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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이해

[스크랩] 베토벤 - 트리플 콘체르토

minjpm 2010. 10. 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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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의 스케치는 베토벤이 [교향곡 3번] ‘에로이카’를 작곡하고 있던 1803년 경 나타난다. 완성은 1804년 여름에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베토벤은 1804년 8월 라이프치히에 있는 출판사 브라이트코프에 보낸 편지에서 [감람산의 그리스도], [에로이카 교향곡](당시에는 ‘보나파르트 교향곡’), [발트슈타인 소나타], [22번 소나타], [열정 소나타]와 같은 3개의 피아노 소나타와 함께 [트리플 콘체르토]의 출판을 의뢰했다.

 

no 아티스트/연주  
1 1악장 알레그로 / 예핌 브론프만[피아노], 길 샤함[바이올린], 트룰스 뫼르크[첼로] 듣기
2 2악장 라르고 / 톤 할레 취리히 오케스트라, 데이비드 진먼[지휘] 듣기
3 3악장 론도 알라 폴라카 듣기

1분감상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음원제공 : 소니뮤직

 

 

 

3개의 독주악기로 이루어진 특이한 협주곡

피아노와 바이올린, 거기에 첼로까지…. 이런 형식은 고전 시대의 음악형식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또는 시곗바늘을 좀더 과거로 돌리자면 바로크 시대에 크게 유행했던 ‘합주 협주곡 concerto grosso]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베토벤은 난데없이 과거로 회귀하는 복고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이 작품을 작곡했던 것이다. 당시의 가장 현대적인 악기와 과거의 옛 음악형식이 자연스럽게 만난 것이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까지 들어간 이 독특한 모양의 협주곡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직접적인 동기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베토벤의 전기작가 안톤 쉰틀러의 기록에 의해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다.

 

이 협주곡의 피아노 부분은 베토벤의 큰 후원자이자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자랑했던 루돌프 대공을 위해 작곡되었으며, 바이올린은 루돌프 대공이 거느리던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리니스트 카를 아우구스트 자이틀러를 위해, 첼로 부분은 에스테르하지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 안톤 크라프트를 위해 작곡된 것이라 한다. 그러나 안톤 쉰틀러는 이들이 곡을 의뢰했는지의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실로 특이한 협주곡이다. 협주곡의 독주부를 세 대의 악기가 나눠서 연주한다. 때문에 각 악기들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보이며, 실제로 그러한 악구들이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보면 베토벤의 새로운 시대정신이 이런 형식의 곡에서 충분히 살아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베토벤의 큰 후원자였던 루돌프 대공. 이 곡은 루돌프 대공을 위해 작곡되었다. <출처 beethoven at.en wikipedia>

 

3개의 악기를 위한 협주곡이라 해서 독주 협주곡의 3배의 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3대의 독주악기와 근대적 색채의 관현악이라는 풍부한 소재와 그에 따른 처리는 어려웠을 것이다. 밸런스 문제도 들 수 있다. 3개의 악기 연주자들에게 요구되는 기술적 난이도는 각각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이 곡은 첼로 작품들 중에서도 어려운 곡으로 꼽힐 정도로 어려운 테크닉을 담고 있다. 반면에 피아노 파트는 상대적으로 쉬운 구성을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루돌프 대공이 연주하려면 피아노 파트가 쉬워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날에는 세 사람의 특별한 명연주가가 한꺼번에 대가적 솜씨를 발휘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무대에 올려지는 기회가 많지 않은 작품이다. 독주자 3명(그 중에서도 첼리스트가 중요하다는 얘기는 앞서 했다)의 기교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을 때 비로소 베토벤이 들려주고자 했었던 농밀한 낭만성이 객석에 전해질 수 있다. 세 악기가 번갈아 주고받는 낭만적이면서도 베토벤 특유의 불굴의 의지가 가미된 선율의 매력은 거부하기 힘들다. 1807년 6~7월 빈의 미술공예사에서 초판이 출판되었으며 빈 신문에 광고가 실렸다는 기록이 있다.

 

 

1악장 알레그로

협주풍 소나타 형식. 1악장의 각 주제들은 다양하게 변화된 모습을 선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 주제들은 각 협연 악기들에게 분배되고, 이 악기들은 각각의 음향적 특성이 고려되면서 오케스트라와 음악적 진행을 주고받는다. 먼저 첼로와 더블베이스만으로 제1주제가 연주된다. 급격하게 음량이 증가되며 상승한 후 다시 조용해지고 제1바이올린이 G장조로 제2주제를 노래한다. 주제는 스타카토에 의한 셋잇단음표로 반주되며, 코데타로 들어간다.

 

제1바이올린의 섬세한 움직임이 피아니시모로 연주되는 가운데 독주 첼로가 제1주제로 등장하며 독주 바이올린이 5도 위에서, 피아노는 원래의 조성으로 이 주제를 이어받는다. 경과부에서는 세 독주악기의 기교가 화려하게 반복되며 펼쳐진다. 투티로 일단락되고 피아노는 아르페지오로 독주되며, 독주 첼로가 제2주제를 연주한다. 독주 바이올린은 스타카토로 연주하다가 이 주제를 받는다.


