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은 태양계가 창조되었던 46억 년 전부터 태양계의 주변을 날아다녔습니다. 혜성은 태양계에 가장 원시적인 물질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46억 년 동안 보존된 태양계의 기록인 셈입니다. 과학자들은 태양계의 탄생을 이해하고 현재 우주에서의 우리의 위치를 알아보기 위해 혜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혜성은 거대한 충돌을 일으켜 엄청난 파괴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혜성이 담고 있던 물질들을 행성에 전해 새로운 창조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행성들의 중대한 운명을 결정짓는 사건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혜성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학자도 있습니다. 존스 홉킨스 연구소의 캐리 리스 박사는 “1억 2천 년 전부터 6,500만 년 전까지 공룡이 지구를 지배한 반면, 인간이 지구를 지배한 시간은 그 10분의 일도 안 되는 300만 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6,500만 년 전의 혜성 충돌이 없었다면 파충류가 여전히 지구를 지배했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공룡의 죽음이 포유류의 번성을 이끈 것입니다. 이처럼 우주를 나는 혜성은 지금까지 여러 행성의 표면에 부딪히면서 영향을 끼쳐왔습니다. 혜성이 또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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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태양계가 탄생한 시점인 46억 년 전으로 돌아가 보면, 최초의 태양계는 우주를 떠다니는 먼지, 얼음, 파편 등이 모인 상태였을 것입니다. 이것이 돌다가 합쳐서 태양이 되고 또 나머지 입자끼리 모여 덩어리가 되어 혜성과 소행성이 되었습니다. 그 후 1억 년간 그 덩어리가 중력으로 모이고, 자라나서 100여 개의 초기 행성이 됩니다. 다음은 가장 격렬한 단계로, 온 태양계의 천체들이 서로 충돌하는 서바이벌 게임이 벌어집니다. 전쟁이 끝나자 단 8개의 행성만이 남게 되었고 그 중 하나가 태초의 지구입니다. 행성으로 자라지 못한 혜성들은 새로운 행성들의 중력의 힘에 의해 태양계 가장자리로 퉁겨지게 됩니다. 지구로부터 수억 킬로미터 떨어진 이 가장자리를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연구 결과 과학자들은 혜성이 태양계를 둘러싸는 거대한 원형 구름에서 온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 구름이 바로 오르트 구름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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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의 고유 성분
혜성은 먼 거리에 있지만, 놀랍게도 우리의 존재를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행성의 기원에 대한 중대한 답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행성보다 혜성이 먼저 생겨났기 때문이지요. 이런 혜성의 성분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과학자들이 분광기로 분석합니다. 분광기로 물체에 빛을 비추면 여러 색이 나타나게 되는데, 매 색마다 고유의 성분은 나타냅니다. 이 색을 분석한 결과 혜성은 탄소, 수소, 무기물 등의 유기복합체라는 것을 알아내었습니다. 또한, 얼음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즉, 혜성은 '더러운' 얼음 덩어리인 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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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물을 나르는 카이퍼 벨트의 혜성
1992년 과학자들은 해왕성 넘어 비어 있다고 생각했던 공간에서 첫 카이퍼 벨트를 찾아냅니다. 이 발견은 태양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혁명적인 변화를 안겨 주었습니다. 태양계가 해왕성, 명왕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수십만 개의 ‘얼음 왜성’을 포함한 새롭고 엄청난 것들이 더 있었던 것입니다.
과거의 카이퍼 벨트는 현재보다 100배 이상 더 컸다고 추정됩니다. 그래서 과거의 카이퍼 벨트 혜성들이 지구에 물을 전해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이 혜성들이 현재도 지구에 물질을 배달하고 있습니다. 혜성의 먼지는 항상 우리에게 떨어지고 있으며, 바로 이 먼지가 전체 태양계의 형성을 이해하는 열쇠가 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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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 충돌과 생명의 출현
혜성은 행성에 충돌하면서 파괴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복합 유기체도 전해줍니다. 태양계 시초에 혜성에 저장돼 있던 복합유기체 분자들이 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과정을 통해 지구에 전달되었습니다. 이 분자들이 지구 생명의 탄생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혜성의 분자들이 지구와 충돌할 때 살아남았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혜성이 비스듬한 각도로 충돌하면 분자들이 생존할 수 있습니다. 비스듬하게 충돌하는 혜성이 극소수이지만 워낙 많은 혜성이 충돌해왔으니, 생존한 분자도 많은 것입니다. 마이크 머마는 탄소, 질소, 산소 등 신체의 모든 요소는 별 안에서 형성되었고 나중에 별에서 나와 성간, 성운에 모여 있다가 혜성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 말합니다. 그 물질들이 다시 혜성에서 행성으로 전달되어 생명이 되었으니, 우리는 혜성의 일부이자 우주의 일부인 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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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 로제타 위성
지난 20년간 지오토, 스타더스트, 딥임팩트와 같은 임무를 통해 우리는 태양계에 대해 많은 걸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어떻게 태양계가 생성되었고 그 전에는 뭐가 있었을지, 생명이 자랄 수 있는 행성은 지구가 유일한 것인지, 또 지구의 운명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것입니다. 유럽우주기구(ESA)의 과학자들은 ‘로제타’가 그 답을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위성은 12년에 걸친 70억 킬로미터의 여정의 반을 날아 혜성 처려모프-제라이멘코를 향해 날아가는 중입니다. 2014년에 혜성에 도착하게 되면 위성은 작은 탐사선을 표면에 착륙시킬 것입니다. 탐사선은 혜성에 약 1주일간 머무르며 사진을 찍고 얼음과 먼지의 화학분석을 할 것이며 정보를 위성으로 전송할 것입니다. 로제타는 지구에서 수백만 킬로미터를 날아 차갑고 어두운 우주 깊숙한 곳에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조심스럽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