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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입냄새 - 그 원인과 치료.

minjpm 2009. 11. 30. 18:29

주위에 입 냄새가 나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와 같이 사는 가족들은 물론이고 수시로 그와 맞대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 직장 동료들도 힘이 들겠지만, 뭐니뭐니해도 제일 견디기 힘든 건 그의 연인일 거다. 초기에는 설레임 때문에 모를 수도 있지만, 좀 더 지나면 그 냄새 때문에 키스를 하는 게 고역일 거다. 여자 친구가 한사코 “다음에 하자”고 키스를 거부한다면, 본인에게 입 냄새가 나는 건 아닌지 한번 맡아볼 필요가 있다. 입 냄새는 대체 왜 나는 것이며, 고칠 수는 있는 것일까?

 

 

입 냄새는 사람의 입에서 불유쾌한 냄새가 나는 것을 말한다

입 냄새는 어려운 말로는 구취(口臭), 영어로는 halitosis, 좀 쉽게bad breath라고도 하는데, 이유가 뭐든 간에 어떤 사람의 입에서 불유쾌한 냄새가 나는 걸 말한다. 양파처럼 냄새가 심한 음식을 먹거나, 틀니를 덜 씻었거나, 담배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냄새가 나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병적인 상태에 의해 냄새가 계속 난다면 문제다. 전신질환에 의해서도 입 냄새가 날 수 있지만, 입 냄새의 90%는 입 안에 문제가 있어서 생긴다.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는 분명 아닐지라도, 그 고통이 죽음에 필적한다는 왕따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혼자 고민하지 말고 신속하게 병원에 가보는 게 좋다.

 

 

막 일어났을 때라든지, 마늘이나 양파를 먹어서 냄새가 나는 걸 포함하면 입 냄새로부터 자유로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입 냄새라는 것도 기준이 참 애매한지라 이에 대한 조사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꾸준하게 냄새가 나고, 그걸 다른 사람이 알아채는 정도의 환자에 국한한다면 대략 성인의 4분의 1 정도가 입 냄새 환자로 분류된단다. 이렇게나 많은가 싶지만, 주위 사람들 중 입 냄새가 심한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면 이 통계가 과장이 아님을 납득할 수 있을 거다. 미야자키 (Miyazaki H.)라는 사람은 2,672명을 조사한 결과 늦은 아침이 가장 입 냄새가 심했고, 늦은 오후가 그 다음이었다. 입 냄새가 제일 안 날 때는 오후 초반부라고 하니, 입 냄새가 심한 사람을 만날 일이 있다면 오전 11시경보다는 오후 1시경을 택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

 

 

입 냄새는 90%가 입 안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한다

전신적인 질환에 의한 경우는 10%에 불과하며, 나머지 90%가 입 안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입 안의 혐기성 세균이 입 안에 있는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내는 휘발성 황화합물이 입 밖으로 나가 냄새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세균들은 어디서 그런 물질들을 만들어 낼까?

 

1) 혀

입 냄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장소는 바로 혀다. 특히 혓바닥 뒤쪽은 입 냄새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말라 있고 잘 안 씻는 부위라 세균이 창궐하기 쉽다. 이 세균들이 황화수소같은 ‘휘발성 황화합물’을 신나게 만들어내 입 냄새가 난다. 박하라든지 분무기(mouth spray), 구강 청정제 같은 것은 일시적으로 냄새를 줄여줄 수는 있어도 치료는 되지 못하는데, 혀로 인한 입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혀 스크레이퍼(tongue scraper), 세균을 제거해 주는 좋은 기구인 이 방법을 이용하면 입 냄새의 70% 정도가 줄어든다고 한다. 귀찮고 구역질이 좀 난다 해도 왕따가 되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 않겠는가?


