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26 mule에 올린 글
샘플과 함께 하는 selma 할로우 커스텀오더 사용기
여러분 그간 안녕들 하셨습니까. 일전에 야마하 퍼시피카 1511ms 프로퍼시 등등 몇 개의 사용기를 올렸던 minjpm이라고 합니다.
간만에 또 사용기로 여러분들을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 오늘은 많은 이들이 잘 알지는 못 하지만 어쿠스틱악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익히 잘 아시고 있으실 우리 한국의 브랜드 selma에서 제작한 풀 할로우 기타에 대해 조심스러운 사용기를 몇 마디 올려볼까 합니다. 할로우 기타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녀석이 아마도 es335 일 텐데요. 뭐라고 할까요. 스트렛 하면 팬더, 남자 하면 깁슨 하는 그 특유의 이미지가 있는 것처럼, 할로우 하면 335 이런 정도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들의 생각도 그러시지요? ^^;
일단 이 selma 커스텀 오더는 절친한 후배이자 동료인 허 모씨(某氏)의 주문으로 단 한차례도 일렉기타를 만들지 않았던 selma공방에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가며 총 8대를 제작하였다고 하며 그 중 한대가 바로 이 녀석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일렉트릭 악기를 한 차례도 직접 제작하신 적이 없다는 분이 만들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매칭과 깔끔한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selma 커스텀오더 by 준석
넥은 마호가니를 사용하였으며 지판의 경우 상급 로즈우드에 메이플 바인딩이 되어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로즈우드를 무척 선호하는 편인데, selma 커스틈오더에 쓰인 로즈우드의 느낌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스프루스탑과 메이플 사이드로 바디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픽업의 경우는 prs archtop 을 사용하였는데, 기타와의 매칭이 좋아서 아주 다양하고 예쁜 소리를 뽑아 내 줍니다. 그리고 브릿지는 특이하게도 쇠가 아닌 나무를 깎아 만든 로즈우드 브릿지를 장착하였는데 이는 좀더 부드럽고 풍성한 사운드를 위한 허모씨의 의견을 토대로 장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렉트로닉 파트는 cts 포트와 nos 오일 캐퍼시터 그리고 브래이디드 와이어가 사용되었습니다. 그 외의 추가된 사항으로 공기 밥에 라면사리가 하나 더... ㅡ0ㅡ; 개그였습니다. 죄송합니다. ㅡㅡ 추가된 옵션은 피에조 픽업이 장착되었는데 여러분들이 잘 알고 게시는 ‘k&k 퓨어톤’ 픽업이 장착되었습니다.
selma 커스텀오더 by 준석
외관을 조목조목 살펴봤을 때 전체적으로 하나하나 그곳 쥔장께서 혼자 올 핸드메이드한 녀석 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가 압권인데요.
셋팅에 있어서도 역시 어쿠스틱 기타를 만드시는 분의 작품답게 012게이지가 걸려 있음에도 사운드나 하드웨어 적으로 불안하거나 억지스러운 구석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011게이지나 010게이지를 쓸 경우 소리 매칭이 엇나가는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때문에 허모씨의 012게이지 셋팅을 그대로 가져와 직접 레코딩 하게 되었습니다....만.. 사실 기타를 받고서 꼬박 한달이 지나서야 레코딩을 할 수 있었습니다.
허모씨 조카님들이 차례로 아파서 병원을 다녀오는 관계로 참으로 많은 우여곡절 끝에 레코딩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딸아이가 무려 한달을 입원을 했다 퇴원하였고 아들놈도 하루 응급실 신세를 지고 ㅡ,.ㅡ;;;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후로는 큰 애 하나 있을 때와는 차원이 틀린 뭔가가 가슴속에 모락모락 자라나 버려서, 삶의 중심축을 아이들에게 맞춘 채 살아가게 되어 버렸습니다. 아! 물론 그 전에도 제 삶의 중심축은 가족과 아내였습죠! ㅡㅡ;; 그 사실이 먼저 선행되지 않으면 대부분의 음악이 취미인 아저씨들은 음악생활 자체가 마눌님의 강력한 백태클로 인해 불가능 하다는 거 다들 아시죠? 제 주변엔 실제로 엄청나게 강력한 백태클의 후유증으로 인하여 취미음악 마져도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했었습니다. 정말 가련한 광경이었죠. 원래 백태클은 반칙으로서 퇴장감인데 ㅡ,.ㅡ;;; 하지만 가정에 충실, 마눌님께는 갖은 아부와 아양떨기가 가능 할 때에야 비로서 진정한 취미음악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뮬 유져분들 중 아이 아버지 이신 분들은 모두 공감하시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냉혹한 아저씨들의 인생이죠. ‘무언가 사고 싶은 것이 있는가? 그렇다면 아내에게 먼저 사랑하는 마음과 선물을 담뿍 안겨줘라!’ 이건 제가 막 결혼한 후배들에게 해 주는 충고입니다. 그 뒤에 은근과 끈기로 사고싶은 물건을 살짝 살짝 비추어 보이는 거죠.!! 이런게 신혼때는 잘 먹힙디다. ㅡㅡ; 그 후로는 자력갱생(自力更生)들 하십시오. 여하튼 아이들이 아프고 나니 집사람도 고생이었고, 다행이 잘 치료되어서 안심은 했습니다.
