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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이해

[스크랩] 벨라니 - '노르마' 정결한 여신이여

minjpm 2010. 7. 13. 13:17

 

원문에 들어있는 음악을 들으시려면, 본문 맨 아래 있는 원문가기 링크로 가셔서 들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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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Alexandra Soumet)의 희곡을 로마니(Felice Romani)가 전2막으로 각색한 오페라이며 작곡자 자신도 “무엇을 희생해서라도 이 노르마만은 살리고 싶다” 했을 정도로 뛰어난 작품이다. 사실 이 오페라는 멜로디의 아름다움, 구성, 내용, 오케스트레이션, 기품, 풍격(風格) 등 어느 면으로 보더라도 그의 작품 중 걸출하다고 할 만하다. 지금까지는 아름다운 멜로디의 나열(羅列)에 지나지 않던 벨리니(Vincenzo Bellini, 1801-1835)가 드디어 이 작품으로 당당한 오페라 작곡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불과 4년 후 갑자기 죽은 것이 애통하다. 조금 더 오래 살았더라면 오페라 역사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겼으리라고 예상된다. 그는 불과 34세에 죽었다.

 

 

 

부족과 사랑 사이의 갈등을 그린 오페라

기원 전 50년 무렵의 갈리아(Gaul) 지방이다. 로마 지배 아래 있는 갈리아인들은 그 대사제인 오로베소의 통솔 하에 남 몰래 반역을 획책하고 있다. 그러나 수령의 딸이며 그들이 믿는 드뤼드교(Druidism, 드루이드교)의 성스러운 여사제(女司祭)인 노르마는 엄격한 계율을 어기고 로마 총독인 폴리오네와의 사이에 두 아이가 있는 처지이다. 한편으로는 폴리오네는 지금 노르마에게서 마음이 떠나 젊은 수녀 아달지자에게 이끌려 그녀와 이곳을 나가 로마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꿈 꾸고 있다. 그런 두 사람 사이를 알고 몹시 분노하는 노르마는 지금까지는 사랑하는 폴리오네 때문에 갈리아인들의 반역심을 눌러 왔으나 드디어 그 신도들에게 로마에 대해 싸울 때가 왔다고 징을 두들긴다.

 

로마를 무찌르자고 의기양양(意氣揚揚)하게 외치는 갈리아 사람들. 그때 아달지자를 데리고 도망치려고 숲 속으로 들어갔다가 붙잡힌 폴리오네가 잡혀온다. 그에 대한 사랑을 버릴 수 없는 노르마는 이 싸움의 희생물로서 그를 죽이려고 덤벼드는 신도들을 제지하고 만약 아달지자를 잊고 자기에게 돌아오면 하고 설득하지만 그의 대답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질투에 사로잡힌 그녀는 자기들 속에 그를 인도한 배반자를 처형할 준비를 하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그 입에서 나온 배반자의 이름은 뜻밖에도 그녀 자신의 이름이었다. 노르마는 폴리오네의 아달지자에 사랑이 순수함을 깨달았던 것이다. 일동에게 진짜 죄가 많은 여자는 지기라고 고백하고 스스로 죽을 결심을 한 노르마는 두 자식을 아버지에게 맡기고 화형대로 올라간다. 그때에야 그녀의 깊은 사랑을 깨달은 폴리오네도 신도들이 분노해서 소리치는 가운데 불로 뛰어든다.


“칼라스의 노르마냐, 노르마의 칼라스냐”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노르마의 역에는 마리아 칼라스가 유명하다.

 

no 아티스트/연주  
1 정결한 여신이여 Casta Diva / 마리아 칼라스[S], 세라핀(지휘), 스칼라극장관현악단/합창단 듣기

7월 15일까지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음원제공 : 워너뮤직코리아

 

 

Bellini, [Norma]
'Casta Diva'
Casta Diva, casta diva,
che inargenti
Queste sacre queste sacre,
queste sacre antiche piante,
A noi volgi il bel sembiante;
A noi volgi, ~ a noi volgi il bel
sembiante, il bel sembiante
Senza nube e senza vel!



Tempra, o Diva
Tempra tu de' cori ardenti!
Tempra ancora ~ lo zelo audance
Spargi in terra quella pace,
Spargi in terra, ~ Spargi in terra quella pace
Che regnar, regnar tu fai, tu fai nel Ciel.

...

