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지 않은 시간을 살아 왔지만, 문득 문득 나는 상실감에 대해 떠 올릴 때가 있다.
내가 살아 가면서 상실한 것은 무엇이며, 상실함으로 느낄 새도 없이 사라져 간 순간들은 무엇인가..
아마도..
아마도 그것은 유형의 것과 무형의 것이 한 데 뒤 섞인, 이제는 추상적인 형상만 가득 한 기억의 덩어리 인지도 모를 일이다.
십 년이고 이십 년 이고 더 살아가면, 그 형상을 눈 앞에 그려 낼 수 있을까? 라고 자문 해 보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것은 없다는 걸
나는 잘 안다.
더러는 아련한 추억일 것이며, 더러는 떠올려 지지도 않는 단편의 기억일 것인데, 그 순간마다 꼬리표를 단들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나는 대상이 무엇인지도 모를 것에 대한 상실감을 느끼는 것 만으로도 이처럼 심장이 터질 것 만 같은데.
오그라 드는 심장 한 켠에 웅크린 상실감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나는 이처럼 가슴을 쳐 내며 허전함을 던지려 발버둥 치는 것인데...
등 돌린 망각을 떠 올린들, 설령 끄집어 낼 수 있다 한 들, 그 조각이 무얼 그려 낼 수 있단 말인가..
설령 실오라기같은 기억의 단편이 언듯 보이더라도 손을 뻗지는 말자.
삶은 상실과 망각의 계단을 하나 씩 오름으로서 완성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 계단을 되돌아 내려 갈 순 없지 않은가..
살얼음 처럼 부서지는 계단위에서 나는 위로 오르는 일에만 집중하자.
내 딛은 발을 물릴 수도 다시 한 발 뒤로 내릴 수도 없다는 건, 당신도 나도 너무 잘 알고 있는 현실 이지 않은가...
2014년 1월 늦은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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