뭐.. 일단 이렇게 신세한탄 한 번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 아이들의 상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자 저는 셀마를 처음으로 꺼내 들게 되었습니다.
selma 커스텀오더 by 준석
망년회 자리에서 기타를 건네받고 처음 꺼내는 거라 조금 어색했지만, 녀석과 친해지는 데는 별로 시간이 들지 않았습니다.
처음 기타를 봤을 때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정말 예쁘구나’ 라는 인상과 함께 손에 착 붙는 듯 한 넥의 느낌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바디의 사이즈도 적당해서 품에 올려놓았을 때 상당히 안정적인 느낌이 듭니다. 앰프에 연결하지 않고 기타 자체의 생 톤을 연주 했을 때의 느낌은 그대로 치면 어쿠스틱 기타 대용으로 사용해도 될 정도의 소리가 나왔습니다.
물론 오리지널 어쿠스틱의 풍부한 울림통 사운드라고 보기엔 조금 모자라지만, 단단하면서도 깔끔한 어쿠스틱 사운드는 싸구려의 소리와는 질적으로 다르게 느껴집니다. 시험 삼아 57베타로 마이킹해 보았는데요. 그대로 마이킹 해서 쓰면 어쿠스틱의 빈 자리를 필요시에 간단히 채울 정도는 되는 것 같았습니다. 역시 핸드메이드 어쿠스틱 공방에서 만들어진 티가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앰프를 통해 들어 본 selma 커스텀 오더의 사운드는 뭐라고 할까.. 굉장히 절제된 사운드를 내 주는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 335를 사용 해 본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상당히 의외의 사운드를 뽑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냥 외향만을 봤을 때는 크기나 여러 가지를 떠나서, 웬지 깁슨 할로우의 느낌이 강하지 않을 까라는 정도 였는데 의외로 prs 할로우의 냄새가 강하게 묻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아마 픽업 때문이었을 수도 있는듯) 하지만 역시 깁슨과 prs와는 다른 차별된 소리가 일품 인 것 같습니다.
우선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으면서 정갈하고 꽉 찬 생톤 때문에 자꾸 연주를 해 보게 되었는데요. 이 소리에서 깁슨이나 prs와는 다른 selma의 이미지가 많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결정적인 건 소리를 느낀 사람이 저 혼자였으니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라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 단지 ‘다른 기타를 사용 해 봤던 경험에 비추어, 그 점을 통해 미루어 짐작컨대 독특한 뉘앙스가 살아있는 멋진 소리가 나온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같습니다. ^^ 그만큼 저 개인적으로는 프론트픽업에서 만족스러운 톤이 나왔습니다.
다음으로 게인을 걸었을 때의 느낌은 소리가 비어 붕붕거리거나 하지 않으며 억지스러운 구석 없이 따뜻한 게인이 일품이었습니다.
위의 샘플은 최대한 이펙팅을 자제한(리버브만 들어갔습니다) 플랫한 사운드로 기타 자체의 원 소리를 그대로 살려 레코딩 한 샘플입니다. 초반의 크린 사운드는 프로퍼시로 만들었으며, 후반에 게인은 jmp-1의 사운드입니다.
간주사이에 나오는 작은 소리의 기타 사운드는 프로퍼시로 살짝 게인을 준 톤입니다. 곡은 여러분들 모두 잘 아시는 T-square의 'Sunnyside Cruise'를 기타 연주곡으로 바꿔서 레코딩한 샘플이며, 크린과 게인은 모두 프론트 픽업으로 연주 되었습니다.
저의 느낌으로는 기타의 자연스러운 톤이 반주와 잘 어울리는 것 같은 인상입니다. 리듬사이의 살짝 나오는 크런치 톤은 미들 톤으로 레코딩 하였습니다. 뭐라고 할까 전형적인 고급스러우면서 안정된 크린톤과 튀지 않고 잘 묻어 나오는 예쁜 게인을 통해 하드웨어 적으로 대단히 매칭이 잘 된 놈이란 걸 눈치 채게 만들어 주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 샘플을 먼저 들어 본 다른 이들의 반응 들 중 주목 할 점을 한 가지 발견 할 수 있었는데요. ‘이런 톤의 성향으로는 밝은 느낌의 퓨전 게인톤 연주는 무리가 아니겠느냐?’ 하는 점이었습니다. 우리가 기타 톤을 이야길 할 때는 저나 여러분 할 것 없이 참으로 주관적인 관점에서 이야기 하는 것에 올인 일 텐데요.
