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jpm(민제이피엠) 의 음악과 함께하는 삶~
SOUL CLAMP

minjpm의 일상

망막박리 수술과 비문증.... 망막박리수술을 했습니다.

minjpm 2022. 1. 17. 12:50

2022년 1월 7일...

갑자기 망막이 급성으로 박리되는 황당한 일을 겪어서, 뜻 하지 않게 수술까지 받게되었는데요.

혹여 글을 읽는 여러분들 중에서도 저와같은 경우가 발생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몇 말씀 올릴까 하여 글을 적습니다.

 

이번 사건 덕분에 지인중에 안과전문의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시력이 많이 좋지 않은 사람의 경우, 건강한 눈을 가진 사람에 비해 나이가 들면서 망막(각막아니고 눈동자 속 망막)이 쉽게 얇아지고 약해진다고 합니다.

망막은 아시듯 카메라로 치면 필름(디카로치면 CCD소자)과 같은 역할을 하는 부분인데요. 우리가 외부 환경을 볼 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중 하나입니다.

 

망막이 약해지는 경우 흔히들 겪으시는 비문증 현상이 함께 찾아오게 되는데요.

 

비문증이라함은 해파리나 투명한 커튼같은 물체, 혹은 날파리 같은 검은 점이 우리가 바라보는 시야을 따라 함게 물 속을 유영하듯 움직이는 증상을 이야기 합니다.(날파리증이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

 

보통은 눈의 노화에 따라 안구 속 유리체가 혼탁해지는 자연스런 현상이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딱히 치료를 권하지도 않구요.

 

때문에 사람이 적응해서 살아가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증상의 좋고 나쁨이 어느정도 변화가 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갑자기 이런 비문증 증상이 급속히 심해졌거나, 어느 순간 시야 속 이물질이 확 늘어나는 경우는 빠르게 안과 진료를 보셔야 합니다.

 

'어 이상하네...'하고 조금씩 미루다 보면 자칫 망막에 치명적인 손상을 받게 되어, 영구적인 시력손상이나, 아예 시력 자체를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어느 순간 안구 속 망막이 박리 되면서 망막이 눈 내부에서 분리되는 일이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네.... 제가 바로 그 망막 박리가 급성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지지난주 금요일 오전, 눈에 갑작스럽게 비문증 증상이 심해짐을 느껴 이상함을 감지하고 바로 토요일 집 근처 나름 규모가 있는 안과병원을 예약하였는데요.

 

토요일 오전 첫 진료로 병원을 찾았을 때 비문증 이야기를 하니 주말엔 예약환자만 비문증 검사를 하니, 미리 예약을 하고 다음주 주말에 검사를 하던가, 그게 아니면 월요일에 다시 와야 한 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병원을 나서며 집사람에게 내용을 전달하니, 집에 도착하는 사이에 일요일 의정부에 비문증 진료를 하는 병원을 예약을 해 두었더군요.

 

그런데... 토요일 저녁부터 왼쪽 눈 시야의 좌측 하단이 조금씩 시야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사실 그 상황에서 바로 병원 응급실로 가지 않은 이유는, 그 것이 시야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란 걸 제가 인지하지 못 했기 때문입니다.

 

그 까닭은... 이후에 시야가 없어진걸 알게 된 부분이, 마치 비문증 증상중에 눈 속 어른거리는 해파리 같은것이 그쪽 시야에 걸려있는 것과 거의 100% 비슷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눈 몇 번 껌뻑이고 눈동자를 움직이면 자연스레 사라지는 바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평소보다 일찍 잠이 들었는데요.

일요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깜짝 놀라고 맙니다.

 

좌측 눈 시야의 1/4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예약 해 둔 병원으로 달려가서 바로 검사를 하고 나니, 시간이 없다. 긴급하게 수술을 받아야 하니 바로 응급실로 가셔야 한다 라는 말씀을 하셔서, 병원에서 연락 해 둔 의정부의 모 대형대학병원으로 총알처럼 날아갔습니다.

 

몇 시간을 정신없이 눈 검사를 하는 동안 왼쪽 눈의 시야가 점점 더 사라져 갑니다.

 

금같은 시간이 흐른 뒤 해당병원에서 '여기선 수술을 못 할 것 같다' 라는 말과 함게 서울의 삼성의료원으로 보내더군요... 의사간 서로 연락을 주고 받고 지정을 해서 보낸 것을 보니, 마음이 착찹했습니다.

 

동생에게 부탁을 해 병원으로 병원을 옮기고 나서, 또다시 검사를 기다리며 응급실에 앉아 있자니 스스로에게 참 화가

많이 났습니다.

 

먹고 살자고 아둥바둥 사는 인생인데... 내 몸 하나 제대로 관리 못 하는 인간이, 어찌 식구들을 먹여 살린단 말인가 하는.. 나름의 반성과 함께요.

 

좌우지간 수술복을 미리 갈아입고 대기하며 이런 저런 검사를 받았는데, 간단히 수술을 하게 될거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전신마취에 호흡기까지 달고 해야하는 큰 수술이라는 설명을 듣고 집으로 돌려보낸 집사람을 다시 호출 하게 됩니다. ㅋㅋ

 

그냥 어느정도 간단히 수술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말 그대로 그 동안 알아왔던 그런류의 눈 수술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고, 안구의 바깥쪽(눈동자 뒤쪽)에서 행해지는 수술이더군요....

