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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쌍둥이 - 탄생의 신비

minjpm 2010. 5. 12. 08:50

자연적 인간복제에 가장 근접한 존재인 쌍둥이. 이들의 동일한 유전자 조성은 놀라울 정도의 유사성을 보이고, 이는 인간 생식의 불가사의입니다. 태어나자마자 헤어진 쌍둥이가 직업, 기호, 취미를 공유하며 상당히 비슷한 삶을 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우리의 예상을 뒤집는 쌍둥이들이 존재합니다. 유전학의 발달로 일란성 쌍둥이가 생각처럼 똑같지만은 않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최첨단 4D 자궁 초음파와 고도로 정교한 현미경 특수 촬영을 통해 쌍둥이의 개체 발생 과정을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란성 쌍둥이의 발생 과정

수정 후 며칠이 지난 배반포가 저절로 둘로 갈라집니다. 각각의 배반포는 똑같은 염색체 쌍을 지닌 세포로 구성되며 염색체 내 유전자 배열도 같습니다. 이것으로 일란성 쌍둥이가 태어날 가능성이 생긴 것입니다. 배반포가 쪼개지는 정확한 이유와 방법은 생식학계의 풀리지 않는 의문이었으나, 2007년 스물여섯 개 배아를 연구하던 발생학자들은 이 현상을 최초로 목격했습니다. 배반포의 바깥층은 ‘투명대’라 하고 그 내막은 ‘영양포’라고 하는데 단층세포 두께의 영양포는 이후 태반이 될 부분입니다. 안에 있는 내세포 덩어리는 태아를 형성할 배아 줄기세포입니다. 4일이 지나는 동안 발생학자들은 영양포 내의 세포 사이가 주기적으로 약해지면서 이와 함께 체액이 새어 나와 영양포가 붕괴되고 터진 뒤 스스로 회복되는 과정을 발견했습니다. 신기하게도 두 배아에서 이 영양포가 무너지자 내세포 덩어리가 둘로 나뉘더니 다시 부풀어오른 영양포에 제각기 달라붙었습니다. 이 덩어리들이 자궁 속에서 자라면 일란성 쌍둥이가 되는 것입니다.


피부색이 다른 쌍둥이

이란성 쌍둥이인 레미와 키안은 정자 두 개가 난자 두 개를 수정시킨 경우입니다. 이들의 부모는 혼혈입니다. 이 경우 자녀도 혼혈다운 외모를 갖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혼혈인은 밝은 피부와 어두운 피부를 만드는 유전자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레미의 경우, 어두운 피부를 낳는 유전자를 지닌 정자가 비슷한 특성의 난자를 수정시킨 것이고 키안의 경우에는 밝은 피부를 낳는 유전자를 가진 정자가 비슷한 난자를 만난 것입니다. 그 결과 사뭇 다르게 생긴 쌍둥이가 태어난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예상을 뒤집는 쌍둥이의 예는 아주 많습니다.


성적 취향이 다른 일란성 쌍둥이

유전자의 절반이 같은 이란성인 경우, 다른 한 명도 동성연애자가 될 확률은 거의 25퍼센트이며 유전자가 모두 같은 일란성인 경우에 둘 다 동성연애자가 될 확률은 약 50퍼센트입니다. 우리의 성적 지향성에 유전적 요인이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유전자 때문이라면 일란성 쌍둥이는 둘 다 동성연애자이거나 둘 다 동성연애자가 아니어야 하므로 이에는 분명 또 다른 요인이 있습니다. 처음 몇 주 동안 모든 태아는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데, 그대로 변화가 없다면 모두 여자가 됩니다. 남성의 Y염색체를 가진 태아는 약 6주경 고환이 생기며 테스토스테론을 생산하기 시작하고 8주쯤 되면 이 남성 호르몬이 분비돼 초기 뇌 발달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남성적인 몸을 만드는 이 호르몬은 그 영향이 뇌에까지 미치기 때문에 뇌의 시상하부, 즉 성적 욕망을 조절하는 조직망의 일부도 남성화 됩니다. 일부 학자들은 시상하부가 이 호르몬에 많이 노출될수록 여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성향이 강해진다고 합니다.

 

만약 남성 태아의 테스토스테론이 충분히 생산되지 않거나 뇌가 이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면 이성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 이론이 맞다면 쌍둥이 형제 중 동성연애자인 한 명 역시 테스토스테론 흡수가 부족해 몸은 남성화됐으나 뇌의 변화가 이를 따라가지 못했고 그 결과 남자 취향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지만 우리의 성적 지향이 언제, 어떻게 형성되는지 밝히는 데에 이들의 역할이 결정적인 것은 분명합니다.

 


일란성 쌍둥이 중 한 명만이 가진 유전병

17개월이 된 어떤 쌍둥이 형제 중 한 명은 다른 한 명보다 8센티미터 크고, 4킬로그램이 무겁습니다. 2006년, 이들이 태어났을 때 의사들은 이들의 체중과 몸집에 차이가 나는 원인을 양분과 혈액 공급 부족으로 보았지만 일 년 반이 지난 지금 그들은 ‘러셀 실버 증후군’이라는 성장 장애를 의심하고 유전병 여부를 검사하고 있습니다.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는 것은 11번 염색체의 성장유전자 이상입니다. 문제는 유전자가 똑 같은 일란성 쌍둥이가 어째서 형제 중 한 명에만 문제가 생겼느냐는 것입니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과학 분야인 후성유전학은 바로 이런 의문에서부터 출발합니다. 후성학적으로 보면 DNA 코드가 같다 해도 그 기능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인간 게놈에는 약 2만5천 개의 유전자가 있으며 각 유전자에는 에너지를 만들고 세포분열을 지시하는 등의 특수 기능이 있습니다. 현재 후성유전학자들은 후성유전체라는 게놈의 미개척분야를 연구 중입니다.

 
스위치처럼 유전자 하나하나를 활성화하고 비활성화할 수 있는 화학물질이 있는데, 이중 하나를 움직이는 것이 ‘DNA 메틸화’ 과정입니다. 이는 세포 안의 효소를 움직여 미세한 분자화합물인 메틸기를 유전자에 달라붙게 하고 활성화를 담당하지만 유전자를 비롯한 세포의 DNA 구조 자체는 변하지 않습니다. 이 몸집이 다른 쌍둥이형제의 차이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세포 발생 초기의 알 수 없는 환경 요인으로 인해 메틸기가 톰의 염색체에 있는 한 유전자에 달라붙은 것입니다. 그것이 성장 유전자였고 그 자리에서 작용을 멈춘 것입니다.

  


 

발생과정에의 새로운 이해, 쌍둥이에 답이 있다?

남다른 여정을 거친 끝에 경이로운 두 생명체가 무사히 세상에 나옵니다. 똑같이 생겼을지 몰라도 이들은 이미 다른 존재입니다. 영양분과 공간의 불균형, 호르몬 노출량의 차이, 미묘한 후성유전학적 변화 그리고 심지어 게놈의 미세한 차이까지 이 모든 요인이 모여 작지만 중요한 차이를 만듭니다. 이런 쌍둥이들의 차이연구를 통해 우리는 인류의 문제 해결에 한 발씩 다가가고 있습니다. 특히 일란성 쌍둥이 연구는 우리 모두의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치는 요인, 우리 모두를 다르게 태어나게 한 유전과 환경의 복잡한 조합을 새롭게 조명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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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science/documentary/2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