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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이해

[스크랩] 헨델 - 왕궁의 불꽃놀이

minjpm 2010. 8. 1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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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헨델은 독일 작센 지방의 소도시 할레에서 태어났다. 바흐의 고향 아이제나흐에서 1백 km 정도 떨어진 동부 독일의 시골 마을이었지만, 바흐와 헨델은 생전에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바흐는 평생 독일 땅에서 오르가니스트로 봉직하며 지낸 반면, 헨델은 전유럽을 무대로 음악 활동을 했다. 그러면서 그의 독일 이름 ‘게오르그 프리드리히’는 ‘조지 프레데릭’ 헨델이 되었다. 국제적인 활동을 많이 해서인지 헨델의 음악은 개방적이고 광범위하며, 감정적이고 선율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대위법적이고 드높은 이지적 고양감을 이끌어내는 바흐와는 대조적으로 헨델의 음악에는 대중적인 면이 많다.

 

no 아티스트/연주  
1 Ouverture / 장 프랑수아 파이야르[지휘] 파이야르 실내 관현악단 듣기
2 Bourrée 듣기
3 La Paix 듣기
4 La Réjouissance 듣기
5 Menuets I and II 듣기

8월 11일까지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음원제공 : 소니뮤직

 

 

헨델이 추구한 음악세계는 오페라와 오라토리오를 중심으로 한 성악곡과 무대음악이었다. 고향 할레를 떠나 함부르크에서 음악활동을 시작한 헨델은 1702년 함부르크 오페라 극장의 바이올린 주자가 됐고, 북스테후데를 비롯한 북독일 오르간 악파의 연주에 큰 감명을 받았다. 그 뒤 이탈리아에서 3년간을 지냈고, 하노버 선제후 게오르그 루트비히의 궁정에 들어가 궁정악장으로 활약한다. 헨델은 종종 자리를 비우고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느라 게오르그 선제후의 눈치를 봐야 했는데, 1711년부터는 아예 영국으로 건너가 활동했다. 그러다가 영국 앤 여왕이 급히 서거하자 불편한 관계였던 게오르그 선제후가 조지 1세로 등극하는 위기가 닥친다. 그러자 헨델이 [수상음악]을 작곡해서 조지 1세를 달랬다는 사실은 <오늘의 클래식>에 소개되었던 [수상음악] 편에 나와 있다.

 

 

 

[수상음악]과 쌍벽을 이루는 헨델의 걸작 관현악

[수상음악]과 더불어 헨델의 야외 음악으로 쌍벽을 이루는 것이 바로 [왕궁의 불꽃놀이]이다. 18세기 중엽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왕위를 마리아 테레지아가 계승하는 것을 반대하며, 그것을 빌미로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가 일으키고 유럽 각국이 참여한 전쟁이 ‘오스트리아 계승전쟁’이다. 당시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테레지아에 대한 주요 지원세력은 영국이었다. 당시 영국은 프랑스가 유럽에서 주도권을 장악할 경우 영국의 식민지 상업 제국이 위협받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었다. 따라서 오스트리아 왕위계승 전쟁은 1689~1815년 동안 지속된 영국과 프랑스의 세력다툼의 한 국면을 이루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전쟁의 종지부를 찍으며 1748년 10월 체결된 엑스 라 샤펠 조약은 이후 영국과 프랑스간의 분쟁의 불씨를 남기기도 했지만, 오스트리아의 영토 대부분에 대한 마리아 테레지아의 상속권을 확증했다. 오스트리아를 지원한 영국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평화를 되찾은 1749년 4월 27일, 런던의 그린 파크에서는 불꽃놀이가 열렸다. 이 날을 기념해 헨델이 작곡한 곡이 [왕궁의 불꽃놀이]였고 같은 날 불꽃놀이 개최 전에 이 곡이 초연되었다.


1749년 런던의 템즈강과 화이트몰에서 열린 불꽃놀이를 묘사한 삽화.
<출처 : George Frideric Handel at en.wikipedia>

 

헨델은 24대의 오보에와 12대의 바순(과 콘트라바순), 9대의 트럼펫, 9대의 프렌치 호른, 3대의 케틀 드럼, 숫자가 지정되지 않은 사이드 드럼(스네어 드럼, 작은북)들을 가지고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이 곡을 작곡했다. 초연시에는 100대의 관악기가 참여해 야외용 음악을 위한 거대한 음향을 구축했다. 초연 전에는 이 거대한 오케스트라의 대규모 리허설을 보기 위해 1만 2천여 명이 넘는 구경꾼들이 런던에 모여들었다고 한다. 이 날을 런던 역사상 최초의 교통 체증이 일어난 날이었다고 보는 흥미로운 시각도 있다. 당시 신문에는 “런던 브리지가 어찌나 막히는지 3시간 동안 단 한대의 마차도 지나갈 수 없었다”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축제 당일의 불꽃놀이는 뜻대로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서곡을 연주하고 101발의 캐논포가 발사된 뒤에 불꽃놀이가 시작되었고, 로켓과 온갖 불꽃들이 공중으로 쏘아 올려지는 모습은 대단히 훌륭했지만, 불꽃놀이의 핵심이었던 회전불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나머지 불꽃탄의 색과 형태도 변하지 않는 것이 많아 축제는 애처로울 정도로 형편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화재도 일어나 화가 난 불꽃놀이 기획자가 축제 집행관에게 덤벼드는 사건도 있었다고 한다.

