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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페라의 초연은 베니스의 훼니체 극장(페니체, La Fenice)에서 거행되었으나 그때까지 인기 절정의 기세로 오페라 작곡가의 지위를 확고히 지키고 있던 그가 여기서 그 위치를 잃고 말았다. 그 까닭은 이 작품의 틀이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정가극[正歌劇], 주로 역사나 신회의 비극을 소재로 함)임에도 불구하고 동시대의 화제 거리를 다룬 점, 그리고 신성해야할 무대 위에 창녀를 여주인공으로 내세운 것, 또 이야기 줄거리에서는 비올레타라는 이름의 여주인공이 폐병으로 죽어감에도 불구하고 그때 이 역을 노래한 소프라노가 그 병을 앓는다고는 믿을 수 없이 뚱뚱했다는 사실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베르디는 이 초연 실패에 기가 죽기는커녕, “이 오페라는 이제 머지않아 세계를 휩쓸게 될 거야”하고 자신 만만하게 장담했다고 한다.
비올레타는 인간의 존엄성을 걸고 싸우는 용감한 여성 남성의 거친 세계를 그린 [일 트로바토레] 다음에 작곡한 [라 트라비아타]는 대조되는 여성적인 오페라라고 한다. 분명 화려한 무도회며 온화한 생활을 그리고 있고 주인공 비올레타의 여자다운 정신을 감성이 유려(流麗)한 멜로디로 엮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만 정신을 팔면 이야기의 본질을 놓지게 된다. 얼핏 보기에 여성적으로 보이는 비올레타도 실은 다른 베르디 오페라 주인공처럼 인간의 존엄성을 걸고 사회와 싸우는 용감한 여성이다. 창녀 비올레타는 순진한 젊은이 알후레도(알프레도, Alfredo)와 만나 비로소 참된 사랑을 알았다. 돈을 벌기 위해 몸을 팔고 있던 여성이 이번에는 자기 재산을 팔아서라도 알후레도와의 사랑을 이루려 한다. 사회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 위험한 짓을 아버지 제르몽은 막으려고 한다. 여기서 여성이 과감히 싸운다면 이야기는 쉽다. 그러나 비올레타는 자기의 소망이 남을 불행하게 한다는 현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가 바라는 것을 체념하는 또 하나의 고독한 싸움을 택하는 것이다. |
안녕, 지난날이여 Addio, del passato / 비벌리 실즈(소프라노)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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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io, del passato'
le rose del volto gìa sono pallenti,
l'amore d'Alfredo per fino mi manca,
confronto, sostegno dell'anima stanca;
ah, della traviata sorridi al desìo;
a lei deh, perdona; tu accogliia, o Dio,
or tutto finì.
Le gioie, i dolori tra poco avran fine,
la tomba ai mortali di tutto è confine!
Non lagrima o fiore averà la mia fossa!
Non croce col nome che copra quest'ossa!
Ah, della traviata sorridi al desio;
a lei, deh, perdona; tu accoglila, o Dio.
or tutto fini!
‘안녕, 지난날이여’
장미 빛 얼굴도 아주 창백해지고,
알후레도의 사랑조차 지금 내게는 없다.
지쳐 빠진 영혼을 뒷받침하고 격려해 줄 터인데;
아, 윤락녀의 소원에 미소를 보여 주세요;
이 여자를 용서하고, 받아 주십시오, 하느님,
이제 모든 것은 끝입니다.
기쁨도 괴로움도 곧 마지막을 알리고,
무덤은 인간에게 모든 것의 경계(境界)이건만!
내 무덤구덩이는 눈물도 꽃도 갖지 못했다!
내 죽음을 덮을 이름이 새겨진 묘비도 없을 테지요!
아, 윤락녀의 소원에 미소를 보여 주세요;
이 여자를 용서하고, 받아 주십시오, 하느님.
이제 모든 것은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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