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코스모스 입니다.
초 가을 길 가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를 보노라면, 구겨진 신문지처럼 메말랐던 감성이
잔잔하게 젖어드는 기분이 들기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코스모가 얼마나 외로운 꽃인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라고 생각하는 코스모스는
교외의 한적한 국도변, 혹은 고요한 시골 마을 어귀에 줄지어 늘어서서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가는 자동차나, 혹은 들판을 스치며 부는 바람결에 침묵처럼 물결치는 그런 코스모스 이기 때문입니다.
스쳐가는 바람이나 멈추지 않는 자동차의 뒷 모습에 몸을 흔들며 전신으로 배웅하는 꽃.
그런 코스모스를 생각하면 나름대로 서글픈 느낌마져 드니까요.
코스모스 다음으로 제가 좋아하는 꽃.
바로 나팔꽃 입니다.
어려서 부터 아버지께서 화단이나 화분에 자주 나팔꽃을 심어 놓으셨는데
아침마다 연한 분홍빛과 진한 보랏빛, 깊은 푸른빛의 나팔꽃이 피어있는 모습을 볼때면 등교길의 피곤함이 가시는 기분이 들곤 했습니다.
너무 빨리 시들어 버리는 까닭에 그 싱싱하고 상쾌한 모습을 오래 두고 볼 수는 없지만, 항상 그 자리에 새로운 꽃이 피는 나팔꽃을 보면 무겁던 마음마져 가시는 기분이 듭니다.
촉촉하게 젖어있는 나팔꽃이라면 그 상쾌한 느낌은 더욱 커지겠지요.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꽃은 어떤 꽃 입니까?
화려하고 아름다운 어떠한 꽃인지, 혹은 들에서 마주치는 평범하고 편안한 꽃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여름이 더 깊어지기 전에 화단 한 구석에 꽃 하나를 심어보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행복한 하루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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