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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이해

[스크랩] 베토벤 - 교향곡 6번 '전원'

minjpm 2010. 7. 13. 13:19

 

원문에 들어있는 음악을 들으시려면, 본문 맨 아래 있는 원문가기 링크로 가셔서 들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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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은 비슷한 시기에 전혀 다른 성격의 작품들을 동시에 내놓는 경향이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교향곡 제5번]과 [교향곡 제6번]이다. 강한 추진력이 돋보이는 [교향곡 5번] ‘운명’과 이완된 리듬과 평화로운 멜로디가 담긴 [교향곡 6번] ‘전원’은 각기 1807년과 1808년에 연달아 작곡된 후 1808년 12월 22일에 빈 극장에서 초연되었는데, 그날의 음악회는 저녁 6시 30분에 시작해 밤 10시 30분까지 무려 4시간에 걸쳐 계속됐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마라톤 음악회에서 베토벤은 작곡가로서, 지휘자로서, 독주자로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교향곡 5번]과 [교향곡 6번]뿐 아니라 피아노 협주곡과 피아노 독주곡, 몇 곡의 아리아, 그리고 [합창 환상곡]까지 연주하고 지휘했다.

 

no 아티스트/연주  
1 1악장 Allegro ma non troppo 전원에 도착했을때의 유쾌한 기분 / 토스카니니, NBC 심포니 오케스트라 듣기
2 2악장 Andante molto mosso 시냇가에서 듣기
3 3악장 Allegro 농부들의 즐거운 모임 듣기
4 4악장 Allegro 폭풍 듣기
5 5악장 Allegretto 폭풍이 지나간 후의 평화 듣기

7월 18일까지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음원제공 : 소니뮤직

 

 

 

4시간의 마라톤 연주회 - [운명 교향곡]과 같은 날 초연

이 역사적인 연주회를 지켜본 라이하르트는 지인에게 보내는 12월 25일자 편지에 그날 연주회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우리는 지독한 추위 속에서 6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그 곳에 앉아, 한 사람이 너무나 많은 장점과 강력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격언을 확인했습니다. 여러 가지 작은 실수들이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하긴 했지만, 음악회가 끝나기 전에 일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음악회가 워낙 길고 힘들다 보니 공연 후반부에 연주가 엉망이 되는 사고도 일어났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환상곡(합창 환상곡 작품80)이 연주되었는데, 이번에는 관현악단이 연주에 동참하고 마지막에 가서는 합창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이한 편성의 연주는 크게 실패하고 말았지요. 관현악단의 연주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고 베토벤은 예술가로서의 열정으로 인해 청중과 주위사람들은 전혀 생각지 못한 채 연주를 멈추고 다시 시작하라고 소리쳤습니다. 나를 비롯한 베토벤의 친구들이 얼마나 괴로웠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그 때 나는 빨리 그곳을 떠날 수 있는 마차가 있었으면 하고 얼마나 바랐는지 모릅니다.

 

이 야심만만한 연주회는 결국 엉망이 되긴 했지만, 장장 4시간 동안 진행되는 베토벤의 심포니 연주가 가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시 베토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바로 그날 연주된 베토벤의 교향곡 5번과 6번은 같은 날 초연되었으니 쌍둥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닮지 않았다. ‘운명’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교향곡 제5번]이 운명과 싸워야 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면, [교향곡 제6번] ‘전원'에는 인간의 괴로움과 투쟁이 아닌 자연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제5번이 인간을 표현한 것이라면 제6번은 자연을 다루었으며, 전자가 응집력과 추진력을 갖춘 역동적인 음악이라면 후자는 관조와 명상이 흐르는 이완된 음악이다. 초연 당시 베토벤의 [교향곡 제6번] ‘전원’이 먼저 연주된 후 [교향곡 제5번]은 나중에 연주됐는데, 18세기 빈 고전주의의 우아하고 균형 잡힌 음악에 길들여진 그날의 청중들은 두 곡의 교향곡 중에서 ‘전원’ 교향곡을 더 마음에 들어 했다고 전해진다.

 

베토벤 [교향곡 제6번] ‘전원’의 표제는 작곡가 자신이 직접 붙였고 각 악장에도 표제가 붙어있다. 그러나 베토벤이 교향곡에 담아낸 전원의 모습은 단순히 전원 풍경을 묘사한 ‘음화’(音畵)는 아니며 자연에 대한 감정과 관념의 표현이다. 베토벤 자신도 [교향곡 제 6번] ‘전원’의 표제에 대해 이런 메모를 남기고 있다. “전원 교향곡은 회화적인 묘사가 아니다. 전원에서의 즐거움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환기시키는 여러 가지의 감정 표현이며, 그에 곁들여서 몇 가지의 기분을 그린 것이다.”


