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jpm(민제이피엠) 의 음악과 함께하는 삶~
SOUL CLAMP

minjpm의 일상

종종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해..

minjpm 2009. 6. 2. 12:02

 

 

몇 해 전 봄,  스스로를 책망하며 섰던 짧은 글..

 

 

 

 

 

 

 

 

 

 

 

 어제는 문득 차를 몰고 가다 간선도로 가득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에 눈이 갔다. 믿을 지 모르지만, 그 동안 개나리가 피어 올랐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다녔던 것이다.

 세속적인 꽃이라고 느껴지는 화사한 목련이나 벗꽃은 쉽게 찾았지만 동심의 중심에 선 개나리는 철저하게 외면하고 다닌 듯 한 느낌이다.

 

 살아간다는게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문득 문득 감성의 소멸-혹은퇴색-이 느껴 질 때마다 나는 길게 한숨을 쉬곤 한다.

 지나치게 여러 가지에 집착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실제로 어떤때는 터무니 없을 만큼 집착에 대하여 둔하다고 생각한다-, 가슴속에 그대로 두었으면 싶은 것들이 나에게도 몇 가지 쯤은 있다.

  떠올릴 때 마다 저절로 미소짓게 되는 기분 좋았던 추억이나, 어린시절 사물이나 정경을 바라보며 가슴 속에 느껴지던 미세한 떨림과 같은 감정의 동요 등등.. 이러한 것들을 나 또한 오랜시간 가슴에 담아두고 싶은 것이다.

 

  만약 사람의 마음에 체계화 되어 있는 어떤 시스템 같은 것이 있다고 한다면, 차곡 차곡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매겨두고 필요 할 때마다 '음~ 이건 C블럭 두번째 창고에 들어있지.' 하며 끄집어내 상황에 딱 어울리는 감정을 처음 그 느낌 대로 play 버튼을 눌러 재생함으로서 간단히 되 돌릴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라는 바보같은 생각마저도 해 본적이 있다. 

 

  이야기가 다른 곳을 흘러갔는데 다시 정리를 해 보면, 일상에 너무 찌들어 가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충고하고 싶었던 것이다. 아무리 정신이 없더라도 개나리나씩이나 되는 꽃이 피었다고 한다면, 한 번 쯤 되돌아 보는 여유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본다.(물론 저 자신에게 하는 말들입니다)

 

  이래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모스나 분꽃, 나팔꽃 같은 것에 대한 관심마져도 사라저 버리고 말 것 같은 기분이다.

 다짐을 한다면 올 가을 코스모스를 처음 마주 대할땐 꼭 '아아! 벌써 이렇게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피어 올랐구나!' 하고 감탄을 할 작정이다.

 

 그럼 이 마음을 'B블럭 첫째창고 여덟째 줄'에 굵은 글씨로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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