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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조류 - 바닷물의 거센 흐름

minjpm 2010. 4. 8. 09:43

1597년 음력 7월15일 정유재란(선조 30년) 때 다대포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한 조선 수군에게는 12척의 배만 남아 있었다. 다급해진 선조는 종군하던 이순신 장군을 다시 3도 수군통제사에 임명했다. 수군을 폐지하려는 선조의 방침에 장군은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今臣戰船 尙有十二)’ 라는 장계를 올리고 한 척을 추가한 후,  1597년 음력 9월16일 명량해협에서 133척의 일본 수군을 맞닥뜨렸다. 결과는 대승이었다. 일본의 침략 야욕을 좌절시켰을 뿐 아니라 세계 해전사에 기록된 명량해전 승리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조류에 대한 지식이 세계 해전사에 빛나는 명량해전의 승패를 갈랐다

바닷물은 달과 태양의 인력과 지구 자전에 의해 주기적으로 상승하고 하강한다. 이를 조석(潮汐)현상이라 한다. 조석현상은 12시간25분의 주기를 가진다. 대략 하루에 두 번씩의 만조와 간조가 생긴다. 조석에 의해 물이 들거나 나면서, 그 물의 높이 차이에 의해 바닷물의 흐름이 생기는데 이것이 조류이다.

 

지역에 따라 조류가 강해지기도 한다. 가장 좁은 부분의 너비가 293미터 정도인 명량해협은 폭이 좁아짐으로 인해 조류의 흐름이 굉장히 빨라지는 곳이다. 남해에 진을 치고 있던 일본 수군은 한양으로 향하는 서해 뱃길을 열기 위해서는 명량해협을 지날 수밖에 없었는데 조류의 들고남에 대한 정보 없이 해협 안으로 들어왔다가, 조류의 흐름을 완벽하게 읽고 있던 이순신 장군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이순신 장군의 대승은 명량해협을 지나는 조류가 하루에 두 번씩 방향을 바꾸며 그 물살이 엄청나다는 점을 적절하게 이용했기 때문이다.

 

 

 

조류에 대한 정보가 없이 바다에 뛰어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스쿠버다이빙 도중 강한 조류를 만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물론 조류의 방향과 속도를 염두에 두고는 있지만, 배에서 바다로 뛰어들자마자 수십 미터나 흘러가버려 당황하기도 한다. 특히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서해에서는 그 지역의 조석현상과 조류의 들고남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2009년 9월22일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하도에서 생태계 조사를 벌이던 국립공원관리공단 해양연구센터 연구원 3명이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었다. 하도는 간조 때는 갯벌이 뭍과 연결되어 있지만, 간조가 지나면 갯벌에 바닷물이 들이차 섬이 되는 곳이다. 이날 사고는 깜깜한 밤. 섬을 빠져나오기 위해 간조시간에 맞춰 갯벌로 나선 연구원들이 방향을 잃고 헤매는 동안 갯벌에 물이 들이차 비극을 맞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필자도 서해의 조석현상으로 인한 강한 조류에 당황한 적이 있다. 1999년 9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군 폭격으로 서해 고군산군도 해역에 침몰한 일본 선박을 탐사하기 위해 잠수했을 때 일이다. 강한 조류를 고려해 100킬로그램이 넘는 납덩어리를 로프에 매달아 바다에 던진 다음 로프를 잡고 침몰한 선박으로 접근하는데, 얼마나 조류가 거세던지 몸이 로프와 수직을 이룬 상태에서 로프를 움켜잡은 손에 경련이 밀려왔다 함께 조사를 벌이던 동료는 로프를 놓치는 바람에 조류에 떠내려가 버렸다. 당시 눈앞에서 멀어져 가는 동료를 보면서도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는 참담함이 컸었다. 이날 조류에 떠내려갔던 동료는 조류의 흐름에 따라 뱃길을 잡은 선장의 오랜 경험 덕에 1시간여 만에 구조될 수 있었다.


 

2001년 스쿠버 장비만으로 308미터 수심까지 내려가 이 분야 세계기록을 수립했던 세계적인 스쿠버 다이버 존 베넷(현재 기록은 영국인 마크 엘야트가 2003년 12월 타이 푸켓에서 기록한 313미터)도 2004년 3월15일 우리나라 서해 56미터 수심에서 침몰 선박 조사 작업을 벌이다가 실종되고 말았다. 그만큼 서해의 조류는 누구에게나 위험하다 할만하다. 

