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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이해

[스크랩] 로시니 - 세비야의 이발사 中 '방금 그 노래는'

minjpm 2010. 8. 25. 12:52

 

원문에 들어있는 음악을 들으시려면, 본문 맨 아래 있는 원문가기 링크로 가셔서 들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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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휘가로의 결혼]의 전편(前篇)인 이 오페라 붓화(오페라 부파, opera buffa)의 걸작을 로씨니(로시니, Gioachino Rossini)는 1816년 초 불과 13일 동안에 썼다. 당시 24세였던 로씨니의 창작력이 얼마나 왕성했는가를 말하는 에피소드이다. 다만 그렇게 속필(速筆)이었던 그도 서곡을 작곡할 시간이 없었던지 결국 전 해에 작곡한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의 서곡을 그대로 썼다. 그러나 그 음악은 이 오페라를 위해 쓴 것처럼 경쾌하고 싱싱한 생동감이 넘치는 곡이 되었다.

 

 

 

린도르의 세레나데에 화답하는 로지나의 카바티나

‘방금 그 노래 소리는’ 여주인공 로지나가 부르는 카바티나(cavatina, 아리아보다 단순한 독창곡)이다. 로지나는 린도로(알마비바 백작)의 사랑의 노래를 듣고 북받쳐 오르는 기쁨을 노래하다가, 문득 늙은 후견인(後見人)이 생각나자 순식간에 “나는 순종(順從)하고 친절하지만 사랑을 방해하면 독사가 되겠다”는 태도로 표변(豹變)한다. 이런 감추어 둔 표독(慓毒)한 기질은 젊고 서민적인 기질로, 나중에 아내의 자리를 차지하여 귀부인이 되면 없어지고 만다. 훗날 [휘가로의 결혼]의 백작부인이 된 뒤에는 틀림없는 로지나인데 처녀 시절의 모습은 그림자도 없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지난 날 서민에게 오페라 붓화는 오락 이상으로 처세 방법이나 행동의 표본이었다. 사람들은 웃으면서 인생이라는 이름으로 된 희극의 여러 사건을 겪고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던 것이다. [세빌리아의 이발사(세비야의 이발사)]의 경우도 로지나와 휘가로를 재치와 임기응변으로 온갖 곤란을 헤쳐 나가는 인물로 만듦으로서 새로운 시민상(市民像)을 제시하고, 또 그들은 그 시민적 자질과 활력으로 서민의 영웅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붓화의 주인공을 단순한 희극적 인물의 유형(類型)으로만 보아서는 중요한 점을 놓치게 된다. 그들은 언제나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숨겨두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로지나는 낯선 청년, 린도르의 노래를 듣고 화답하는 노래를 부른다.

 

 

no 아티스트/연주  
1 방금 그 노래 소리는 Una voce poco fa / 마리아 칼라스(소프라노), 갈리에라(지휘) 등 듣기

8월 26일까지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음원제공 : 워너뮤직코리아

 

 

Rossini, [Il Barbier Di Siviglia]
‘Una voce poco fa’
Una voce poco fa
qui ne cor mi risuonò;
il mio cor ferito è già
e Lindor....fu che il piagò.
Si, Lindor mio sarà,
lo giurai, la vincerò.
si, Lindor mio sarà,
Il tutor ricuserà,
io l'ingegno agguzzerò;
alla fin s'accheterà
e contenta ìo resterò,
Si Lindro mio sarà,
lo giurai, la vincerò.
si, Lindor mio sarà,

lo sono docile,
son rispettosa,
sono obbediente,
dolce, amorosa;
mi lascio reggere,
mi lascio reggere,
mi fo guidar,
mi fo guidar,
Ma se mi toccano
dov'è il mio debole,
sarò una vipera,
e cento trappole
prima di cedere
farò giocar.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방금 그 노래 소리는’
방금 그 노래 소리는
내 마음에 울려 퍼졌어요.
내 마음은 이미 찍혔어요,
린도로가 상처를 냈어요.
그래, 린드로는 내 사람이에요.
그래요, 나는 맹세코 뜻을 이룰 거에요.
그래, 린드로는 내 사람이에요.
후견인이 반대해도
내가 머리를 짜내 볼 게요.
끝내는 그를 진정시키고
내가 흡족하도록 만들어야지.
그래, 린드로는 내 사람.
그래요, 나는 맹세코 뜻을 이룰 거에요.
그래, 린드로는 내 사람이에요.

