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는 가시광선 외에 다른 형태의 빛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낸 사람은 칼 잰스키(Karl Guthe Jansky, 1905~1950)였다. 그는 이미 1930년대에 은하에서 전파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의 연구는 너무 시대를 앞서 갔기 때문에 오랫동안 잊혀진 채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세계 대전을 지나면서 발달한 레이더 기술에 의해, 잰스키의 발견이 우주 관측에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세계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에서는 독일의 공습과 로켓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레이더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였다. 제2차 대전이 끝나자 레이더 장비는 우주관측에 활용되었는데 이를 통해 우주에는 강한 전파를 방출하는 은하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전파은하라고 하는데 이 부분의 선두주자였던 마틴 라일(Martin Ryle, 1918~1984)은 전파은하들이 거리에 따라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알면 어떤 우주모델이 옳은지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1961년에 5,000개의 전파은하 목록을 작성하고 그 분포를 조사했다. 전파은하들은 거리가 멀수록 더 많이 분포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과거와 현재의 우주가 똑같다고 주장하는 정상우주모델과 배치되는 것이었다.
또 1963년에 마틴 슈미트(Maarten Schmidt, 1929~)는 라일이 작성한 전파은하 목록의 273번째 전파원(3C273)의 스펙트럼을 분석하여 이 전파원이 24억 광년 거리에 있는 천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 동안 이 전파원은 크기가 작아서 우리 은하계 안에 있는 특이한 별로 생각되어왔었다. 이 천체는 극단적으로 밝고, 매우 멀리 떨어져 있는 천체로 퀘이사(Quasar, QUASi-stellAR radio source)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퀘이사의 정체는 초기 은하의 핵이라는 것이 나중에 밝혀진다. 그 후 많은 퀘이사들이 발견되었는데 대부분의 퀘이사는 수십억 광년 너머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퀘이사가 수십억 년 전에 존재했던 천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초기의 우주가 현재의 우주와 매우 달랐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퀘이사의 발견으로 정상모델은 신뢰를 잃었고 많은 우주학자들은 빅뱅모델을 지지하는 쪽으로 옮겨갔다.
마침내 찾아낸 빅뱅 우주론의 결정적인 증거, 우주배경복사
전파관측은 우주로 향하는 새로운 문을 열었고 새로운 천체를 발견했으며 빅뱅과 정상우주론 논쟁에 유리한 증거를 제시했다. 전파관측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1964년에 마침내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낸다. 벨연구소의 아르노 펜지아스(Arno Allan Penzias, 1933~)는 로버트 윌슨(Robert Woodrow Wilson, 1936~)과 함께 나팔모양의 전파안테나를 이용해 전파잡음을 연구하던 중 우연히 하늘 전역에서 들어오는 전파잡음을 발견하였는데 그 정체를 모르고 있었다. 이들이 발견한 것이 우주배경복사라는 사실은 MIT에 있던 버크(Bernard Burke)라는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된다. 당시 프린스턴 대학의 로버트 디키(Robert Ducke)와 제임스 피블스(James Peebles)는 가모프와 알퍼와의 연구내용을 모르는 채 다른 관점에서 우주배경복사를 연구하고 있었다. 버크는 피블즈의 강연을 듣고 그 사실을 펜지아스에게 알려 주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