 

 

상승조류를 팔라우에서는 관광상품으로 개발하였다


해외 다이빙 포인트 중에 조류가 관광 상품으로 개발된 곳도 있다. 조류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입수해 몸을 맡기고 흘러가다 보면 조류가 끝나는 출수 지점에 도착한다. 몸을 움직이기 위한 아무런 동작도 필요 없이 가만있기만 해도 눈앞으로 수중 비경들이 스쳐 지나가는데, 마치 케이블카를 타고 관광을 하듯 편안하고 흥미롭다.

 

조수 간만의 차에 의한 조류 외에 상승 조류와 하강 조류도 있다. 이러한 조류는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어 스쿠버 다이버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다. 북태평양 적도 인근 팔라우 공화국의 세계적인 다이빙 포인트 블루코너는 상승 조류를 관광 상품화한 곳이다.

 

수심 20미터에 있는 수중 절벽 끝 바위틈에 갈고리를 끼우고 버티면 심해에서 상승 조류를 타고 올라오는 심해 상어 등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 있다. 잘못해 갈고리 결속이 풀리면 몸이 수면 위로 빠른 속도로 솟구쳐 상당히 위험하다. 깊은 수심에서 몸에 녹아 있는 작은 부피의 공기 덩어리가 수심이 갑자기 얕아지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신체 조직에 치명상을 입히기 때문이다.

 

상승 조류에 반대되는 개념인 하강 조류를 만나면 몸이 심해로 끝없이 끌려들어 간다. 2000년 필리핀을 찾은 국내 스쿠버 다이버들이 한꺼번에 하강 조류를 만나 수심 70~80미터까지 끌려 내려간 사건이 있었다. 당시 사고를 겪은 다이버들은 하강 조류를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쳐보았지만, 시커먼 바다 아래로 빨려 들어가는 무시무시한 힘 때문에 불가항력이었다고 한다. 일반적인 스쿠버 다이빙 한계 수심이 35미터 정도이므로 모두 위험할 정도의 깊이까지 끌려 내려갔지만, 다행히도 머물렀던 시간이 짧아 큰 후유증은 없었다.

 

 

빠른 조류를 이용하여 멸치를 잡는 죽방렴

조류를 이용한 어업방식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경남 남해군의 유명한 ‘죽방렴’ 어업 방식이다. 이는 물살이 빠른 곳에 대나무로 가두리를 만들어 그물을 쳐두고 이곳으로 떠밀려 들어오는 멸치를 잡는 방식이다.

 

유자망이나 정치망을 이용하는 어업은 한 번에 대량으로 멸치를 잡아낼 수 있지만, 그물에 잡힌 멸치를 털어낼 때 멸치의 원형이 훼손된다. 반면 죽방멸치는 밤새 대나무 가두리에 들어온 멸치를 아침에 뜰채로 떠내는 방식이므로 어획량은 적지만 멸치의 원형이 잘 보존되어 상품 가치가 높다.

 

또한 이 지역은 물살이 빠른 곳이라 멸치 등 어류들이 빠른 물살에 적응하기 위해 운동량이 많아져 육질이 단단하다. 이렇게 잡힌 죽방멸치는 1킬로그램당 30~40만 원을 호가한다.


 

 

 

 

조수 간만의 차

우리나라에서 조차가 가장 심한 인천 앞바다는 만조와 간조의 차가 8미터 정도나 되며, 세계적으로 가장 조차가 큰 캐나다 대서양 연안의 펀디 만은 무려 15미터까지 일어난다.

 

 

 

사리와 조금


 

조석 현상은 달과 태양이 지구를 끌어당기는 힘인 인력(引力) 때문에 생기는데 지구 가까이에 있는 달이 태양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달의 인력에 의해 바닷물이 끌어당겨지는 쪽은 만조가 되며, 인력과 직각 방향인 곳은 간조가 된다. 이러한 만조와 간조는 12시간 25분 간격으로 반복된다. 달의 인력보다는 작지만, 태양의 인력도 조석에 영향을 주기에 달과 태양이 일직선상에 있어 인력이 합쳐지는 보름과 그믐날에는 조석이 최대가 된다.

 

이때를 사리 또는 대조(大潮)라고 한다. 달과 태양이 직각 방향에 있어 우리 눈에 반달로 보이는 상현과 하현에는 바닷물을 끌어당기는 힘이 분산되므로 조석 간만의 차가 최소가 된다. 이때를 조금 또는 소조(小潮)라고 한다. 사리를 전후한 날에는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침전물들이 강한 조류에 떠 밀려다녀 시야를 흐리기 때문에, 관찰이나 사진 촬영을 목적으로 잠수하는 스쿠버 다이버들에게는 좋지 않은 날이다.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science/image/2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