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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이해

[스크랩] 푸치니 - 나비부인 中 '어느 갠 날'

minjpm 2010. 2. 23. 09:19

 

 

원문에 들어있는 음악을 들으시려면, 본문 맨 아래 있는 원문가기 링크로 가셔서 들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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죤 롱(John Luther Long)의 소설 [나비부인(Madame Butterfly)]을 벨라스코(David Belasco)가 희곡으로 만들고 그 내용에 감동한 지아코사(Giuseppe Giacosa)와 일리카(Luigi Illica)가 대본을 썼다. 초연은 실패, 하루 만에 막을 내렸으나 토스카니니의 의견을 받아 들여 수정하고  남자 주인공 ‘핑커톤의 아리아’를 추가한 재연(再演)은 대성공이었다.

 

 


망부석(望夫石)처럼 외국인 남편을 기다리는 나비부인의 애타는 마음

1895년 무렵 일본의 나가사끼(長崎) 항구에 대포 소리가 울리고 미국 해군 장교 핑커톤은 나가사끼에 입항하여 나비부인을 만나고 서로 사랑하게 되어 결혼한다. 나비부인은 무사(武士)의 딸이지만 아버지가 죽어 생계가 어렵게 되자 게이샤(藝者=일본 기생)가 되었다가 핑커톤을 만났던 것이다.

 

그때 신부의 나이는 15세였다. 둘의 신혼살림 집은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작은 언덕에 마련되어 있다. 얼마 뒤 핑커톤은 본국으로 돌아가 미국 여성 케이트와 정식 결혼한다. 결국 일본에서 나비부인과의 관계는 현지처에 불과한 것이었으나 순진한 그녀는 핑커톤을 남편이라 믿으며 불교를 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했다.

 

그리고 나비부인은 어느새 아들을 낳아 기르며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가정부 스즈끼가 무심코 “외국 남자는 한번 가면 안 온다” 고 내뱉은 말을 기겁을 하고 가로 막으며 ‘남편’이 돌아오는 날을 환상 속에 그리며 이야기 한다.


 

no 아티스트/연주  
1 어느 갠 날 Un bel di vedremo / 레나타 스코토[소프라노], 로린마젤[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듣기

2월 24일까지 무료로 전곡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음원제공 : 소니뮤직

 

 

Puccini, [Madama Butterfly]
‘Un bel di vedremo’
Un bel di, vedremo
levarsi un fil di fumo
Sull'estremo confin del mare.
E poi la nave appare─

Poi la nave bianca
entra nel porto, romba
il suo saluto. Vedi?
E venuto!

Io non gli secondo incontro.
Io no. Mi metto là
sul ciglio del colle e aspetto,
e aspetto gran tempo
e non mi pesa
la lunga attesa.

E uscito dalla folla cittadina
un uomo, un picciol punto
s'avvia per la collina.

Chi sarà? chi sarà?
E come sarà giunto──
che dirà che dirà?

Chiamerà Butterfly
dalla lontana.
Io senza dar risposta
me ne starò nascosta,
un po' per celia
푸찌니, [나비 부인]
‘어느 갠 날’
어느 갠 날에
수평선 너머로
한줄기 연가가 솟는 것이 보이고,
그리고 배가 나타나겠지.

그 다음은 하얀 배가
항구에 들어오면 축포가
울려 퍼질 거야. 보이지?
도착했어!

난 그를 맞으러 내려가지 않을 거야 .
가지 않고 저쪽
언덕 끝에서 기다리겠어.
몇 시간이건 기다리고,
오랜 동안 기다려도
힘들지 않아.

이윽고 북적 대는 사람들 틈에서 빠져 나와
사나이가 혼자, 작은 점(点)처럼
언덕을 향해 다가올 거야.

누구지? 누구야?
그리고 도착하자 곧,
뭐라고 할까? 뭐라고 해?