Ah! bello a me ritorna,
Del fido amor primiero;
E contro il mondo intiero,
Difesa a te sarò
Ah! bello a me ritorna,
Del raggio tuo sereno;
E vita nel tuo seno─
E patria, e Cielo avrò, a Cielo avrò.
벨리니, [노르마]
‘정결한 여신이여’
정결한 여신이여, 정결한 여신이여.
은빛 찬란한 빛은
이 거룩한, 거룩한 고목(古木)에서
이 거룩한 고목에서 뿜어 나온다,
오, 우리에게 눈부신 빛을 주는;
오 우리에게, 오 우리에게 눈부신 빛을 주는
가로 막는 먹구름 한 점 없는,
자비심 깊은 광채!

…(중간생략)…

오, 그대들
가슴과, 열렬한 불길을 가라앉히고,
오, 그대들 열망과, 반발을 삼가라!
그러면 지상의 평화는 다시 돌아오리라,
지상의 평화는, 지상의 평화는 다시 돌아오리라,
하늘에서 내리는 거룩한 빛은 빨라지리라.

…(중간생략)…

아, 사랑하는 이여, 나에게 돌아와요
처음 무렵의 진심어린 사랑이 있다면,
온 세상이 원수가 된다 해도
나는 당신의 방패가 되었으련만.
아! 사랑하는 이여, 나에게 돌아와요,
사랑의 고요한 열망을 간직하고 있다면;
내 가슴은 삶의 여명(黎明)을 찾을 테고
조국과 하늘은 모두 당신 안에, 당신 안에 있겠죠.

 

 

[노르마](제1막)중 가장 유명한 ‘정결한 여신이여’는 달에 바치는 기도이다. 기품 있는 심오(深奧)한 감정을 담은 복잡한 마음의 움직임이, 경건(敬虔)함 속의 화려한 장식적 선율에 깃들어 있다. 서정적이며 위엄(威嚴)으로 가득 찬 이 카바티나(cavatina=단순하여 가사의 되풀이가 없는 가곡풍의 서정적인 노래. 후반부에 카발레타를 붙이는 경우가 많음)의 선율선(旋律線)을 완벽하게 노래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행진곡 풍의 짧은 관현악곡과 합창곡을 중간에 삽입하고 외향적 장식으로 가득 찬 경쾌한 카발레타(cabaletta=오페라 속의 짧은 노래 형식의 하나. 빠른 템포로 긴장감을 높이는 아리아의 종결 부분) ‘아, 사랑하는 이여, 나에 돌아와요’가 뒤를 잇는다. 결국 소프라노는 이 카바티나/카발레타 형식 속에 3종류의 노래 양식을 요구한다. 노르마 역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짐작할 수 있다. 칼라스의 드라마, 까발레(몽세라 카바예, Montserrate Caballe 1933-)의 서정(抒情), 서덜랜드(Joun Sutherland 1926-)의 콜로라툴라, 이 3가지를 한 가수의 목소리로 표현해야 한다.

 

 


들을 만한 CD와 DVD

[CD] 세라휜(세라핀, Tullio Serafin) 지휘, 스칼라 극장 과현악단/합창단(1954) 칼라스(S) EMI
[CD] 세라휜 지휘, 스칼라 극장 관현악단/합창단(1960) 카라스(S) EMI

칼라스는 생전에 [노르마]를 84회나 무대에서 노래했으나 공식적인 스투디오 녹음은 위의 2세트뿐이다. 두 녹음 사이에 7년이라는 세월이 가로 놓여 있지만, 그녀의 기본적인 역량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러나 굳이 차이를 따져 본다면 구녹음(모노럴, 1954년)은 노래의 아름다움과 기교의 완벽함, 신녹음(스테레오, 1960년)은 극적 표현의 깊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하나는 칼라스 전성기의 목소리, 다른 하나는 보다 깊은 음악적 표현이 특징이다. 배역진은 루트비히, 코렐리 등이 등장하는 신녹음반이 더 완벽하다. 세라휜의 지휘와 스칼라 극장 관현악단도 칼라스의 목소리 못지 않게 우렁찬 힘과 절박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벨리니의 음악이 지닌 부분적인 취약점까지도 충분히 보완한 풍성한 선율은 다시 없는 황홀한 미(美)의 세계를 이룩하고 있다.