 

늦은시간... 수술하실 선생님을 진료를 위해 드디어 만나게 되었는데... 젊고 인물 좋으시고 정말 예절바른 분 이셨습니다. (삼성의료원 남승완 선생님) 망막쪽 최고 전문의 이신것 같은 느낌을 확 받으며.... 나름 안도를 하게 됩니다.(나중에 알고 보니 진짜 망막 전문의가 맞았습니다)

 

맨 눈을 작은 겸자같은것으로 젖히고 망막 박리된 곳을 외부에서 직접 진찰하시는데.... 정말 기가막히게 아프더군요. =,,=;;;

 

그 때 하시는 말씀이.. 뇌와 관련된 수술을 하신 분들이 지금과 같은 증상이 있을 경우는 제대로 된 마취 없이 수술을 해야 한다는.... 그래서 저는 아프다고 더는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

 

의사 선생님도 시력에 영구적인 손상이나, 심할 경우 아예 시력 상실이 있을 수 있으니 긴급으로 최대하 빠르게 수술을 하도록 하시겠다는 말씀과 함께, '오래 기다리시게 해서 너무 죄송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최대한 빨리 수술 일정을 잡아 진행하겠다..' 라는 다짐을 주시면서 병실을 배정받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정말 입원까지의 길고도 긴 시간이었습니다. ㅎㅎ

 

이런 저런 우여곡절이 함께한 긴 기다림 끝.

 

다음날이 되어서야 왼쪽 눈 절반 가량의 시력을 상실 한 채 수술실을 들어가게 되었는데요.

 

태어나 처음으로 수술이라는 것을 해 보는지라... 수술장 대기실의 그 차가운 공기가 너무나도 이질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국소마취 정도 해 본것이 전부인 상태에서 본격적인 전신마취를 한다는 것이 묘하게 두렵더군요.

 

내 스스로 숨을 쉬지 못 해 기계에 의존해 호흡을 유지한다는 건 생소해도 너무나 생소했습니다.

 

하지만 수술실에 들어가 마취과 의사님과 몇 마디 나눈것이 그 곳에서의 기억 전부입니다.

 

 

까무룩 잠이 들었다 깬 것 같은 기분이 들며 정신을 차려보려 노력 하니... 어느새 저는 병실 침대에 누워 집사람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 =,,=;;;

집사람 말이 헤롱거리며 실려 들어와서는 그 때부터 자기 손을 붙잡고 '눈이 엄청 아프다..' 라고 중얼 중얼 거렸다네요 ㅋㅋ

엄살이 아니고... 마치 왼쪽 눈을 중심으로 머리의 90% 정도가 커다란 심장으로 변해, 맥박을 칠 때 마다 날카로운 칼날로 그 속을 후비는 듯 한 고통을 체험 할 수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수술 시간이 2시간 정도 더 걸렸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수술 후 회복실에 있던 저 보다 더 먼저 병실로 직접 찾아오신 의사선생님께서, 다행스럽게도 수술은 아주 잘 되었고, 시력도 최대한 잘 살아 날 것이라는 말씀을 집사람이 직접 전해 주셨다고 합니다.(역시 친절하신... -,,-;)

 

 

슬립스틱 코메디 같은 어이없는 전개로 '어~~ 어~~~ 어~~~!!' 하다가, 시력을 잃기 직전까지 가서 이런식으로 수술을 받고 나니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꼭두새벽에 출근해 늦은 밤 퇴근 하는 주제에....

 

조금 더 젊어서 즐기던.... 몸을 마주치고 타격이 오가는 투기 운동도, 조금 더 나이들어서는 몸을 혹사시키며 내달리던 마라톤도.... 이제보니 그저 저의 즐거움만을 위해, 제 몸은 생각치 않고 바보처럼 달려온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도 했습니다.

 

자기 몸의 한계치는 사실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음에도, 그 걸 넘어서는 것이 옳다라고만 생각하고 달려가는 삶이 마냥 좋은 것많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급속도로 떨어져 나가는 망막을 눈의 시야로 직접 느끼며, 정말정말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그런 반성 덕에 수술이 잘 되었나 봅니다. ㅎㅎ

 

 

이제 빠르면 한 달, 길어도 석달 정도 지나면 왼쪽 눈 시력도 어느정도 돌아올 것이라고 하고... 만약 영구적인 장애가 남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도 확인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술 후 일주일이 지난 현재, 시야의 장애는 크게 남지 않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저의 바램이죠! ㅎㅎ) |(^_^)/

 

물론 이번 주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해 보면 더 자세히 알게 되겠지만요. ㅎㅎ

 

 

 

몸이 '천냥' 이면 눈이 '구백냥' 이라고 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혹시라도, 나이에 상관없이 시야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지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무조건 병원 진료를 받아보시길 강력히 권고드립니다.

 

제가 불과 2~3일 사이에 갑작스럽게 망막박리가 진행되었다고는 하나, 의사선생님 왈 제가 미쳐 자각하기 못한 증상들이 그 간 꾸준이 있었을 것이라 말씀하시더군요.

매일 새벽 어두울때 출근해, 저녁 어두울 때 퇴근하니 그런걸 잘 몰랐을 수 있다구요...

 

 

이번의 경험은, 정말 무엇을 위해 이리 열심히 살아가는가에 대한 반성을 하게 함과 동시에, 제 삶 또한 되돌아 보게하는 소중한 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 모두 항상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