 

 

2) 잇몸

잇몸질환도 입 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빨 표면에는 수시로 세균이 달라붙는데, 이 세균들이 막처럼 모인 걸 ‘플라크(plaque)'라고 한다. 이 플라크가 잇몸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이게 수 일 내 제거되지 않으면 침 속에 있는 칼슘과 인 같은 무기물이 침착 되어 석회화가 일어난다. 이렇게 석회화가 일어난 걸 치석이라고 부르고, 치석은 다시 플라크의 생성을 촉진해 잇몸의 건강을 위협한다. 치석은 이를 열심히 닦아도 제거되지 않고, 스케일링을 해야 없어진다. 잇몸질환이 입 냄새와 무관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잇몸이 안 좋은 사람치고 입 냄새가 좋은 사람이 없다는 걸 상기하며 열심히 이를 닦자. 그리고 일년에 한번씩은 치과에 가서 스케일링을 받자. 입 냄새도 입 냄새지만, 잇몸이 나빠져 이가 다 빠지고 난 뒤 “아아, 그래서 사람들이 스케일링, 스케일링 했구나!”라고 뒤늦게 탄식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3) 코

사람의 얼굴에는 부비동이라는 공기가 찬 방이 있는데, 거기 염증이 생긴 걸 부비동염, 즉 축농증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이 숨을 쉬면 콧구멍을 빠져나간 공기가 자극성의 냄새를 야기한다. 엄밀히 말해 입 냄새는 아니지만, 가까이 하고 싶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4) 편도선

편도선도 입 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편도선에 있는 작은 구멍들에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뭉쳐서 쌀알 크기의 작고 노란 알갱이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편도결석이라고 한다. 이 경우 아주 냄새가 고약하다. 만성 편도선염을 앓는 사람에게 흔하며, 양치질을 하다가 노란 알갱이가 튀어나오면 편도결석을 의심해 보자.

 

5) 위

옆 사람이 내뱉은 트림에 시달려 본 경험은 다들 있을 거다. 트림은 공기가 위 속으로 들어가서 생기는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공기에 위 내용물이나 위산 등이 같이 배출되어 형언할 수 없는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긴 해도, 지나치게 잦으면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드물기는 해도 위에서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경우 입 냄새가 난다.

 

6) 전신질환

전신질환으로 입 냄새가 나는 건 드문 경우지만, 만성 간질환, 폐나 기관지의 감염성 질환, 신부전 때도 입 냄새가 날 수 있고, 당뇨병에 걸렸을 때는 ‘케톤체’라는 게 만들어져 냄새를 유발하기도 한다.

 

 

입 냄새가 난다고 좌절하지 말자. 입 냄새는 치료가 되는 질환이니까…


 

입 냄새가 나는 경우 대부분 주위 사람이나 자기 자신이 알아차리기 마련이다. 간혹 입 냄새가 난다고 느끼는데 실제는 안 나는 사람도 있고, 냄새가 나는 걸 자신만 모르는 경우도 있다. 입 냄새의 측정은 대개 코로 맡아보는 방법을 쓰며, 휘발성 황화합물을 측정하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냄새가 난다 싶으면 의학적, 치의학적 상담을 하고, 입 안을 자세히 살펴봐 원인을 찾도록 한다. 다른 질병이 없을 경우 입 냄새의 치료는 입 속 세균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혀를 깨끗이 닦는 게 특히 중요하다. 항생제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논문에는 입 냄새가 나는 사람에게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당부해 놨다.

 

     1. 입 냄새를 걱정하느라 삶을 낭비하지 말아라.
     2. 절대 좌절하지 말아라.
     3. 커피를 많이 마시지 말아라.
     4. 혀를 너무 열심히 닦다가 상처를 내지 말아라.
     5. 이는 안 닦으면서 가글만 하지 말아라.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좌절하지 말 것”이다. 입 냄새는 치료가 되는 질환이니까.

 

 

 

서민 /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다. 저서로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대통령과 기생충> 등이 있다.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science/medicine/1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