneth Jones)의 노래는 여성의 이면성(二面性)을 잡으려는 연출 의도 때문이라고는 하나, 전성기의 그녀다운 열기에 찬 표현이다. 동독 출신의 후리드리히(Gotz Friedrich)의 ‘체제(體制)’를 느끼게 하는 연출은 의식적인 풍자였다. 그가 바이로이트에 처음 등장한 1972년 이후의 프로덕션이다. 이 성공으로 그는 서독에 넘어 왔다. 이 무렵부터 오랜 동안 계속되어온 비란트 바그너의 상징주의적 연출이 없어지고 정치적으로, 성적(性的)으로 대담하고 명확한 해석이 강한 공연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런 입장에서 이 실황 연주도 선구적(先驅的)인 작품이지만 아직 정통파의 격조 높은 면이 남아있다. | |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lassical/aria/3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