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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로켓과학 - 페어링

minjpm 2010. 6. 14. 08:55

2009년 8월 25일,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우주로 솟아올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공위성의 보호덮개인 ‘페어링(fairing)’의 한쪽이 떨어져나가지 않아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2010년 6월 9일, 우리나라는 나로호를 두 번째로 발사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1차 발사의 실패 원인이었던 ‘페어링’을 보완하기 위해 연구와 연구, 실험과 실험을 거듭했다.

 

 

페어링은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

나로호 1차 발사를 절반의 성공에 그치게 했던 원인, 페어링은 무엇일까? 우주발사체가 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지구 대기권을 초음속으로 뚫고 올라가야 하는데 이때 큰 압력과 열이 발생한다. 만일 인공위성이 그대로 이 압력과 열에 노출된다면 위성은 손상된다. 페어링은 이런 압력과 열로부터 위성을 보호하기 위해 위성을 덮어둔 발사체 맨 앞의 뾰족한 부분이다.

 

페어링은 대기권을 돌파할 때는 인공위성의 안전을 위해 구조적으로 충분히 강해야 하고 발사체에 튼튼히 붙어있어야 한다. 그러나, 공기의 압력이 거의 없는 우주 공간에 도착해서는 발사체의 속도를 올리기 위해 발사체에서 분리돼야 한다. 페어링이 우주공간에서 떨어져 나갈 때는 위성이나 발사체와 충돌하면 안 된다. 충돌을 막기 위해 페어링은 두 쪽으로 수직 분리시키고, 상단과 붙어있는 페어링 아래쪽은 수평 분리시키는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

 

나로호 1차 발사 실패 원인은 페어링 분리 이상(왼쪽), 나로호 페어링 내부(오른쪽).

 

 

페어링을 조립할 때는 분리가 일어날 부분을 폭발볼트와 유사한 체결핀 분리시스템으로 붙여 놓고 페어링 사이에는 여러 개의 스프링을 끼워둔다. 페어링이 분리돼야 할 시점에 체결핀 분리시스템에 전류를 흘리면 폭발이 일어나면서 체결핀이 끊어지고, 스프링에 의해 페어링이 양쪽으로 벌어지게 된다. 나로호의 경우 페어링이 60도 이상 벌어지면 상단에서 떨어지도록 설계돼 있다.

 

 

나로호 1차 발사 실패 원인은?

인공위성이 원궤도 또는 타원궤도를 따라 지구를 계속 돌기 위해서는 충분한 속도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지구 중심에서 제일 가까운 지점의 고도가 200km 이하가 되어 공기와의 마찰로 인해 위성이 수명이 크게 줄어든다. 만일 속도가 더 낮으면 중력에 의해 아예 지표면으로 떨어지게 된다.

 

나로호의 경우 1단과 분리된 2단 로켓이 속도를 초속 8km까지 올려야 목표궤도에 들어갈 수 있다. 이를 위해 발사 후 216초에 정확히 페어링이 분리돼야 하지만 한쪽만 분리되는 데 그치면서 무게가 330kg이나 되는 페어링 한쪽이 그대로 남아 속도를 초속 6.2km까지 밖에 올리지 못했다. 무게 중심도 어긋나서 상단(2단과 위성의 결합체)의 자세를 계속 유지할 수 없었고, 그 결과 비행방향도 계획했던 궤적에서 벗어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페어링 미분리 동영상.

 

 

나로호 1차 발사 이후, 정부는 나로호 페어링의 비정상 분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곧 ‘나로호 발사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조사위원회는 5개월 여에 걸쳐 원격 측정정보 등 관련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고 지상실험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5200여 건의 자료 분석과 30여 차례의 시스템 시험·시뮬레이션, 6개 단위 부품에 대한 400여 회의 성능시험 등이 이뤄졌다. 이 같은 조사를 통해 크게 전기배선 장치 방전 문제와 기계적인 끼임 현상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전기배선 방전 방지대책과 페어링 분리 기구를 보완하는 등 적극적인 개선책을 보완, 지상에서 페어링 분리성능을 검증하는 시험을 무사히 마쳤다.

 

 

나로호 페어링에 적용된 첨단 과학

나로호의 소재는 가볍고 강도 높은 탄소섬유 복합재료로 제작됐다. 탄소섬유 복합재료는 일반 금속소재를 사용할 때 보다 보통 20~30% 정도 무게를 줄일 수 있다. 페어링은 소음을 줄이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 발사체가 이륙할 때는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한계치보다 열 배 이상의 큰 소음(150dB 이상)이 난다. ‘음향하중’이라고 하는 이 소음은 위성 발사체의 각종 전자 장비의 고장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각종 탑재 장비가 존재하는 페어링 내부의 소음을 줄이기 위해 나로호는 우주 발사체용 흡차음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이와 같은 우주 발사체용 흡차음 시스템은 발사체가 이륙할 때, 페어링 내부 소음을 외부 보다 약 15 dB 이상 줄여 각종 전자 장비와 위성체의 고장을 막아준다.

 

나로호 페어링 분리 실험 장면.

 

 

선진국도 종종 겪는 페어링 분리 실패

우주 선진국들도 페어링으로 인한 발사 실패를 종종 겪을 정도로 페어링 개발 기술은 생각보다 어렵다. 실제로 지난해 2월 24일 미국 NASA에서 만든 탄소관측 위성(Orbiting Carbon Observatory) ‘토러스 XL’ 로켓 역시 페어링 분리에 실패해 위성이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타 버렸다. 1999년 4월 발사한 미국의 ‘아테나’ 로켓도 역시 페어링 분리가 안 돼 임무에 실패한 경우다. 이런 경우는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프랑스에서도 비슷하게 찾아볼 수 있다. 세계 주요 발사체의 페어링 분리 실패사례는 다음과 같다.

 

- 2009년 2월 24일 미국 토러스 XL, 페어링 분리실패
- 1999년 4월 27일 미국 아티나 발사체, 페어링 발사 4분 후
- 1981년 1월 23일 우크라이나 찌클론 발사체
- 1973년 5월 21일 프랑스 디아망 발사체
- 1970년 6월 12일 미국 유로파 발사체
- 1969년 3월 27일 러시아 프로톤 발사체
- 1964년 12월 1일 러시아 코스모스2 발사체
- 1964년 11월 5일 미국 아틀라스 발사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science/physics/2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