 

 

 

야외 무대를 위해 구성된 거대한 오케스트라 편성

제1곡은 프랑스풍의 서곡으로 D장조의 4/4박자 행진곡풍으로 펼쳐진다. 제2곡은 시칠리아 풍(Alla Siciliana)의 느리고 엄숙한 춤곡이 빠른 환희로 바뀌는 형태를 갖는다. 제3곡은 빠른 템포의 프랑스 춤곡 부레로 이루어져 있고, 제4곡은 레쥐상스(Réjouissance, ‘기쁨’이란 뜻으로 18세기 경쾌한 소곡에 붙는다), 알레그로 제5곡은 우아한 춤곡 미뉴에트 두 곡이 이어진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작품에는 24대의 오보에와 12대의 바순(과 콘트라바순), 9대의 트럼펫, 9대의 프렌치호른, 3대의 케틀드럼, 숫자가 지정되지 않은 사이드드럼(스네어 드럼, 작은북)들이 사용됐다.헨델은 악보의 파트마다 악기의 수를 명확하게 지정했다. 서곡에서는 3명의 연주자가 3대의 트럼펫을 연주하고 24대의 오보에는 12대, 8대, 4대로, 12대의 바순은 8대와 4대로 나뉘었다. 헨델은 사이드드럼을 ‘레쥐상스’와 두 번째 미뉴에트에서 연주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은 ‘서곡’에서도 사이드드럼이 연주된다. 나중에 출판된 현악기가 사용된 스코어에 헨델은 바이올린이 오보에 파트를, 첼로와 더블 베이스가 바순 부분을, 비올라가 저음 목관악기나 베이스 부분을 연주하도록 지시했다. 악단의 모든 연주자들이 연주에 참여하지만, 우아한 ‘부레’와 첫 번째 ‘미뉴에트’에서는 오보에와 바순, 현악 주자들만 연주한다.


[왕궁의 불꽃 놀이]는 야외 불꽃 축제를 위해 제작된 행사 음악이다.
<출처 : NGD>

 

[왕궁의 불꽃놀이]는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에 어울리는 이벤트 전문 ‘헨델기획’의 행사음악으로 친근하게 다가온다. 악보가 출판되었을 때 헨델은 이 곡을 서곡의 형태로 소개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당국에서는 행사의 선전을 위해 ‘왕궁의 불꽃놀이를 위한 음악’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했다. 결과만 본다면 잘 된 일이다. 만약 헨델의 의도대로 됐다고 하면 [왕궁의 불꽃놀이]는 딱딱하고 관료적인 ‘그들만의 음악’만으로 남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이 곡은 [수상음악]과 마찬가지로 아일랜드의 명지휘자 해밀턴 하티가 편곡한 것이나 자이페르트의 편곡, 혹은 지휘자가 독창적으로 다양한 편곡을 결합시킨 경우가 많아 연주자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음반이 존재한다.

 

 

추천음반
바로크 시대의 음악, 헨델의 곡인만큼 원전연주가 두각을 나타낸다. 크리스토퍼 호그우드/고음악 아카데미(루아조뤼르/데카), 트레버 피노크/잉글리시 콘서트(아르히프/DG), 존 엘리어트 가디너/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필립스) 등이 안전한 선택이다. 이들은 모두 고악기를 사용하여 당시의 울림을 재현하려 했지만 호그우드의 경우 헨델이 남긴 자필 악보에 나온 관악기의 수를 3분의 1로 줄이고 당시 일반적으로 연주되던 규모의 현을 덧붙였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현악기 없이 연주했지만 나중에 자신이 고쳐 연주했다는 역사적인 고증을 통한 음악학자다운 연구 결과를 채택했다. 비발디나 바흐 해석과 마찬가지로 호그우드의 음반은 매우 신선한 흐름이 돋보인다. 피노크와 가디너 역시 빠른 템포에 명쾌하고 표정이 풍부하며 화려하다. 현대악기 중에서는 카를 뮌힝거(데카)가 특유의 단단한 앙상블을 보여주고 있으며, 대편성 관현악을 동원한 말콤 사전트/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EMI)의 연주는 웅장하고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네빌 마리너가 세인트 마틴 아카데미 합주단과 함께한 두 앨범(데카, 핸슬러)은 중용을 지키는 해석이라 할 수 있다.

 

 

 

류태형 / 전 <객석> 편집장, 음악 칼럼니스트
월간 <객석> 편집장 역임, 현재 (재)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거장들의 옛 음반과 생생한 공연의 현장이 반복되는 삶이 마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같다고 생각한다.

음원 제공 소니 뮤직

 

 

 

 

원문보기 : http://navercast.naver.com/classical/masterpiece/3164