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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는 현악기와 목관악기, 금관악기, 타악기들을 모두 갖춘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구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만, 세상의 모든 오케스트라가 이렇게 규모가 크고 많은 악기들로 구성된 것은 아닙니다. 오케스트라 중에는 그보다 규모가 작은 것도 있고 악기구성이 조금 다른 것들도 있지요. 예를 들어 바이올린과 비올라 등 기본적인 현악기들에다 몇 가지 목관악기만 추가 편성된 ‘실내 오케스트라’도 있고, 현악기만으로 이루어진 ‘현악 오케스트라’와 관악기들로 구성된 ‘관악 오케스트라’ 등등, 연주하는 작품의 편성에 따라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악기들도 달라집니다.
목관악기 수와 오케스트라의 규모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오케스트라의 규모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때때로 오케스트라의 사이즈를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하게 해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2관 편성’이니 ‘3관 편성’이니 하는 말이 바로 그런 것이지요. 이 말은 오케스트라의 목관악기군의 각 섹션별로 몇 대 씩 배치되어있는가에 따라 사용하는데요, 이를테면 플루트와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의 4부 구조로 이루어진 목관악기 군의 각 파트에 악기가 두 대씩 편성되었을 경우 ‘2관 편성’이라 하고 세 대씩 편성되었을 경우 ‘3관 편성’의 오케스트라라 합니다.
목관악기의 수가 오케스트라의 규모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물으실지 모르겠지만, 매우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목관악기의 수는 다른 악기들의 수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주거든요. 예를 들어 2관 편성의 오케스트라인 경우 금관악기 중 호른의 수는 그 배수인 4대가 편성되는 경우가 많고 현악기군의 수는 제1바이올린이 12명, 제2바이올린 10명, 비올라는 8명, 첼로는 8명, 더블베이스는 4명 정도 편성했을 때 전체적으로 소리의 밸런스가 맞는 반면, 3관 편성일 때는 호른도 6대에 각 현악 섹션 별로 2~4명 정도 추가가 되어야 전체적인 균형을 이루지요. 따라서 ‘2관 편성’이나 ‘3관 편성’이라는 말은 오케스트라 전체 구성원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대강이나마 알 수 있게 해줍니다. 하지만 관악기와 타악기의 종류와 수는 작곡가가 지정하기 때문에, 관현악곡의 연주에 필요한 정확한 인원을 산출해내려면 반드시 악보를 보아야 알 수가 있답니다.
오케스트라는 점점 더 크고 웅장한 소리를 내도록 변화해갔다
그렇다면 오케스트라의 편성은 왜 이렇게 다양하고 복잡한 것일까요? 제일 큰 원인은 물론 작곡가가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소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곡에 따라 악기의 종류와 수를 달리 편성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역사적으로 보면 공공 연주회나 악기 개량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도 오케스트라의 크기나 소리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실 17세기만 해도 오케스트라의 사이즈는 별로 크지 않았어요. 기껏해야 8~15명 정도의 연주자들이 모여 왕궁이나 교회에서 연주하는 것이 고작이었죠. 당시의 음악회는 크기가 크지 않은 장소에서 소수의 왕족이나 귀족, 교회 행사 등에 맞추어 이루어지다보니 오케스트라의 규모가 그렇게 클 필요는 없었거든요.
하지만 그 당시에도 오케스트라 음향의 가능성을 알아본 몇몇 뛰어난 음악가들이 특별한 오케스트라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작곡가로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 몬테베르디(Claudio Monteverdi, 1567~1643)는 오페라 [오르페오]의 초연 무대에 당시로서는 상당한 규모의 오케스트라를 사용했습니다. 1607년 [오르페오]의 초연 당시 출연한 오케스트라 연주자는 34명이었고 사용된 악기의 종류도 14가지나 됐습니다. 오늘날 70명에서 100명에 이르는 일반적인 오케스트라와 비교해볼 때 34명은 그다지 많은 수가 아닌 것 같지만,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인원이었고 악기를 드라마틱하게 사용하는 기법도 놀라운 것이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