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jpm(민제이피엠) 의 음악과 함께하는 삶~
SOUL CLAMP

minjpm의 일상

새벽 길 에서...

minjpm 2014. 4. 11. 09:16

 

 

 

 

 

 

 

 

 

새벽길을 걸으며 출근을 할 때,

 

문득 뒤를 돌아보며 내가 걸어 내려온 길을 바라 볼 때가 있다.

 

보통은 서두르는 버릇 때문에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고 열심히 걷는데만 집중하지만,

 

간혹 비가 오거나, 바람에 숲 냄새가 섞여와 나를 감싸고 돌 때면

 

무언가에 홀린듯

 

나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서 잠시 뒤를 응시하곤 한다.

 

 

 

걸어온 새벽길에서 무언가를 찾으려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어릴 적 부터 그렇게 뒤를 바라보던 버릇이

 

그 순간 나를 붙잡고 있을 뿐이다. 

 

 

 

오래 전 그렇게 멈춰 서 바라보던 길에는,

 

'형'을 부르며 저만치서 달려오는 사랑하는 내 동생의 어릴 적 모습이 있었고

 

반갑게 손을 올리며 잰 걸음으로 다가오는 여드름 쟁이 친구의 함박 웃음이 있었으며.

 

때로는 어색하고 수줍은 미소로 눈 인사를 건네고 스쳐가는 여고생 친구가 있었다.

 

 

숲 냄새가 배어 있는 새벽 바람.

 

 

이렇게 새벽길엔 가끔씩 나의 어릴 적 추억을 끄집어 내는 마술같은 바람이 있다.

 

그런 날이면 하루하루가 참으로 애틋하단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 이틋함 근원은

 

지금 매 시간시간 모든 풍경이

 

훗날  살포시 불어오는 새벽 바람에 섞여,

 

어느 날,  그 시간 새벽길에서

 

마법처럼 불현듯 나를 붙잡을 것 이란걸

 

지금의 내가 알고 있는 까닭일 것이다...

 

 

 

 

-- 2014년 4월  정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