나는 온순하고
남에게는 친절하며
말을 잘 듣고,
친절하고 정이 깊어,
참을성도 있어요
참을성도 있어요
남의 가르침도 얌전히 잘 들어요.
남의 가르침도 얌전히 잘 들어요.
허나 어디 내 허물을
들추어낸다면,
독사가 되어 주지.
얼마든지 함정을 파서
항복할 때까지
괴롭혀 주겠어요.

* 곡 특성상 일부 가사를 생략하였습니다.

 

 

의사 바르톨로는 운이 좋으면 로지나와 결혼하여 막대한 유산을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를 새장처럼 집 속에 가두어 두고 있다. 그러나 엄격한 보호 속에 있는 로지나는 창 밖에서 호소하는 린도로(실은 알마비바 백작)라는 청년의 사랑의 노래에 그만 흠뻑 마음이 젖어 화답하는 노래를 부른다. 막상 린도로는 그녀가 자기의 마음을 받아 들였는지 확신할 길이 없지만 반대로 로지나는 분명 사랑을 깨닫고 그 때문에 생기는 어떤 곤란도 극복하고 이겨낼 결심을 한다.

 

 

 

자기의 마음을 확인한 여자의 전투개시 선언

‘방금 그 노래 소리는’은 안단테(andante)로 시작하는 전반에서는 오직 린도로에 대한 사랑의 맹세와 지금의 생활에서 탈출할 것을 결심을 노래하지만 결코 수동적인 면은 없다. 린도로의 사랑의 호소에 이미 ‘찍혔어요’(ferito)와 ‘상처를 냈어요’(piago) 라고 반응하는 그녀는 후반의 ‘나는 온순하고’(Io sono docile)이하는 모데라토로 빠른 콜로라투라의 기교를 충분히 발휘하여 분수처럼 노래를 뿜어낸다. 여기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로지나가 자기의 사랑을 확인하고 결심한 이후에는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전투 개시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후견인 앞에서는 얌전히 있던 그녀지만 '그러나'(Ma) 상대방이 음흉하게 나온다면 ‘독사’(vipera)가 되겠다고 선언할 정도이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 내린다”는 우리나라 속담을 실감한다.

 

 


추천 음반과 DVD

[CD]갈리에라 지휘, 휠하모니아 관현악단/합창단(1957) 마리아 칼라스(Ms) EMI
칼라스가 [토스카], [노르마], [메디아]등에서 보여준 전성기의 격렬한 정열은 없지만 스테레오로 녹음한 로지나 역을 남겨준 것은 대단히 고마운 일이다. 로씨니 테너 알바(Luigi Alva)는 이 무렵이 전성기를 누릴 때여서 목소리에 눈부신 빛이 서려 있다. 그리고 칼라스와 곱비(Tito Gobbi)의 대형 가수에 맞추어 갈리에라(Alceo Galliera)의 지휘도 다이내믹한 음악으로 색 다른 맛을 경험케 한다.

 

[CD]라인스토르후(라인스토르프, Leinsdorf) 지휘, 메트로폴리탄 가극장 관현악단/합창단(1958) 피터스(Ms) RCA
같은 메트로폴리탄이라도 매우 오래된 녹음이며 가수들도 한 세대 이전 사람들이지만 피터스(Roberta Peters)의 로지나 역은 완벽하고 충분한 가창력을 발휘하고 메릴(Robert Merril)의 자유 활달한 낭랑한 휘가로 역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밝고 명랑한 양키 기질이 호감이 간다.

 

[CD]파타네 지휘, 볼로냐 시립극장 관현악단/합창단(1988) 바르톨리(Ms) DECCA
로씨니의 전문 가수인 바르톨리(Cecilia Bartoli)가 능숙한 아름다운 목소리로 자유자재의 기교를 구사하는 솜씨는 듣는 이를 압도한다. 파타네(Giuseppe Patane)는 그의 주장대로 전통적인 연주를 살려 작곡자 로씨니의 의도를 충분히 살리고 있다. 누찌(Leo Nucci)의 휘가로(B)도 거침없이 활달한 기교를 발휘하고 있다.

 

[DVD]<칼라스 독창회>(Maria Callas in Concert)/니콜라 레시뇨(Nicola Rescigno) 지휘/북독일 교향악단(1951)
전곡 녹음은 아니지만 이 “방금 그 노래 소리는”(Una voce poco fa)는 1951년 5월 15일 리사이틀의 실황녹화이다. 로지나 역으로 걸맞지는 않으나 초절기교를 과시하는 칼라스를, 비록 화면이 좋지는 않지만 직접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lassical/aria/3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