 

[전원 교향곡]을 작곡할 당시의 베토벤은 4시간짜리 거대한 콘서트를 열 정도로 인기있는 작곡가였다.

 

 

 

전원에서의 즐거움, 마음 속에 떠오르는 기분을 표현

베토벤은 ‘전원’ 1악장의 악보에 ‘전원에 도착했을 때의 유쾌한 기분’이라 쓰고 전원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단조로울 정도로 반복적인 음형으로 표현해냈다. 전개부에서 무려 72회나 계속되는 반복음형과 느린 화성 리듬을 통해 베토벤은 자연의 무한함과 자연 속에서 느끼는 평화로움을 담고자 했다.


2악장 ‘시냇가에서’에는 비교적 구체적인 묘사가 나타났다. 제1바이올린이 평화로운 선율을 연주하는 사이 저음 현 파트에서 물결치는 듯한 반주 음형이 나타나는데 이는 시냇물의 잔잔한 흐름을 떠올리게 한다. 2악장 후반에는 구체적인 새소리도 들려온다. 나이팅게일의 노랫소리를 표현한 플루트의 연주에 이어 오보에와 클라리넷이 각기 메추라기와 뻐꾸기의 울음소리를 실감나게 묘사하며, 시냇가의 새소리에서 느껴지는 목가적인 분위기를 전한다.

 

베토벤은 각 악장에 표제를 붙여놓아 자연 속에서 느끼는 즐거운 기분과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한 편의 교향곡으로 엮었다. <출처 : NGD>

 

 

‘농부들의 즐거운 모임’과 ‘폭풍’, 그리고 ‘폭풍이 지난 후의 감사한 마음’을 노래한 3, 4, 5악장은 하나의 음악처럼 쭉 이어서 연주된다. 베토벤은 후반 세 악장을 연결시켜 마치 전원을 산책하며 보고 듣는 여러 가지 체험을 하나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엮어놓는다. 먼저 시골풍의 소박한 춤곡이 펼쳐지는 3악장에서는 평화로운 전원을 배경으로 농부들이 즐겁게 먹고 마시며 춤을 추는 모습이 펼쳐진다. 그러나 흥겨운 음악은 갑자기 중단되고 제2바이올린이 빗방울이 떨어지는 듯한 음형을 연주하면 갑자기 폭풍이 몰려오듯 음악의 분위기는 급격히 어두워지고 난폭해진다. 찌르는 듯한 피콜로의 고음과 무시무시한 트롬본의 연주가 가세하여 천둥이 치고 비바람이 부는 폭풍의 격렬함을 묘사한다. 짧지만 강렬한 4악장의 폭풍이 지나가면 5악장에서 폭풍이 지나간 것을 감사하는 아름다운 노래가 갖가지 형태로 변주되며 전원 교향곡은 절정에 달한다.

 

 

추천음반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에서 전원의 평화로움과 아늑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신 녹음(DG)을 추천하고 싶다. 아바도는 베토벤의 짝수 교향곡에 담긴 온화함과 유머를 잘 표현해낸 연주로 음악애호가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전원’ 4악장 폭풍 장면에서 팀파니의 자극적인 천둥소리를 듣고 싶다면 존 엘리엇 가디너가 지휘하는 혁명과 낭만의 오케스트라(Archiv)의 생기 있는 연주를 추천하고 싶다. 그밖에 클라우스 텐슈테트가 지휘하는 런던 필하모닉(EMI)의 세심한 연주나,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DG)의 윤기 흐르는 연주도 추천할 만하다. 이외에도 베토벤 교향곡의 명성만큼 뛰어난 음반들이 많이 존재하며 다 언급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최은규 / 음악 평론가, [교향곡은 어떻게 클래식의 황제가 되었는가]의 저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및 동대학원 석사, 박사과정 수료하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부수석 및 기획홍보팀장을 역임했다. 월간 <객석> 및 <연합뉴스> 등 여러 매체에서 음악평론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의 전당, 부천필, 풍월당 등에서 클래식 음악을 강의하고 있다.

음원 제공 소니 뮤직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lassical/masterpiece/3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