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전형적으로 일부일처제를 유지한다고 알려진 새들도 DNA 지문분석법(DNA fingerprinting technique)을 사용하여 조사해보니 한 둥지에서 자라 날아 나오는 새끼들이 종종 ‘씨 다른’ 즉 아빠가 다른 경우가 속속 발견되었다. 미국 워싱턴대학의 동물행동학자들은 가장 좋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던 붉은날개지빠귀(red-winged blackbird) 으뜸수컷(alpha-male)을 잡아 거세하여 돌려보내는 실험을 했는데 놀랍게도 그의 영역에 둥지를 튼 암컷들은 모두 아무 문제 없이 알을 낳고 새끼를 길러냈다는 것이다. 암컷들은 모두 변방의 수컷들과 짝짓기는 하되 그 으뜸수컷의 터와 재산을 이용하여 자식을 길러냈다.
성매매에 관하여 남성들이 각성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 남성들만 욕망의 노예로 낙인 찍는 것은 불공평해 보인다. 2004년 여성부의 캠페인은 모든 남성을 잠재적인 성범죄자로 가정하고 세워진 정책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남성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일인 것이다.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누구나 원초적인 욕망을 자제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자제력의 차이 역시 엄연히 존재한다. 그 차이가 상당 부분 인격의 차이를 만든다. 고도로 조직화한 사회에 사는 동물인 우리 인간에게 욕망의 조절은 대단히 중요한 진화적 적응 현상이다. 욕망을 절제하지 못하는 남성은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백악관 인턴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탄핵의 위기로 내몰렸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경우만 보더라도 성욕의 자제는 남성의 출세에 대단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소설가 이인화는 그의 1992년 소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에서 ‘욕망하는 자아’를 해답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소설가가 그리는 욕망하는 자아의 욕망도 결국 번민하는 즉 절제된 욕망이다. 서양에는 다음과 같은 속담이 전해온다. “사람들은 모두 탐나는 걸 보면 그걸 갖길 원한다. 그래서 법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우리에게 법이 있기 전에 우선 도덕과 종교가 있고 무엇보다도 생물학이 있다고 생각한다.
번식에 관한 암수의 전략에는 분명한 생물학적 차이가 있다
번식에 관한 암수의 전략에는 분명한 생물학적 차이가 있다. 기네스북에 의하면 이 세상에서 자식을 가장 많이 낳은 여자는 27번의 임신을 통해 두쌍둥이, 세쌍둥이, 네쌍둥이 등을 포함하여 평생 69명을 출산한 19세기 러시아의 한 여인으로 알려져 있다. 기네스북은 이 기록이야말로 절대로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런데 이 기록을 남성의 기록과 비교하면 놀랍도록 하찮아진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식을 낳은 남자로 기네스북은 ‘피에 굶주린 이스마일(Ismail the Bloodthirsty)’이란 별명을 가진 18세기 모로코의 황제를 꼽는다. 기네스북은 그가 무려 888명의 아들딸을 생산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60년간 매년 무려 15명의 자식들을 낳았어야 계산이 되는 이 기록은 사실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문제가 소지가 있지만, 적어도 여성의 기록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역시 확인되지 않았지만 무려 3천명의 궁녀를 거느렸다는 백제 의자왕의 자식들은 과연 몇이나 되었을까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