 

[CD] 안토니오 보토 지휘, 스칼라 극장 관현악단/합창단(1955) 칼라스(S) Cetra Opera Live
칼라스뿐만 아니라 다른 배역진까지 포함해서 말할 때 잊을 수 없는 음반이 이 스칼라 극장 실황녹음이며 현대 최고의 가수진을 망라하고 있다. 당시 [노르마]의 가장 이상적인 트리오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음반회사의 전속관계 때문에 음반 녹음이 불가능했던 칼라스, 시미오나토, 델 모나코를 한자리에 모은 것은 기적이었다. 실제 공연장에서 직접 녹음하지 않으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음반사에 길이 남을 귀중한 유산이다. 이보다 6개월 전 로마에서 실황 녹음한, 놓칠 수 없는 또 하나의 음반이 있다. 악단, 지휘자 및 출연진이 칼라스, 델 모나코를 빼면 다 다르지만(그리고 아달지자 역을 시미오나토 대신 에베 스티냐니가 맡고 있지만), 20세기 최고의 두 명창과 지휘자가 혼연일체가 되어 불꽃을 튕기는 명연주이다 ([노르마] / Cetra CDAR 2018 / 툴리오 세라휜 지휘, 로마 이탈리아 방송 교향악단/합창단 - 1955년 6월 29일).

 

[Aria on DVD] [영원한 칼라스la callas...toujours] 죠르쥬 세바스띠앙 지휘/빠리 국립 오페라 극장 관현악단, 합창단(1958) 칼라스(S), 로져 베르나무 연출 EMI
1958년 12월 19일 칼라스의 갤러 콘서트 실황을 녹화한 영상 휠름(필름)이다. 벨리니 [노르마] 중 “카스타 디바”의 카바티나와 카발레타를 부른 실황을 볼 수 있는 유일한 DVD이다. 화려한 콜로라투라와 드라마틱한 표현을 동시에 요구하는, 어렵기 그지없는 드라마티코 다질리타 소프라노(drammatico d'agilita=극적이며 경쾌한 목소리로 세밀한 음표를 빠른 속도로 노래하는 기법)의 아리아이다. 칼라스가 그 어려운 역할을 어느 누구도 따를 수 없는 기교로 노래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어떤 프리마 돈나도 시도하지 못했던 엄청난 인간적 감동을 이 오페라에 불어 넣었다. “칼라스의 노르마냐, 노르마의 칼라스냐?”고 할 정도로 그녀의 자질과 재능이 최고로 발휘된 노래이다. ‘광란의 아리아’([람메르모르의 루치아])와 함께 이 아리아를 칼라스만큼 부를 가수는 달리 없다.

 

[DVD] 하이더(Friedrich Haider) 지휘,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단 관현악단/합창단(2006) 그루베로바(S), 무대 감독 유르겐 로즈, 촬영 브라인 라아쥐 DG
잔재주나 연륜만으로 커버할 수 없는 어려운 역할인 만큼 칼라스, 까발레, 서덜랜드가 없는 오늘날 가장 촉망받는 노르마 역이 그루베로바(Edita Gruberova 1946-)이다. 그루베로바는 브라티슬라 근교의 독일계 아버지와 항거리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1968년 고향의 가극장에서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로지나로 데뷔, 그후 반 국립 가극장의 오디션에 합격하고 1970년 [마술 피리]의 밤의 여왕으로 데뷔하여 온 유럽의 주목을 끌었다. 한동안 갖가지 주요 오페라의 역할을 겪으면서 경험을 쌓은 뒤, 이윽고 콜로라투라의 높은 음역을 무난히 소화해 냄으로써 빈의 관객을 열광시켰다. 벨 칸토로 레퍼토리를 확대하며 특히 벨리니, 도니제티의 여주인공 역으로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람메르모르의 루치아](1978), [몽유병의 여인](1982), [카풀레티와 몬테키](1984), [청교도](1985), [마리아 스투아르다](1985), [안나 볼레나](1992) 등 레퍼토리 개척에는 현재 남펀이며 지휘자(이 DVD의 지휘자)의 협력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칼라스의 극적인 표현에는 미치지 못하나 서정적인 맑은 콜로라투라는 관중을 압도하는 데가 있다. 연기력도 뛰어나 둘레의 무명 출연진을 북돋아 교묘한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원래 이런 콜로라투라 오페라에서는 주역이 절대적인 힘으로 극을 끌고 나가기 때문에 그루베로바의 역량이 절대적이다. 하이더(Friedrich Haider)의 지휘도 무리가 없는 반주로 가수들을 잘 뒷받침하고 있다.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lassical/aria/30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