저 쯤 멀리서
‘나비 부인’하고 부를 거야.
나는 대답도 않고
숨은 채 그대로 있을 테지.
약간 장난삼아지만,
이전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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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夢幻) 속에서 핑커톤을 정말 남편으로 믿고 어느 날 그가 돌아와 집으로 올라오는 풍경을 세밀화처럼 극명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 말 속에는 애타게 기다리는 간절한 희망과 동시에 혹시 안 오면 어쩌나 하는 미묘한 불안감이 깃들어 있다. 아리아 끝 부분에서 “마중 나가는 그 순간에/정말 죽지 않으려고”(e un po' per non morir/al primo ilcontro)의 ‘죽음’이라는 암시와 “나는 그렇게 믿고 기다리겠어요”(io con sicura fede l'aspetto)이라는 기약 없는 날에 대한 굳은 믿음에 잘 나타나 있다.

 

 

 

들을 만한 음반과 DVD

[CD] 카라얀 지휘, 스칼라 극장 관현악단/합창단(1955) 칼라스(S) EMI
젊은 날의 카라얀이 그려내는 이 음악의 파노라마 속에는 이탈리아적인 명쾌함과 유려함이 있다. 동시에 힘찬 드라마의 기복(起伏)과 비극적인 긴장감도 넘친다. 그리고 칼라스는 제1막과 제2막에서 자기 음색과 표현을 바꿔 나비부인의 인간상을, 그 내면의 심리변화부터 시간적인 경과까지 분명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뚜렷이 부각한다. 그녀는 웅장한 스케일의 관현악을 뚫고 목소리의 위력을 거침없이 발휘하며 드라마 전체를 단숨에 끌고 나간다. 칼라스의 대표적인 푸찌니 아리아 집이 CD로 복각되어 있다(Maria Callas sings Operatic Arias by Puccini EMI).

 

[CD] 세라휜 지휘, 로마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관현악단/합창단(1958) 테발디(S) DECCA
세라휜은 [나비부인]의 극적 긴장과 비극적인 감정을 어디까지나 이탈리아의 전통적 연주 양식에 따라 표현하고 있다. 오페라에 알맞은 강한 집중력과 통일성을 유지한 음악은 단지 음반을 위한 녹음이라기보다 충실한 극장 무대의 재현이라고 할 수 있다. 테발디(Renata Tebaldi)의 노래도 전성기를 기록하는 대표적인 명창이다. 그 밖의 베르곤찌(Carlo Bergonzi), 코쏘토(Fiorenza Cossotto) 등 가수진 역시 한결같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만큼 호화로운 배역을 고루 갖춘 오페라를 공연 또는 녹음할 기회는 앞으로도 좀처럼 없을 것이다.

 

[CD] 바비롤리 지휘, 로마 가극장 관현악단/합창단(1966) 스코토(S) EMI
스코토(Renata Scotto)의 나비부인이 젊고 싱싱하다. 원래는 코로라툴라로 대뷔했으나 그후 드라마틱한 역할도 레퍼토리에 넣게 되었다. 이 나비부인은 드라마틱한 면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다른 출연진도 베르곤찌, 파네라이(Rolando Panerai) 등 전성기의 가수들이다. 그리고 바비롤리의 지휘는 서정적인 오페라의 일면을 잘 살리고 있다. 명지휘자의 별로 많지 않은 귀중한 오페라 녹음 중 하나이다.

 

[DVD] 카라얀 지휘, 빈 휠하모니 관현악단/빈 국립 오페라단 합창단(1974) 후레니(S) 폰넬 연출 DECCA
카라얀의 특기 중 하나인 오페라 영화이다. 자칫 서양인이 범하기 쉬운 속된 이국취미(異國趣味)에 기울지 않고 오히려 핑커톤의 값싼 양키즘을 은근히 꼬집은 듯한 폰넬(Jean-Pierre Ponnelle)의 연출이 돋보인다. 리리코 레쩨로(Lirico leggero=서정적이며 가볍고 부드러운 목소리)에서 라리코 스핀토(lirico spinto=서정성과 극성을 아울러 갖춘 목소리)에 이르는 넓은 음역을 자연스레 넘나드는 후레니(Mirella Freni)의 노래 솜씨는 정상에 다다라 있었다. 당시 풋풋한 목소리를 아낌없이 내뿜던 도밍고의 핑커톤도 감동적인 가창력을 과시한다. 카라얀의 남다른 ‘오페라 영화’의 발상과 제작은 지금도 곧잘 ‘지나친 상업주의적 의도의 산물’이라는 논란의 대상이 되지만, 어쨌든 ‘오페라는 눈으로 보며 듣는 종합예술’이라는 점에서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lassical/aria/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