저의 경우 ‘기타 톤 만큼 간사한 것은 없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에, 할로우 기타로 -그런 소리가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퓨전에 사용 한다는 솔리드 바디 게인의 성향을 다듬어 내 봐야 겠다라고 생각 하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솔리드 바디 기타의 게인 사운드는 단단한 솔리드 몸통을 통해 나오는 소리이기 때문에, 할로우 기타로 쉽게 접근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selma 커스텀 오더의 경우 리어 픽업으로 연주 할 때 소리를 다듬어 내면서 적절한 피킹으로 연주를 할 때 보다 대중적이고도 시원한 게인이 가능하다 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락트론의 괴물 프리앰프 프로퍼시를 가지고 만들어 본 사운드인데요. 012게이지와 적당한 게인과 피킹으로 만들어 낸 사운드는, 뭐라고 할 까 해변을 드라이브 하는 느낌이 나는 쾌청한 사운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쏘는 맛의 경우 할로우 특유의 뉘앙스로 인해 거의 감쇠되어 없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덕분에 곡 자체에 더 어울리는 소리가 나오긴 했던 것 같습니다. 뒷맛이 깔끔한 사운드가 나와서 기타의 활용범위를 더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011게이지 이상으로는 거의 연주를 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012게이지롤 연주 할때는 익숙치 못 함으로 인하여 살짝 느긋함이 사라지는 감이 있기는 하지만, 여러 톤을 만들어 보면서 이 놈에게는 012가 최고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쯤에서 사운드 샘플 제작을 끝내려고 하던 차에 참으로 멋진 곡을 MIDI파일로 하나 찾아 둔 것이 있어서 샘플을 하나 더 녹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ㅡㅡ; selma 커스텀 오더의 크린톤으로 연주를 했는데 곡의 제목도, 어떤 곡인지도 모르지만 일단 피아노가 연주하는 멜로디 라인을 기타로 연주를 하였습니다. 곡의 분위기와 기타의 톤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재미있게 녹음 했었던 곡입니다.
셀마의 사운드와 곡의 분위기와 잘 매칭이 되는 것 같습니다. 원래는 새로 공간계 랙을 하나 사서 jmp-1을 가지고 제법 신경을 써서 레코딩을 할 요량이었는데, 엊그제 구입한 쥐메이져가 문제가 좀 생겨 돌려보낸 관계로 mr까지만 열심히 레코딩하고 제일 중요한 기타파트에 대해서는 시간의 압박에 대충 대충 끝낸 티가 너무 나네요.
프로퍼시로 레코딩 하였습니다. 등장하는 기타 사운드는 전부 selma 의 톤 입니다. 대략적인 참고용 샘플로 들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우선 첫째로 소리 자체는 상당히 매리트가 있는, 가격대 성능비가 탁월한 놈 이라는 것입니다. 비슷한 사양의 기타들을 두고 살펴봤을 때 절반 정도 가격으로 그 이상의 소리를 내 주는 놈이라는 점을 무시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둘째는 기타의 활용 폭이 넓다 라는 것입니다. 할로우 바디의 풍성한 느낌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톤을 만들어 내는 것 도 가능하다는 까닭으로 인해 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셋째는 큰 스테이지에서의 사용에 대한 궁금증입니다. 과연 큰 스테이지에서 어느 정도의 톤이 나와 주는가를 몹시 궁금하게 해 줍니다. 짐작컨대 확 깨는 일은 절대 없다고 자신 할 수 있는 놈인게 틀림없지만, 그러한 스테이지에서 어떠한 뉘앙스의 사운드가 나올 런지에 대해 몹시 궁금하게 하는 놈입니다.
마지막으로는 기타를 제작한 사람과 커스텀 의뢰한사람의 의도가 제대로 녹아져 있다라는 것입니다. 제작자들이 의도하였던 것과 어긋나는 기타라면 그 소리가 아름답다고 해도 뭔가 찜찜한 것이 있는데, 이 녀석은 수 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며 소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탄생하였기 때문에, 일반적인 양산형 모델과는 또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타 자체의 존재감 같은 것이 스며들어 있다고 봅니다. 여하튼 아름다운 도전(?) ㅡ,.ㅡ;;이 만들어낸 멋진 녀석입니다. 저의 경우는 할로우보다는 솔리드를 선호하는 편이긴 하지만, selma를 사용하면서 상당히 만족스럽게 샘플을 레코딩 하였습니다.
까다롭게 구는 제 뜻대로 잘 반응해 주더군요. 딱히 지적사항을 들자고 한다면, 피에죠의 탑재가 꼭 필요하였는가? 그리고 로즈우드 브릿지가 주는 톤의 느낌은 대단히 훌륭하나 대신 그 연약함에 대해 스트링 자리잡기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정도와 012게이지의 압박을 견뎌 낼 수 있는 분들에게 어울린다는 정도 입니다.
할로우 기타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한 번 쯤 고려해 보아도 좋을 듯한 멋진 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미흡한 저의 글을 꾹 참고 읽어 내려오신 여러분!! 아무쪼록 여러분들 모두의 기타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이만 줄여 볼 까 합니다. 언젠가 또다른 사용기로 불현듯 찾아 뵙겠습니다. 행복들 하십쇼!!! by minj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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