다시 독주악기들의 격렬한 기교가 이어지며 일제히 트릴을 연주한 뒤 관현악의 투티에 이어 발전부로 들어간다. 독주 첼로가 제1주제를 연주하고 독주 바이올린, 피아노 순으로 주제가 연주된다.


이 작품은 여러 악기가 협주하는 합주협주곡 형식을 기본으로 삼아 베토벤이
새롭게 창조한 독특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출처 : Louis Michel van at wikipedia>

 

스타카토 셋잇단음표가 세 악기로 전개되고 목관이 제1주제 동기를 노래한다. 독주 악기의 움직임이 긴밀해지고 관현악만으로 힘차게 제1주제를 연주하면서 재현부로 들어간다. 재현부는 제시부처럼 독주악기군의 화려한 기교가 반복적으로 펼쳐진 후 제2주제도 C장조로 독주 첼로로 재현되며 아름다운 코다로 곡을 마무리한다.

 

 

2악장 라르고
2악장은 비교적 짧으나, 현의 도입에 이어 독주 첼로가 연주하는 명상적이고 노래하는 듯한 선율은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임이 분명하다. 이어서 피아노가 섬세한 음표의 아르페지오를 연주하기 시작하며 오보에, 바순, 현의 피치카토가 도입부 선율을 노래한다. 피아노의 아르페지오 선상에서 독주 바이올린과 독주 첼로가 앞의 주제를 변주하고 다시 최초의 도입 선율이 목관으로 나타나며 여기에 독주악기의 카덴차풍 부분이 이어지고 곡은 그대로(아 타카) 3악장으로 이어진다.

 

 

3악장 론도 알라 폴라카
경쾌한 폴로네즈풍(Rondo alla Polacca)의 악상을 도입한 것은 전체적으로 곡의 무게를 가볍게 하려는 베토벤의 의도로 파악된다. 현의 반주로 독주 첼로가 주제를 노래하고 독주 바이올린이 5도 위에서 반복하며 새로운 악상을 더해 가볍게 진행된다. 세 대의 악기로 주제가 연주된 후 관현악이 투티가 되면서 바이올린이 특징적인 리듬의 새로운 악상을 제시한다. 독주악기가 빠른 악구를 연주하면 곧 독주 첼로에 G장조의 제2주제가 나타난다. 이후 독주악기는 똑같은 흐름으로 빠른 악구를 연주하고 론도 주제가 독주 첼로로 재현되고 처음 부분이 반복된 후 관현악이 포르테로 폴로네즈 리듬을 연주하며 제3주제가 독주바이올린으로 제시된다. 이것이 첼로, 피아노 순서로 연주되고 관현악이 힘차게 세 번째 론도 주제를 제시한다. 제2주제가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독주 첼로에 의해 C장조로 연주되고, 다시 원래의 템포와 박자로 되돌아가 독주악기군과 관현악이 격렬하게 힘겨루기를 하면서 곡이 끝난다.

 

 

 

추천음반
바이올린과 첼로, 피아노의 명인들을 기용했을 때 최고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곡의 성격상, 사상 최고의 라인업인 다비드 오이스트라흐(바이올린)/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첼로)/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피아노)/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베를린 필의 1969년 녹음(EMI)을 우선적인 추천반으로 드는 데 별 이의가 없을 듯하다. 세 독주자 사이의 긴장을 카라얀이 섬세하게 녹이며 다독이는 양상이다. 디지털 시대의 우수한 음질을 떠올린다면 선택은 이차크 펄만(바이올린)/요요 마(첼로)/다니엘 바렌보임(피아노, 지휘)/베를린 필(EMI)이다. 펄만이나 요요 마는 나긋나긋하고 우아하게 힘을 빼고 연주하고 있으며, 여기에 바렌보임도 가담하고 있다. 볼프강 슈나이더한(바이올린)/피에르 푸르니에(첼로)/게자 안다(피아노)/페렌츠 프리차이(지휘)/베를린 방송교향악단 녹음(DG)도 간과할 수 없다. 1960년대 초반의 그윽하고 구수한 향취를 만끽할 수 있는 레코딩이다. 정경화(바이올린)/정명화(첼로)/정명훈(피아노, 지휘)/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DG)는 팽팽한 긴장감과 핏줄을 나눈 남매간의 균형 잡힌 앙상블이 주는 안정감이 함께하는 빼어난 해석이다.

 

 

 

류태형 / 전 <객석> 편집장, 음악 칼럼니스트
월간 <객석> 편집장 역임, 현재 (재)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거장들의 옛 음반과 생생한 공연의 현장이 반복되는 삶이 마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같다고 생각한다.

음원 제공 소니 뮤직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lassical/masterpiece/3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