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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드보르작 - 첼로 협주곡 B단조

minjpm 2009. 11. 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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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년 가을, 드보르작은 자신의 가장 위대한 작품이 될 첼로 협주곡(B단조)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이미 피아노 협주곡을 비롯한 다양한 악기들을 위한 협주곡들을 작곡했고 그 모든 경험이 이 작품 속에 녹아 들어가 있다. 사실,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은 몇 달 전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느낀 강렬한 체험에서 출발했다. 그때 빅터 허버트(Victor Herbert)라는 작곡가의 첼로 협주곡 2번을 처음 듣게 된 드보르작은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을 경험했다. 당시로서는 대단히 드문 편성인 세 대의 트롬본을 사용한 점이 드보르작이 받은 감동을 증명하고 있다. 작곡가의 미국 체류 경험은 이 첼로 협주곡에 새로운 영감을 제시했으며, 미국의 아프로-아메리칸 문화가 체코의 슬라브 문화가 만나서 의미 있는 형식을 이끌어냈다. 만약 드보르작이 유럽에서만 활동했다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첼로 협주곡은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아프로-아메리칸 문화와 체코 슬라브 문화의 만남

첼로 협주곡의 대명사가 될 정도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작품의 초연은 작곡가와 찰떡 궁합을 자랑하던 첼리스트 하누슈 비한(Hanuš Wihan)과의 관계에 균열이 일어나면서 복잡해졌다. 런던 필하모니는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초연자로 첼리스트 레오 스턴(Leo Stern)을 강력하게 밀어부쳤고 작곡가는 격렬하게 반응했다. “미안합니다만 이 첼로 협주곡을 지휘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나의 오랜 친구인 비한에게 초연을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런던 필하모니가 나의 첼로 협주곡을 그 날 꼭 연주해야 한다면, 저는 함께할 수가 없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다른 기회가 또 있을겁니다.”

 

드보르작 자신은 이 말을 지킬 수가 없었다. 결국 런던 퀸즈 홀에서 1896년 3월 19일에 작곡가 자신의 지휘로 런던 필하모니와 레오 스턴이 세계 초연의 영광을 안았기 때문이다(같은 해 4월 17일에 이루어진 프라하 초연 때도 스턴이 연주했다). 이 일로 인해 체코 음악계의 거물이었던 비한과의 사이는 더욱 틀어지게 되었지만, 여전히 드보르작의 마음 속에는 이 작품을 위해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애썼던 스턴이 아니라 계속 딴지를 걸었던 비한을 향해 열려 있었던 것 같다. 첼로 협주곡의 헌정을 비한에게 바쳤던 것을 보면 말이다.


 

이 작품에 대한 브람스의 반응은 잘 알려져 있다. “누군가가 이와 같은 첼로 협주곡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나는 벌써 오래 전에 이와 같은 작품을 썼을 것이다” 그만큼 드보르작의 이 작품은 19세기 전체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첼로 협주곡이다. 영국의 첼리스트 줄리어스 해리슨은 “나는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이 낭만 음악이라는 넓은 정원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꽃이라 생각한다” 라고 말하며 이 곡의 위대함을 칭찬했다.

 

편성 : 독주 첼로,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파곳 2, 호른 3, 트럼펫, 트롬본 3, 튜바, 팀파니, 트라이앵글, 현 5부.

   

 

 

no 아티스트/연주  
1 1분감상 – 1악장 첼로 도입부분 / 피아티고르스키[첼로], 뮌슈[지휘] (1960, RCA) 듣기
2 1분감상 – 2악장 첼로의 노래 부분 듣기
3 1분감상 – 3악장 도입부 듣기

 

 

제1악장 알레그로, 4/4박자
소나타 형식이며 서주 없이 제1주제가 현악과 함께, 클라리넷이 주도한다. 이 주제는 흑인 음악에서 따왔다고 하지만, 그 선율을 고스란히 사용한 것은 아니다. 드보르작은 자신이 체코 출신이라는 사실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 제1주제가 나온 뒤에 두 개나 네 개의 마디를 반복하는 방식은 전형적인 체코 음악 스타일이다. 제2주제를 연주하는 첼로와 호른은 감수성으로 물들어 있다. 1악장은 대담한 희망과 웅장함이 특징적인 인상으로 화려한 관현악과 독주 첼로 사이의 극적인 긴장감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2악장 아다지오 마 논 트로포, 3/4박자
오보에와 파곳의 서정성은 중부 유럽을 향한 잃어버린 노스텔지아의 분위기를 닮아 있다. 사실 2악장은 작곡가가 무척이나 사랑했던 요세피나 체르마코바(드보르작은 그녀의 동생과 결혼했다)와 깊숙하게 맺어져 있다. 제2주제에서 드보르작은 자신의 가곡(나 홀로 내버려 두세요)을 사용했는데, 요세피나가 이 작품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창 첼로 협주곡을 작곡하던 바로 그 시점에 요세피나가 사망했고 드보르작은 그 충격 속에서 작품에 몰두했다. 따라서 작곡가와 요세피나 사이의 감정의 등고선은 2악장을 관통하는 중심 주제이다.

 

제3악장 피날레, 알레그로 모데라토, 2/4박자
호른과 독주 첼로 사이의 주제 교환은 매우 다채로우며, 체코 지방인 보헤미아의 정서가 듬뿍 담겨 있다. 풍부하게 느껴지는 아름다움과 깊은 서정성 그리고 드라마틱한 스타일은 아메리카와 체코의 민속적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엮어지면서 흘러간다. 특히 목관 악기의 짧은 선율은 슬라브 정서를 환기시킨다.

 

 

 

김효진 / 월간 <라 뮤지카> 편집장
음악 칼럼니스트 김효진은 클래식 음악 전문지 <스트라드>, <콰이어 & 오르간>, <코다> 등을 거쳐 현재 클래식 음반 잡지 <라 뮤지카>의 편집장으로 재직중이다.

 

이미지 TOPIC / corbis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lassical/masterpiece/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